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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28 09: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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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연 박성배 선임연구원이 대용량 반응기에서 신규 생분해 플라스틱(PEA 소재)을 쌀알 형태(펠렛)로 가공하고 있다.



의류, 그물 등 나일론 폐기물은 땅에서도 분해가 느리지만 바다에서는 더욱 분해되지 않아, 전 세계적인 해양 환경오염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해양에서 잘 썩고 강도도 높은 것은 물론 기존 설비로도 생산 가능한 소재를 개발해 친환경 산업소재로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전현열·김효정 박사, 박성배 선임연구원 연구팀과 인하대 오동엽 교수·서강대 박제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해양에서 1년 안에 92% 이상 생분해되면서도 나일론 수준의 강도와 유연성을 유지하는 ‘폴리에스터-아마이드(PEA)’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대량 생산 및 재활용이 가능하며, 의류용 섬유나 어망, 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용도에 적용될 수 있다.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잘 분해되지만 내열성·내구성이 떨어져, 의류·어망에 적용하기엔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생분해를 촉진하는 에스터(ester), 질긴 특성을 갖는 아마이드(amide)를 최적의 비율로 결합한 PEA 고분자를 개발해 높은 분해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PEA 고분자는 아마이드, 에스터의 결합 구조를 각각 가지고 있어 기존에는 화학 반응을 돕는 독성 유기용매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대형 반응기(10L 규모)에서 유기용매 없이 직접 중합하는 공정을 개발해 PEA를 산업적 규모(4kg)로 생산해냈다. 이 공정은 기존 폴리에스터 생산 설비를 조금만 수정하면 활용할 수 있어 산업적 확장성도 뛰어나다.


생산한 PEA를 포항 앞바다에 1년간 담가 실험한 결과, 최대 92.1%까지 생분해됐다. 이는 PLA (0.1%), PBS (35.9%), PBAT (21.1%) 등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분해율이다. 분해 미생물이 많은 땅 속 실제 퇴비 환경에서는 더욱 완벽하게 생분해된다.


잡아당길 때 견디는 인장 강도는 최대 110메가파스칼(MPa) 이상으로 나일론 6 및 PET보다 우수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PEA로 만든 실 한가닥이 10kg의 물체를 들어올려도 끊어지지 않는 실험도 거쳤다. 옷감으로 제작하면 150℃ 다림질에도 견딜 정도의 내열성을 갖췄다.


연구팀은 PEA 원료에서도 친환경·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했다. 비식용 작물 ‘피마자 기름’ 추출물 등으로 만든 ‘장쇄 디카복실산’과 함께, 나일론 폐기물을 화학적으로 분해·재활용하여 얻은 나일론 6의 원료 물질 ‘카프로락탐(CPL) 유도체’를 사용한 것이다. 재활용된 나일론 폐기물을 활용한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나일론 6 대비 약 1/3 수준으로 낮아졌다.(8~11 → 2.3~2.6kg CO₂eq/kg)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해당 소재로 만든 제품에 대한 상용화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산업 적용 공정의 검증을 거치면 2년 이내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약점을 극복하면서 나일론 수준의 성능을 갖춘 점이 핵심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이번 기술은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물성을 갖는 생분해성 고분자의 실질적인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3월 재료 및 화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고급 소재(Advanced Materials(IF: 27.4))’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또한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고내열 탄소순환형 미래차 부품용 복합소재 기술개발사업, 농림축산식품부 자가치유 바인더 및 근섬유 지지체 고속생산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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