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주물사 및 금속 3D프린터 전문기업 센트롤과 회사의 주승환 부회장이 한 언론사의 의혹제기로 인해 하루아침에 기술도 없이 인맥을 통한 특혜로 국책과제를 무더기로 수주한 비리기업으로 몰리고 말았다. 특혜 사실 유무는 논외로 치고 3D프린팅 업계는 물론 국내외 시장에서 센트롤의 기술과 장비가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사가 직접 확인도 안하고 남의 말만 듣고 평가절하 및 당사자를 공격한 것을 두고 이것이야말로 무슨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
온라인 경제 언론사 뉴스핌은 지난 2일 온라인을 통해 ‘3D프린터 센트롤, 국책과제 무더기 수주…특혜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국책과제 무더기 수주 센트롤, 기술력 놓고도 논란’, ‘센트롤 수주독식 논란의 중심, 주승환은 누구?’ 등을 연이어 보도했다. 기사를 간단히 요약하면 현재 산업부 주형환 장관의 친동생 주승환氏의 인맥을 활용하고자 센트롤이 주승환氏에게 부회장 자리를 주고 영입했고 주형환 장관의 영향력으로 6개의 국책과제를 무더기로 수주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익명의 3D프린팅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센트롤의 3D프린터는 실체가 없고 기술력도 떨어지며 주승환 부회장도 전문가로 부르기 어렵고 각종 언론 등에서 회사를 홍보하는 ‘얼굴마담’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2일 해명자료를 통해 센트롤이 국책과제를 6건이나 수주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산업부 소관 국책과제에 선정된 것은 ‘장비연계형 3D프린팅 소재기술개발’ 단 1건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본지도 그간 3D프린팅 업계를 취재한 결과와 이번에 입수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동 보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것이 한둘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련 국책과제 7건 중 1건 수주, 금액 전체 4% 불과
센트롤이 2015년에서 2016년까지 수주한 3D프린팅 정부과제는 총 5건이다. 응모해서 탈락한 과제 1건을 뺀 수치로 6건을 수주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 또한 이들 과제 중 실질적으로 정부출연금이 나오고 그 규모가 큰 것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3년간 총 30억원이 투입되는 ‘장비연계형 3D프린팅 소재기술개발’(산업부) 사업인데 이를 센트롤이 수주해 특혜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산업부의 장비연계형 3D프린팅 소재기술개발 사업은 지난 2014년 마련된 ‘3D프린팅 산업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기업의 세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획된 과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7건의 사업이 기획됐는데 총 사업비를 계산하면 243억원 규모다.
이중 센트롤이 참여기관으로 선정된 과제명은 ‘3차원 구조체 일체형 3D전자회로 프린팅 장비 및 소재 개발’(주관기관:전자부품연구원)으로 총 지원금액은 3년간 30억원이다. 이중 센트롤에게 지원되는 정부출연금은 10억원으로 전체 예산금액의 4%에 불과하며 나머지 과제도 맥스로텍(플랜트형 금속 3D프린터 개발, 총 100억원/5년) 등 관련 3D프린팅 업체들이 골고루 선정됐다.
또한 시기도 문제인 것이 주형환 장관이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재직하고 있던 2015년 7월에 센트롤이 산업부 과제에 선정됐는데 이후 주형환 장관이 취임한 후 공고된 총 30억원 규모 ‘스마트금형 제작용 장비 및 소재개발’과제에 센트롤이 지원했으나 탈락했다. 특혜의혹과 다른 모순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한 설령 이러한 특혜시비가 사실이라면 과제를 평가하는 민간 평가위원들이 어떻게 특혜를 줄 수 있었는지 시스템을 면밀히 재조사해야 할 사항이다. 대학교수, 연구소, 기업 관계자들로 구성된 전문가 풀(Pool)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평가위원들이 평가위원회를 구성, 채점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외압을 막고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만일 특혜를 주는 일이 가능하다면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산업부 과제 단 1건 수주에 졸지 비리기업 몰려
제품·시장 개화기도 맞기전에 새싹 밟는 꼴
■주물사·금속 3D프린터 6대 판매 및 3D프린터 실습교육해도 실체가 없다?
센트롤은 SLS(선택적 레이저 소결) 방식의 산업용 주물사 3D프린터 및 금속 3D프린터 개발을 진행하며 단점을 보완해 실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이 가능한 것은 SLS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던 주승환 부회장과 CNC(컴퓨터 수치제어) 기술을 가지고 있던 센트롤이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CNC는 3D프린터 적층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정밀도 향상과 직결된다. 센트롤은 기계의 뇌라고 할 수 있는 CNC를 독자개발한 30년된 기업이다.
현재까지 센트롤이 발표한 3D프린터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2015년 3월 첫 납품을 시작으로 국내에 5대, 일본에 1대로 주로 대학, 연구소 등에 공급됐다. 센트롤은 독일 장비와 호환이 가능하면서도 품질도 비슷한 3D프린터를 비싼 외산장비대비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 이들 장비는 현재 주조업계 기업 지원, 학생 직업훈련, 소재개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센트롤의 3D프린터에 대해 3D프린팅 업계는 초반 제품에 비해 기술력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주물사 3D프린터의 경우 세계에서 3번째, 국내에서는 처음 개발된 것으로 센트롤이 선도자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은 사실이나 지난 4월 일본에 최대 600x400x400mm규모의 제품을 출력할 수 있는 대형 주물사 3D프린터 ‘SENTROL 3D SS600’을 수출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유로몰드, SIMTOS 등 국내외 유명 전시회에 실제 장비를 출품하면서 업계에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나아가 항공 부품을 자사의 3D프린터로 만들어 미국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엔 대학교, 연구소 관계자를 대상으로 ‘등각 냉각 채널 금형제작을 위한 금속3D프린팅 입문교육’을 실시했다. 센트롤은 가산동 본사에 주물사 3D프린터 및 금속 3D프린터를 구축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센트롤 최성환 사장은 “주 부회장의 인맥으로 인해 오해를 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순 있어도 회사의 미래를 걸고 30억원 이상을 투자해 50여명의 임직원들이 밤낮없이 피땀 흘려 개발한 3D프린터를 평가절하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혜의혹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센트롤에 방문해 장비와 기술을 직접 봐달라고 요청했지만 소식이 없어 답답하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3D프린터 개척자로서 센트롤의 명예를 되찾고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강경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D프린팅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주승환 부회장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자신의 입으로 주 장관과의 관계를 말하거나 인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국내 금속3D프린팅 기술 및 시장이 꽃도 못핀 상태에서 유망한 기업을 이러한 구설수로 발목을 잡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