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를 앞세워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해온 BP, SHELL, TOTAL 등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사업부 신설, 인수합병 등을 통해 청정에너지 투자행보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지난 28일 포스리 이슈리포트를 통해 ‘석유 메이저, 저탄소행 여정 시동’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대형 석유기업들은 인수합병, 벤처투자 등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청정에너지에 쏟아 부으며 ‘탈화석연료’ 시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BP, Shell, Total 등 유럽 메이저들은 연간 10억∼20억달러의 자본지출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저탄소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일부 메이저가 석유 소비의 최전선인 자신들의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트렌드에 동참하고자 하는 석유업계의 입장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동, 중남미 등 산유국 국영기업들도 태양광이나 풍력 사업에 뛰어드는 등, 대형 석유기업들의 청정에너지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기업들은 저탄소 행보의 일환이자 사업다각화 방안으로 LNG, 가스화력발전소 등 천연가스 사업 비중도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에너지분야 외에도 석유부문 수직 계열화 측면에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며 에탄크래커 신설 등 화학 투자도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밝혔다.
파리협정 이후 세계적으로 저탄소 생태계를 추구하는 각국의 정책과 기업의 기술혁신 노력이 강화되면서 석유와 전력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속 수요피크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규제 강화 속 연비개선, 전기차 판매 확대에 힘입어 10∼15년 이후 자동차용 수요가 정점을 찍고, 나아가 석유 전체 수요도 2030년대를 지나며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 중심으로 구현될 미래 모빌리티 시대가 다가오면서 에너지의 ‘슈퍼스타’ 석유 수요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잇는 상황으로 무엇보다 피크오일 관점이 ‘공급(부족)’에서 ‘수요(감소)’ 여부로 옮겨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밝혔다.
전력은 재생에너지가 지속 성장하며 신규 발전설비의 주력으로 부상 중이다.
‘수송∼산업∼건물’ 각 부문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점점 더 전기로 대체되는 ‘전기화(electrification)’가 진행되고 있고, 신흥국의 수요증가, ICT 발전 등으로 전력 수요는 최종에너지 중 가장 많이, 가장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비용 하락, 소비자(기업) 선호 확대 등의 요인으로 신규 발전설비는 재생에너지가 주도할 전망이며, 가스는 에너지 전환의 가교로서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결국 메이저는 에너지 패러다임이 ‘원자재(화석연료) 채굴 중심에서 기술(재생에너지, 배터리) 기반’으로 변화하는 에너지 전환기에, 더 이상 ‘관망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석유산업을 위협하는 전기차, 석유 대비 수익성은 낮지만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입, ‘종합 에너지 회사’로 변모하며 미래 경쟁력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 소비자,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후변화 대응 투명성’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이른바 ‘탄소 리스크’에도 대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국내외 저탄소 에너지 생태계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정부와 산업계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산업경쟁력을 높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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