
비수도권 시·군 지자체 10곳 중 7곳 이상이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위험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가운데, 산업·일자리 부족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며 기업 유치와 일자리 확충을 중심으로 한 구조적 대응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비수도권 시·군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구감소·지방소멸 현황 및 과제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지역 산업 기반 약화, 중소기업 인력난이 맞물린 구조적 위기를 진단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비수도권 지자체의 77%가 현재 인구감소·지방소멸 위험 수준을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위험이 ‘낮다’고 응답한 지자체는 6%에 불과했다. 권역별로는 강원권이 85.7%로 가장 높았으며, △경상권(85.3%) △전라권(78.6%) △충청권(58.3%) 순으로 지방소멸 위험 인식이 높았다.
지방소멸 위험이 높다고 응답한 지자체들은 가장 큰 원인으로 ‘산업·일자리 부족’(44.2%)을 꼽았다. 이어 △주택·주거환경(21.4%) △의료·보건·돌봄(17.5%) △교육·대학(9.1%) 순이었다. 지역 인프라 평가에서도 산업·일자리 항목은 5점 만점에 2.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해, 구조적인 산업 기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비수도권 지자체의 97%는 인구감소 대응 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제한적이었다. 절반 이상(54.6%)이 정책 성과를 ‘보통’ 수준으로 평가했고, ‘효과적’이라는 응답은 38.1%에 그쳤다. 특히 향후 5년 전망에 대해 지자체의 64%는 인구감소·지방소멸 위험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위험이 완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지자체들이 꼽은 지방소멸 대응 최우선 과제는 ‘기업 유치’(37.5%)였다. 주택 보급 및 주거환경 개선(19.5%), 생활인구 유입 활성화(12.5%), 의료 서비스 강화(7.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경협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인구 감소의 원인과 해법 모두 산업과 일자리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협이 제안한 ‘수도권 베이비부머?지역 중소도시·지역 중소기업’ 간 3자 연합 모델에 대해 비수도권 지자체의 55%는 인구감소 대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대 효과로는 지역사회 인구 유입 및 공동체 활성화(26.0%), 지역 소비 확대 및 내수 진작(23.0%), 수도권 집중 완화와 균형발전(17.5%) 등이 꼽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산업·일자리 격차 확대가 지방소멸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지역 산업 기반 확충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수도권 베이비부머의 지역 재취업 연계가 병행될 때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