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초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가축분뇨를 하루 만에 탄소 잡는 바이오 자원으로 바꾸는 고효율·친환경 기술을 개발, 탄소중립 실현과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대기청정연구실 유지호 박사 연구진이 축산 농가 현장에서 가축분뇨를 바이오차(Biochar)로 즉시 전환하는 공정을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하면 일일 10톤 규모의 가축분뇨를 바이오차로 전환할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바이오차는 곡물의 줄기, 동물의 배설물, 음식물 찌꺼기 등의 유기물질을 350℃ 이상의 산소가 희박한 조건에서 열분해해 만든 물질을 말한다. 바이오매스가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이산화탄소나 메탄의 형태로 대기 중에 배출되는데, 바이오매스를 바이오차로 만들면 바이오매스에 포함된 탄소의 80%를 바이오차 내에 가둘 수 있어 ‘탄소 감옥’으로 불린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가축분뇨 발생량은 약 5천만 톤이다. 이 중 87%는 장기간 발효해 퇴비, 액비로 활용하는데 발효되기까지 60일 이상 소요되며 장기 처리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강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2O)가 발생한다. 또 초미세먼지와 악취의 원인인 암모니아(NH3)도 함께 배출되는데 총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70%에 달한다. 이로 인한 악취 민원은 축산농가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바이오차가 주목받고 있다. 가축분뇨를 바이오차로 전환하면 아산화질소와 암모니아 배출을 원천 차단할 뿐만 아니라, 공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고 천년 이상 가둬놓을 수 있어 축산분야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이에 정부는 바이오차를 축산분야 탄소중립 핵심기술로 선정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MTB 공정의 핵심은 축분이 지닌 수분을 20% 이하로 줄이기 위한 탈수 및 건조 기술이다. 연구진은 에너지연이 보유한 건조 공정, 한국기계연구원의 탈수 공정, ㈜두리테크의 전처리 공정, ㈜유기산업의 열분해 기술을 모두 모아 통합 시스템을 제작했다. 이를 이용하면 원료를 가열하는 기존 로터리 킬른 방식 대비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공정은 기계연구원에서 개발한 스크류 유형의 고액 분리기부터 시작된다. 분리기는 탈수 역할을 하며 축분이 지닌 수분을 60% 이하로 낮추는데, 이때 사용되는 에너지는 열을 이용한 기존 공정 대비 1% 수준에 불과하다. 탈수를 거쳐 덩어리 모양으로 분리된 축분은 두리테크가 개발한 3단 블레이드 분쇄 장치에 의해 1cm 이하로 크기로 잘게 쪼개진다.
이후 에너지연이 개발한 F-COMB 건조 장치를 이용한다. 장치 상부에서는 축분이 떨어지고,하부에서는 열풍이 투입되는 형태로, 축분이 지그재그로 떨어지게 해 열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단 1분의 시간으로도 축분의 수분을 20%까지 줄일 수 있다.
건조된 축분은 유기산업이 상용화한 TLUD 열분해 반응기를 이용해 바이오차로 전환된다. 해당 공정은 충남 청양 실증단지에서 하루 10톤의 가축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실증됐다. 연구진은 100시간의 공정 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쳐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에너지연 연구진이 개발한 F-COMB 건조 장치는 에너지효율, 제작비용, 편의성에서 모두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는 물론 중국, 호주, 인니 등 친환경적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을 추진하는 해외 수요까지 확보하고자 일일 100톤 이상의 처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유지호 박사는 “국내 가축분뇨의 대부분은 퇴비화되고 있으며, 이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초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저감시키는 방안이 부재하다”며, 개발한 공정은 가축분뇨를 현장에서 바이오차로 즉시 전환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공정으로 축산분야의 환경문제, 온실가스 배출을 방지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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