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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5-26 17: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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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기업 위기를 기회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가 멈추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도 이에 따른 영향과 여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간 지역경제는 글로벌 저성장으로 인한 경제침체기에다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타격과 코로나19까지 이어져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에 따른 정부의 다각적인 기업 지원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영안정자금 지원, 금융지원, 세제완화, 고용유지지원 등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아직은 역부족인 상태다.


충남테크노파크도 정부 정책에 맞추어 가능한 모든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19 피해기업 현황 조사를 통해 어려운 기업에 대한 특별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였고 입주기업 임대료 인하 등 지역 기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연결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를 느낀다.


최근 기업들은 국가 R&D지원사업조차도 신청을 꺼리는 분위기다. 기업의 R&D 투자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이고 노력으로 기업의 신기술, 신상품 개발에 필수적인 요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생계를 걱정할 수준의 어려움에 R&D는 후순위로 밀려있고, 더욱 심각한 것은 국가 R&D 수행시 민간부담금(R&D지원액의 10% 수준)을 매칭해야 하는데, 이 예산조차 없어 하고 싶어도 신청을 못 한다고 한다.


지역 산업의 구조는 대기업 공장 위주의 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기업 공장이 지역에 입지하면 그와 관계된 협력 중소기업들이 모여들고, 이렇게 지역의 주력산업이 생겨났고, 이러한 주력산업이 지역경제를 이끌어 왔다.


즉, 지역경제, 지역기업은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 경제상황이 좋고, 대기업이 잘 나가는 시절에는 모두가 행복한 시절을 보내나, 대기업 경영상황이 안 좋아지면, 동반 침체를 겪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조업 한계, 경쟁력 있는 R&D 필요

중소기업 자기만의 기술·제품 가져야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 중소기업은 자기만의 기술력, 주력상품이 없는 실정이다. 대기업이 요구하는 부품,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체계만 가지고 있다. 제품에 대한 스펙은 대기업이 제시하고, 지역의 중소기업은 그에 맞게 찍어내면 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 보니 대기업이 어려워지면서 협력관계가 끊어지고 지역의 중소기업은 자생의 시기가 왔지만, 자기만의 기술력/제품 확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더욱더 막막한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힘들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현재의 상태에서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기 바쁘지만, 이번 위기를 기점으로 이러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우연히 우리지역의 중소기업 사장님께서 저를 찾아오셨다. 그 기업은 플라스틱 제품용 중간재를 만드는 회사로 원소재를 가공하여 중간재를 납품하는 기업이다. 직원 80여명이 연 8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회사인데, 문제는 순이익이 5% 미만으로 이마저도 계속 줄어들고 있단다. 쉽게 말하면, 이 기업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중간재를 만드는 기업으로 자기만의 기술력이 없는 기업이다. 이에 사장님의 고민은 부가가치가 높은 중간재 혹은 제품을 개발하고 싶은데, 기업 스스로는 어려워서 저를 찾아 오셨다. 그 기업의 사정과 경영상태를 분석하고, 사장님께서 원하는 고부가가치 기술분야의 전문가를 매칭해 주기위해 지역대학에 관련분야 전공 교수를 수소문하여 연결 시켜 주었다.


이와 같이 지역의 중소기업은 위와 같은 기업이 대부분이다. 충남은 자동차부품 산업이 특히, 발달되어 있고, 관련 업체가 90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현대차 3∼4차 협력업체로 단순 부품 가공이 주를 이루고 있어, 현대차가 팔리지 않으면 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위의 기업과 같이 스스로 자기 부품을 개발할 능력이 없는 기업으로 어려움이 계속되면 각자 도생이 아닌, 기업문을 닫아야만 하는 실정이다.


지역의 기업, 제조 업종이 어려운 시기이다. 먹고살기 바쁘다고,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자기만의 기술, 제품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글로벌 저성장은 앞으로 계속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사스와 메르스 경험에 비추어 보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3∼5년 주기로 올 듯하다. 제조업의 침체가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제는 이러한 어려움의 연속이니 중소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기만의 R&D가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하고 싶다.


기술의 진보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새로운 기술, 새로운 서비스가 급속히 등장하면서 기존 제조업의 한계가 느껴진다. 언제까지 대기업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지역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우리 지역 중소기업이 대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자기만의 기술, 제품을 갖기 위해 이제는 지역 모두가 힘을 합할 때인 것 같다.


위기의 순간이지만, 이것이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4차 산업혁명을 처음 주창한 클라우스 슈밥이 언급한 ‘지금까지 이보다 더 큰 기회도, 더 큰 위험도 존재했던 적이 없다’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가슴속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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