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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9-27 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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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인 탈아연 대책용 황동재료(내식황동과 무연황동)가 수도용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질 선택논란으로 인해 동(銅)업계는 물론 신소재개발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7월 수돗물 중금속 용출 허용기준 강화에 따라 ‘KSB2308 볼밸브’ 및 ‘KSB1544 구리합금 납땜 관이음쇠(피팅)’ 등에 대한 금속 용출 허용기준을 강화한 수도용 제품 KS를 개정 고시했다

뒤 이은 12월 정부는 개정안을 통해 기존에 수도용으로 허용됐던 탈아연 대책용 황동재료(내식황동과 무연황동)를 수도용 볼밸브 및 피팅 재료에서 삭제, 무연청동과 스테인리스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황동의 아연이 수돗물에서 용출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황동단조밸브업계가 탈아연 대책용 황동재료가 무해하다며 반박에 나섰고 여기에 다시 청동주물밸브업계가 유해성을 주장하면서 시작된 지루한 8개월간의 줄다리기는 지난달 심의위원회를 통해 개정안이 원안대로 잠정 확정되면서 끝을 맺는 듯 보였지만 논란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 개정안이 확실하게 예고고시되지 않은 상황이나 만약 확정된다면 내년 5월부터는 수도용으로 황동재료를 쓸수 없어 기존 황동단조밸브업계에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황동업계는 용출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KS가 오히려 특정업체를 겨냥하는 재질 규제로 바뀌어 국내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銅업계의 위기, 저가 수입산 범람 불 보듯

업계에서는 국내 전체 수도용 볼밸브 및 피팅 시장규모를 100~15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작아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황동재료를 수도용으로 못쓸 경우 우선 황동단조밸브업계는 설비 교체 시간과 투자금 회수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또한 황동재료를 대체하는 것은 무연청동 및 스테인리스 뿐인 상황에서 생산캐파가 한정된 국내 실정에서는 대부분의 물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단조가 가능한 황동 볼밸브 및 피팅의 생산량을 상대적으로 가공성이 떨어지는 청동주물과 스테인리스로 따라잡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황동단조밸브업계의 관계자는 “따라서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청동 및 스테인리스 제품이 국내시장을 장악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도 국내 저가 볼밸브 시장의 70%를 중국산이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중국산 제품은 두께가 얇고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주물공정상 발생하는 불순물을 제대로 못걸러 제품 안전성 및 유해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는 지적했다.

특히 저가 중국산 제품의 범람은 동업계의 위기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테인리스의 경우 가공성은 떨어지지만 재료비가 황동제품 수준으로 낮게 형성돼 있어 그 수입으로 인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청동주물업계가 더 심하게 받는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LH공사가 시공하는 아파트에서는 수도용 동(銅)관이 모두 스테인리스로 대체되기도 했다. 스테인리스관 적용이 늘어날 경우 이종금속간 부식의 문제 때문에 수도용 자재로는 오로지 스테인리스만 사용할 수 있게 돼 청동업계의 입지 또한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청동주물업계 관계자는 “단가면에서 수도용 자재로 청동이 밀리는 점이 있지만 스테인리스가 가지고 있는 낮은 가공성과 집중부식 등의 문제로 현장에서는 선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껏 개발한 신소재, 국내 발 못붙여
더욱 큰 문제는 재질규제로 변경된 KS개정안으로 인해 향후 업계의 신기술 및 신소재 개발의지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한 황동단조밸브 회사는 탈아연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세라믹코팅 볼밸브 개발에 성공해 인증을 받고 시판 준비를 마쳤으나 이번 개정안대로라면 이 제품을 수출용으로 밖에는 못쓰게 된다.

황동업계는 세계적으로도 제품규격에 용출기준을 채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조차 지난 6월 수도미터기 개정이 용출기준으로 정해진 사례를 들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60억여원을 들여 탈아연대책용황동을 개발한 황동소재 기업 (주)대창은 최근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에서 1주일간의 용출시험 결과 탈아연방지 성능에 문제가 없음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용출 기준을 만족한다는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해도 황동재료라서 안된다고 하면 황동을 이용한 신소재 개발을 누가 나서서 할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황동을 이용한 국내 단조-조립-가공 제조기술은 수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라며 “유해 중금속 용출문제와 사후관리에 중점을 두지 않고, 현재와 같이 특정업체를 배제할 우려가 큰 재질 선택 싸움(으로 가는 것)은 산업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수돗물 관련 제품의 규격이 신중하고 엄격하게 정해져야 한다는 데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애초의 목적인 국민 건강을 위해 탈아연 성능, 즉 아연 용출량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규격 조건에서 특정 재료를 명시적으로 포함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처사인가에 대해서는 관련업계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의 사업적 손익이나 행정적 편익을 떠나 국민의 건강과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인 신소재개발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상식에 기반한 합의점 도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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