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저감, 국민 삶의 질 향상 핵심
■ 기술의 정의 및 분류
악취방지법(2004년 제정) 「악취방지법」은 사업 활동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악취를 방지함으로써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4년에 제정된 법으로 기존 「대기환경보전법」(악취배출시설, 생활악취시설)에서 규정하던 악취관리에 관한 조항을 분리 발전시킨 것이다.
제2조 1항에 따르면 악취란 황화수소, 메르캅탄류, 아민류, 그 밖에 자극성이 있는 물질이 사람의 후각을 자극하여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냄새로 정의되며, 대기오염의 한 형태이다.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악취는 인간의 호흡에 의해 즉각적으로 감지되기 때문에 건강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미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특유한 냄새를 내는 악취원인물질은 약 10,000여 종의 화합물에 이르고 있으며, 유기물이냐 무기물이냐에 따라 휘발성유기화합물(벤젠, 톨루엔, 페놀, 메르캅탄류 등)과 휘발성무기화합물(암모니아, 염소, 황화수소 등)로 분류된다. 또한, 화합물의 조성에 따라 질소화합물(암모니아, 아민류 등), 황화합물(황화수소, 황화메틸, 이황화메틸, 메틸메르캅탄 등), 저급지방산류(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등), 카르보닐 화합물(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부틸알데히드, 아세톤) 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악취의 발생원은 크게 자연적 발생원과 인위적 발생원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적 발생원은 자연적 미생물에 의한 단백질 분해 또는 물질자체의 고유한 냄새 등으로서 종류와 양이 대단히 많으나, 일부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넓은 지역에 저농도로 분포되어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위적 발생원으로는 축산시설, 제조시설(사료·비료 제조, 음·식료품 제조, 화학, 섬유·피혁, 도장), 도축장, 쓰레기·폐수·분뇨 처리시설 등이 있다. 축산시설, 분뇨·하수처리장, 사료공장, 펄프제조 공장 등 물질의 부패가 일어나는 개소에서는 황화수소, 메틸메르캅탄류 등이 주로 발생되며, 합판제조, 도료제조, 인쇄·잉크제조, 도장시설에서는 벤젠, 톨루엔, 스티렌, 자일렌 등의 각종 유기용제, 비료제조시설 및 소각시설에서는 염소, 염화수소 등이, 식료품제조시설에서는 각종 아민류 등이 발생된다.
우리나라의 악취방지법에서 지정한 악취물질은 다음과 같다. 2013년 기준으로 악취물질을 6개 그룹(암모니아, 트리메틸아민, 황화합물 4종, 지방산 4종, 알데하이드 5종, 휘발성유기화합물 7종)으로 분류하여, 성분별로 총 22종의 물질을 지정 악취물질로 정하였다.
악취 제어 방법에는 흡수(chemical scrubber, wet scrubber), 흡착(adsorption), 소각(incineration), 미생물 여과(biofiltration), 오존처리 등이 알려져 있다. 암모니아, 아민류(저급), 케톤류, 알데하이드류, 저급 유기산류, 페놀 등 친수성의 극성을 가지는 성분은 흡수처리로 쉽게 제거된다. 탄화수소류의 가연성 악취는 직접연소 또는 촉매연소에 의한 처리효과가 매우 크며, 황화합물 계통의 악취제거에는 오존을 이용하여 산화하고 흡수시키면 효과가 증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자량이 비교적 크고 친수성이 아닌 성분(소수성 성분)은 활성탄 등의 흡착제를 이용하여 제거시킬 수 있다.
흡착제는 저농도 혼합 악취 제거용으로 광범위하게 이용된다. 최근에는 흡착제와 산화제를 동시에 사용하여 악취를 건식으로 흡착시킨 후, 산화분해 처리를 함으로써 흡착법을 보완하기도 한다. 촉매산화와 흡착은 악취처럼 오염농도가 아주 낮으면서 처리 대상 기체 용량이 클 때 효과적인 기술이므로 이 자리에서는 악취 저감기술의 핵심인 흡착제와 촉매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 기술의 원리
흡착(adsorption)이란 고체 물질과 접촉하고 있는 기체나 액체 분자를 끌어당기는 현상이며, 물질을 흡착하는 데 사용되는 고체를 흡착제(adsorbent), 고체표면으로 끌어당겨지는 물질을 흡착질(adsorbate)이라고 한다. 고체 내부의 원자, 분자 또는 이온들 사이에는 상호 인력이 작용하여 안정화 되어 있지만, 표면의 분자나 이온들은 서로 결합하는 힘이 만족스럽게 이루어질 수가 없어 표면의 입자들은 결국 이들 표면 가까이에 있는 다른 물질을 끌어당기거나 보유하여 남은 힘을 만족시키려 한다. 이러한 흡착은 흡수(absorption)와는 분명히 구별된다. 흡수는 흡착과 다르게 표면에 물질을 보유하려는 특성뿐만 아니라 표면을 통과하여 내부로 분산되는 특성도 가진다. 공정이 흡착인지 흡수인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때때로 “수착(sorption)"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흡착은 본질적으로 물리적(physical)이거나 화학적(chemical)이다. 물리적 흡착은 기체가 액체로 응축되는 것과 매우 흡사하며, 고체 흡착제와 흡착되는 분자 사이의 인력에 의존한다. 물리적 흡착에는 화학적인 특이성이 없으며, 온도가 충분히 낮거나 기체의 압력이 충분히 높으면 기체 분자가 어떠한 고체에라도 흡착되려는 경향을 지니게 된다.
물리적 흡착(physisorption)은 고체와 기체(또는 증기) 사이의 분자간 인력이 기체 자신의 분자간 인력보다 클 때 일어난다. 흡착질(기체)은 고체의 결정격자(crystal lattice) 내부를 통과하거나 내부로 용해해 들어가지는 않으며 표면에 남는다. 그러나 흡착제(고체)가 미세한 기공을 많이 포함하는 다공성 물질이라면 흡착질은 기공 내부로 침투해 들어갈 수 있다. 흡착된 물질(기체)의 분압과 접촉하고 있는 기체(기상)의 압력이 같으면 평형을 이루고, 기상의 압력을 낮추거나 온도를 올리면 흡착물질은 즉시 제거 또는 본래의 모양으로 탈착된다. 물리적 흡착의 특성은 흡착열(heat of adsorption)이 낮고(10kcal/mol 이하), 흡착평형이 가역적이며 쉽게 안정이 된다는 것이다.
화학적 흡착(chemisorption)은 활성 흡착(activated adsorption)이라고도 불리며, 기체분자는 고체표면과의 화학적인 결합에 의해 고체 표면에 고정된다. 화학적 흡착은 대개 물리적 흡착이 일어나는 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일어나며, 일반적으로 물리적 흡착보다 느린 과정이다. 또한, 화학적 흡착은 대부분의 화학 반응과 마찬가지로 활성화 에너지가 관련된다. 화학적 흡착력은 물리적 흡착력보다 매우 크며, 화학 반응열과 유사하게 많은 흡착열(20~100kcal/mol)을 동반한다. 물리적 흡착은 가역적인데 반해, 화학적 흡착 과정은 비가역적으로, 탈착 과정에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모든 고체의 표면은 기체(또는 증기)를 어느 정도 흡착할 수 있지만, 표면적이 크지 않으면 흡착되는 기체의 양도 극히 적다. 실리카겔(silica gel), 활성탄(activated carbon), 그리고 분자체(molecular sieve)와 같은 미세한 기공을 가지고 있는 물질들은 단위 질량당 표면적이 상당히 커서 흡착제로서 매우 효과적인 재료이다. 흡착 용량(adsorption capacity)을 결정하는데 특히 중요한 것은 가용(available) 표면적, 즉, 기체가 접촉 가능한 표면적이다. 기체 분자의 흡착에 대한 유효 표면적은 분자가 들어갈 수 있는 기공의 크기에 따라 다르다. 다음의 <그림 3-2-4-3>은 두 가지 흡착질 분자가 흡착제 표면에 서로 경쟁적으로 흡착하는 모습을 개념적으로 설명한 그림이다. 기공과 분자의 모양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미세 기공은 큰 분자들에 의해 막히지 않고 작은 분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든다. 보다 작은 분자는 이동도(mobility)가 크기 때문에 큰 분자 앞에서 확산하여 미세한 공극을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
악취문제 해결 범용 적용 원천기술·소재 개발 必
악취 다양한 성분 구성 여러 기술 융합통한 해결
산업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네 종류의 흡착제로는 활성탄(activated carbon), 활성알루미늄(activated aluminium), 실리카겔(silica gel), 분자체(molecular sieve) 등이 있으며, 이들 흡착제는 금속 촉매의 지지체로도 널리 사용된다. 활성탄, 활성알루미늄 그리고 실리카겔은 균일하지 않은 내부 기공을 지닌 무정형 흡착제이나, 분자체는 결정체로서 균일한 크기의 기공을 지닌 물질이다. 기공 직경은 작은 분자와 크기가 비슷하므로 작은 분자는 기공에 들어가 흡착될 수 있으나, 큰 분자는 흡착될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전형적인 4종의 흡착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가. 활성탄(activated carbon)
활성탄은 공기, 토양 및 액체로부터 광범위한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어왔으며, 잘 알려진 흡착제이다. 활성탄은 견과 껍질(nut shell)이나 목재, 코코야자열매 껍질(coconut shell), 토탄(peat), 과일 씨(fruit pit), 석탄 등의 탄소질 물질을 공기 없이 열처리(탄화)하여 고온에서 증기(steam)로 활성화한 것이다. 활성화는 탄소의 흡착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물리적인 과정으로서, 활성화제(activating agent)로는 스팀 대신에 염화아연(zinc chloride), 염화마그네슘(magnesium chloride), 염화칼슘(calcium chloride), 인산(phosphoric acid) 등의 화학약품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주로 고온의 스팀(steam)을 사용한다. 흡착제로서의 활성탄은 그 성질 및 특성으로 인해 많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활성탄 흡착 공정은 악취 생성물질이나 악취를 제거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무활성 목탄(wood charcoal)을 350∼1,000℃에서 활성화하면 100배 이상 흡착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전형적인 과립상 활성탄의 특성을 <표 3-2-4-2>에 나타내었다.
나. 활성 알루미나(activated alumina)
활성 알루미나는 고도의 다공성을 지닌 산화알루미늄(Al2O3) 흡착제로서 표면적이 크고(200m2/g 이상), 충격과 마찰에 대한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다. 활성 알루미나는 과립상(granule) 또는 펠릿(pellet) 형태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으며 전형적인 특성은 <표 3-2-4-3>에 나타냈다. 활성 알루미나는 수많은 기공 때문에 질량 대비 표면적이 매우 커서 흡착제로서 매우 유용할 뿐만 아니라, 촉매의 지지체로도 널리 사용된다. 안정한 형태의 산화알루미늄인 α-Al2O3는 화학적으로 활성인 표면을 가지지 않아 흡착제로 사용되지 않는다.
다. 실리카겔(silica gel)
실리카겔은 규산나트륨의 수용액을 무기산(mineral acid)으로 처리하여 만들어지는 무정형 다공성 산화실리콘(실리카)이며, 일반적으로 직경이 수 밀리미터인 거친 과립 또는 비드(bead)로 판매된다. 실리카겔은 산화규소 분자가 초미세 그물모양구조를 이루어 입자 사이에 많은 구멍과 공간이 생기는 다공질 구조로 인해 표면적이 약 800m2/g로 매우 넓어 수분을 흡수하는 효과가 뛰어나며, 흡착제나 촉매의 지지체로 사용되기도 한다. 실리카겔의 전형적인 물리적 성질을 <표 3-2-4-4>에 나타냈다.
라. 분자체(molecular sieves)
분자체는 무정형 흡착제가 아닌 결정체로서 본래 탈수된 제올라이트(zeolite), 즉 분자들이 일정한 모양으로 정렬된 규산알루미늄(aluminosilicates)이다. 분자체는 복잡한 단위구조의 중심에 공극 또는 창(window)에 근접한 공동(cavity)을 가지고 있다. 결정성 제올라이트의 형태를 보면 미세 기공이 일정한 직경으로 정확하게 이루어져 있고, 결정성 공극구조를 하고 있다. 때문에 흡착현상은 크기가 충분히 작고, 공극을 통하여 공동으로 들어가는데 안전한 형태의 분자들만이 흡착이 일어난다(그림 3-2-4-4). 분자체의 기본 구조는 실리콘 또는 알루미늄 양이온 주위에 4개의 산소 음이온이 결합된 4면체 구조이다. 나트륨이온이나 다른 양이온들은 알루미나 사면체에 부족한 양전하(positive charge)를 보상한다. 4개의 산소 음이온들은 각각 3차원 결정격자(crystal lattice)를 넓히기 위해 다른 실리카 또는 알루미나 사면체와 차례로 공유해 간다. 결국 결정체는 비교적 공동이 큰 허니컴(honeycom bed)모양이 되며, 각 공동은 인접한 6개의 공극 또는 틈새(aperture)와 연결된다. 분자체는 규산알루미늄 겔을 열수결정성장(hydrothermal crystal growth)에 의해 제조한 다음 탈수효과를 위해 비열처리(specific heat treatment)를 한다. 분자체의 특성을 다음 표에 나타냈다.
■ 국민생활문제 해결관점에서 기술의 중요성
환경부에 따르면 2005년 악취방지법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악취 민원은 연평균 20%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악취방지법이 개정된 2015년 이후인 2016년에는 악취 민원이 25,000건에 달하여 2005년의 4,300건보다 21배가 증가하였다. 특히 세균활동이 왕성한 6~9월에 악취관련 민원이 몰린다.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악취 발생원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산업지대, 축산단지 등 주요 악취 발생 개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악취 확산을 사전 예방하는 체계적이고 투명한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흡착제나 촉매 소재를 활용한 악취제어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악취처리기술로 여러 가지의 방법이 알려져 있으나, 악취는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 처리과정이 복잡하여 기존 기술의 업그레이드가 아닌 여러 기술의 융합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악취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불만이 높아져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늘어나고 있기에, 국민체감형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대책수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악취 민원의 대부분은 규제대상 미만의 소형 악취배설시설과 생활악취와 관련이 있는 악취배설시설이다. 규제대상 미만의 소형 악취배설시설관련 민원의 대부분은 축산시설(62%)과 공장(20%)이 차지한다. 환경기초시설의 악취 민원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장(40%), 폐기물매립시설(23%), 하수종말처리장(17%)이다. 악취를 근원적으로 저감하는 방법의 적용도 중요하지만, 근원적인 저감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악취문제 해결에 범용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 및 소재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또한 악취발생개소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처리방법이 융합된 악취저감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환경관련 산업을 창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악취저감의 효율성을 향상시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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