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건식 전극 공정 관련 특허·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속하고 안정적인 건식 전극 기술의 도입이 향후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SNE 리서치는 23일 공개한 ‘2025 건식 전극 특허 전략 리포트’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EV)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도 ‘건식 전극(Dry Electrode)’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활물질, 도전재, 바인더를 용매 없이 혼합해 고상 파우더로 만들어 전극(양극·음극)을 만드는 건식 전극 공정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와 생산 효율 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으며, 배터리 캐즘(Chasm)에도 주요 업체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지는 추세다.
테슬라(Tesla)는 지난 ’19년 맥스웰(Maxwell)을 인수하면서 건식 전극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했으며, 이르면 ’24년 시험 생산을 거쳐 ’25~’26년에 양산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 On) 역시 특허 회피 및 분쟁 최소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선두업체들이 확보한 건식 전극 특허를 우회하기 위해 △핵심 바인더 조성 변경 △공정 조건·장비 차별화 △크로스 라이선스(Cross-License) 협상 강화 등 복수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NE리서치는 이 같은 전략이 향후 특허 분쟁을 최소화하고 건식 전극 공정 도입 속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기술적·법적 장벽이 높아, 무리한 양산 일정 단축 시 생산 안정성과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건식 전극 기술과 관련된 세부 특허 분석, 국내외 기업의 회피 전략, 그리고 향후 수익 모델까지 폭넓은 분석이 필요하며, 향후 배터리 시장에서 기술력·비용·환경성을 모두 잡으려면 건식 전극 공정이 사실상 필수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건식 전극 기술이 기존 습식 공정 대비 친환경적이고 제조 효율도 높아 한 번에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는 혁신 영역으로 꼽힌다”며, “다만 특허 분쟁 리스크와 대규모 설비 투자가 요구되는 현실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섣불리 시장에 진입했다가 오히려 적기를 놓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