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화·내진 항복강도 정반대 특성 극복 관건
■ 연구개발 동향 - 내진강
1) 국내 동향
KS 규격에서는 건축 구조용 압연 강재와 건축 구조용 열간 압연 형강에 대해 KS D 3861과 3866에서 각각 규정하고 있다. KS D 3861에서는 압연 강재인 SN강을 강도와 충격 특성에 따라 SN275A, SN275B, SN275C, SN355B, SN355C, SN460B, SN460C로 총 7 종류로 분류했다. SN강의 화학성분, 인장특성 등은 규격은 다음의 표를 통해 알 수 있다.
KS D 3866에서는 형강인 SHN강을 강도에 따라 SHN275, SHN355, SHN420, SHN460 총 4가지로 분류하여 규정하고 있다. SHN강에 대한 상세한 규격 정보는 다음의 표에 나타내었다.
건축용 내진 후판재에 대해서는 포스코에서 많은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다. 포스코에서 자체 개발한 PILACSN385급 강재는 내진 성능 확보를 위해 저항복비(YR 80% 이하)로 설계되었다. 이 강재는 용접성 향상을 위해 탄소당량(Ceq)과 용접균열지수(Pcm)의 상한치를 고려하였을 뿐 아니라, 탄소, 인, 황 등의 성분 상한치를 함께 제어하여 합금 설계를 하였다. 항복비를 80% 이하로 설계한 것은 앞서 설명하였듯이 지진 시 강재의 소성변형이 시작되는 시점(항복강도)부터 최종 파단에 이르기까지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여 인명 대피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현대제철에서도 건축용 내진 형강, 후판, 철근 등을 개발하여 판매 중이다. 최근 현대제철은 ‘HCORE’라는 브랜드로 내진 강재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내진용 형강인 SHN490을 2005년에, 내진용 후판인 SN을 2010년에, 내진용 철근 SD400S를 2013년에, 내진용 강관인 SNT를 2014년에 개발하여 현재 활발하게 양산 중이다. 이들 내진 철강재인 HCORE는 일반 강재보다 저항복비, 저온 충격특성, 높은 소성변형능력, 우수한 용접성 등의 특성을 나타낸다.
앞서 언급했듯이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재난 안전 인프라용 고성능 내화내진강재 개발’ 연구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며, 다른 연구사업으로 ‘사회안전 확보를 위한 700MPa급 철근 활용 내진용 철근콘크리트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사업에서는 건축용 고강도 내진 철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해외 동향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지진이 발생하는 국가 중의 하나인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본제철, JFE(JFE Steel) 등의 제철기업을 중심으로 건축용 내진 철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여, 다양한 내진용 건축 강재를 개발하고 현재 상업 생산 중이다. 그중에서도 JFE에서 개발한 내진용 후판재인 HBL 시리즈는 대표적인 내진 철강재이다. HBL 시리즈는 2010년에 제 42회 이치무라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강도 550MPa급의 HBL385는 앞에서 설명한 포스코의 내진 후판재인 PILACSN385의 경쟁제품으로 국내외 철강기업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HBL385는 인장강도가 550MPa 이상으로 매우 높고, 우수한 용접성을 위해 탄소당량(Ceq)과 용접균열지수(Pcm)를 SN490 급보다 낮게 설계하였다. 그리고 내진 특성을 위해 항복비 80% 이하와 0℃에서 샤르피 충격 흡수에너지 70J 이상을 만족하였다. 또한, 구조부재로 제작하여 부분 버클링(local buckling) 저항성, 콘크리트와의 복합체 성능 등을 다양한 구조 성능 평가로 수행해 보았을 때 일반 철강재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표 3-1-1-15>과 <표 3-1-1-16>에 HBL385의 합금 성분과 인장 특성 등의 물성을 나타내었다.
유럽에서는 아르셀로미탈에서 내진 철강재의 개발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강재를 활용한 건물의 내진 설계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여 그 결과를 토털 솔루션 형태로 제작하였다. 지진과 같은 외부의 강한 에너지에 대한 건축물의 효과적인 에너지 분산, 건물 지탱 등의 건축물 구조 해석을 통해, 내진 철강을 포함한 적절한 건축용 철강 소재를 제공하는 등의 토털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 국내외 선도기관
내화강과 내진강 기술의 국내 선도연구기관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재료연구소가 있다. 포스코는 POSFR이나 PILACSN 등의 자체 브랜드 내화·내진강을 개발하는 등 국내 내화·내진강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까지 HCORE 브랜드의 내화 형강, 철근, 후판, 강관 등을 개발, 양산함으로써 내진강의 국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재료연구소는 2016년부터 건축 구조용 내화·내진 형강 개발의 국책과제를 주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내화·내진강 기술개발을 위한 역량을 향상하고 있다.
내화·내진강에 관한 해외 선도연구기관으로는 일본의 일본제철, JFE, 유럽의 아르셀로미탈 등의 대형 철강기업과 미국의 CSM(Colorado School of Mines)을 꼽을 수 있다. 일본제철과 JFE는 오래전부터 내화강과 내진강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성능이 우수한 자체 브랜드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은 내화 형강 개발뿐만 아니라 구조물의 내화 특성 평가 방법까지 연구하고 있고, 내진강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생산하는 내진 철강재를 포함한 내진 설계 방안을 제시하는 토털 솔루션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CSM은 조금 더 현실적인 건축 구조용 철강재의 내화 특성 시험법인 ‘가속 크리프 시험법’을 제안하였다.
내화 항복강도 높이고, 내진 항복강도 낮춰야
두 가지 특성 동시구현 복합성능 소재개발 必
■ 산업 및 시장 국내 동향
1) 시장규모 및 전망
건축물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액은 <그림 3-1-1-6>에서 알 수 있듯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축물의 대형화·고층화는 화재 피해액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진다. 건축물의 대형화·고층화와 함께 건축물의 적극적인 화재 대응이 필요하며 이는 건축용 내화 철강 소재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3-1-1-7>은 국내 지진의 발생 횟수를 나타낸다. 그림에서 보듯이 국내 지진이 최근 급증하고 있으며, 건축물 대형화와 맞물려 건축물의 내진 설계 및 내진 강재 적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한국건축표준설계기준(KBC)은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고, 대한건축학회는 내진 성능평가 보강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국내 건축용 내진 철강 소재의 수요는 향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 유입으로 인한 국내 철강기업의 어려움은 많이 보고되었다. 중국산 철강재의 종류별로 한국 시장 점유율을 나타낸 <그림 3-1-1-8>에 따르면 중국산 H형강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의 중국산 H형강으로부터 국내 H형강 산업의 보호를 위해 철강협회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산 H형강의 고급화와 건축 구조재의 적용 기준 강화를 통해 H형강의 국내 진입장벽을 높여 중국산 수입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내 H형강의 고급화를 위해서도 내화·내진 특성을 가진 고기능성 건축용 H형강의 개발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았을 때 국내 내화·내진강의 향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2) 기업 현황
최근 현대제철에서는 내진 기능을 특화한 철강 브랜드인 HCORE를 지속해서 홍보하고 있다. 지진 횟수 급증, 건축물 대형화, KBC 코드 규제 강화 등의 국내외 상황과 맞물려 HCORE의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그림 3-1-1-9). 아쉽게도 내화강이나 내진강에 대한 기업 판매 실적이 정리된 자료는 현대제철에서 생산한 내진강 관련 자료밖에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글로벌 고강도, 고기능성 철강 소재의 산업별 시장 규모나 특히, 건설 산업의 시장 규모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므로 포스코, 동국제강 등의 국내 철강기업의 내화·내진강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산업 및 시장 해외 동향
1) 시장규모 및 전망
<그림 3-1-1-10>은 글로벌 고강도강 시장의 최종 사용자 산업별 시장 규모 및 전망을 정리한 자료로, 자동차, 건설, 해양 및 항공 산업 등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고강도강의 사용은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건설 산업에서 고강도강의 시장 규모도 2016년 대비 2021년에 31억 1천만 달러에서 45억 8천만 달러로 연평균 8.05% 성장이 예상된다. 건축용 고강도강의 수요 증가는 건축물의 대형화, 자연재해 등에 대비한 안전 강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건축용 철강 소재의 고강도화뿐만 아니라, 내화나 내진 등의 건축용 철강재의 고기능화 요구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 기업 현황
글로벌 건축용 고강도강의 시장 규모가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화·내진 등의 고기능성 건축용 철강재 또한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철강기업들은 성장하는 건축용 철강 소재 시장의 선점을 위해서 내화·내진 철강 소재 개발 및 생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미래의 연구방향
기후변화로 인해 지진,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점차 빈번해지고 대형화되고 있다. 건축물의 대형화, 고층화로 인위적 재해의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결국 국민 생활 안전과 밀접한 건축용 철강재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증가할 것이다. 고강도 외에 내화와 내진과 같은 특성이 더욱 강화될 뿐만 아니라 두 특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복합 성능의 건축 구조용 철강 소재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내화·내진 복합 성능의 철강재는 앞서 설명한 내화·내진 특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한다. 내화 특성을 위해서는 고온에서의 항복강도가 높아야 하는데 고온에서 항복강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 중에 베이나이트나 마르텐사이트(martensite) 등 저온에서 상변태되는 미세조직을 활용하여 상온 강도와 고온 강도를 동시에 높이는 방법이 있다. 내진 특성을 위해서는 항복비가 낮아야 하는데, 항복 강도를 낮추는 방법을 통해 낮출 수 있다. 즉, 내화 특성을 위해서는 항복강도를 높여야 하고, 내진 특성을 위해서는 항복강도를 낮춰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고강도의 내화·내진강 개발은 이러한 모순된 상황을 극복하여 상반된 두 가지 요구 특성을 향상해야 하므로 상당히 까다로운 연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향후에는 복합 성능의 난도 높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정책 제언
국가는 국민의 생활 안전 확보를 위해서 안전한 기반을 구축할 의무가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연재해나 사고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정부 차원의 건축물 관련 재난재해 규정 강화를 통해 국민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건축물 안전 소재 중 하나인 철강재는 이미 국내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철강기업들이 있고, 이들 철강기업을 중심으로 한 건축 구조용 철강 기술 및 연구 저변은 타 금속 산업군보다 매우 뛰어나다. 철강 산업은 성숙산업이자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국민의 생활 기반을 책임지고 있기에 정부는 지원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내 철강기업 및 관련 공공연구기관이 기존의 철강 소재를 내화·내진과 같이 고기능화,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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