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핵심소재인 코발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배터리 업계의 원가 상승은 물론 확대일로에 있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9월22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코발트 국제 거래가격은 ㎏당 37달러로 전월대비 17.5% 상승했다.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전환한 이래 2개월째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배터리 업계는 2017년의 코발트 가격 급등 상황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코발트 가격은 2018년 1분기에 kg 당 94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에 가파르게 하락해 2019년에 들어서서는 30달러 대로 안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코발트는 이차전지 양극 활물질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니켈, 코발트, 망간을 혼합하여 리튬과 결합한 리튬 메탈 산화물 형태의 삼원계 양극재를 전기차용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주로 사용한다. 이 세 금속을 1:1:1로 혼합한 NCM111이 주로 쓰였다면, 최근에는 니켈의 비율을 50%이상으로 높이고 코발트 비율을 20%로 낮춘 NCM523, NCM622 양극재를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세계 1위 기업인 중국의 CATL이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10%)을 적용한 전지를 양산하면서, 니켈의 비율은 높아지고, 코발트의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에 적용되는 것으로 유명한 NCA 양극재는 니켈의 비율이 85% 이상이며 코발트의 비율은 10% 이하이다.
이렇듯 양극재에서 코발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급등하면서 코발트 수요는 상승하고 있다. SNE리서치 자료에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용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전세계 출하량은 110GWh, 적용량은 100GWh 이었으나, 올해는 180GWh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2020년에 전기차 신 모델의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수요는 2020년을 기점으로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세계 최대 코발트 공급 업체인 글렌코어가 콩고 민주 공화국(DRC) Mutanda 광산의 코발트 생산을 올 연말부터 중단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Mutanda 광산은 2017년 1월 글렌코어가 인수한 광산으로 연 생산량은 2만7천톤으로 글로벌 생산량의 20%에 달한다.
SNE리서치의 김병주 상무는 “3세대 전기차가 개화하는 2020년을 앞두고, 이차전지 및 원재료의 수요가 급증할 시기에 글렌코어가 코발트의 공급을 조절하는 것은 전략적인 조치로 보여질 수 있다”며 “이차전지 제조사들은 자동차 제조사들과 금속가격 연동 계약을 통해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차전지와 전기차 산업 전체에 원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전기차 시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