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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풀스택 경쟁 심화, 韓 AX 확산 넘어 공급부문 키워야” - 범용 AI 추격보다 산업 특화형 AI·공급역량 확보 승부처 - 제조 현장 운영 표준 선점, 산업 주권 확보 핵심 과제
  • 기사등록 2026-09-28 16:04:37
  • 수정 2026-09-29 14: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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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스택이 바꾸는 경쟁구조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개별 기술과 제품을 넘어 에너지부터 반도체·인프라·모델·응용까지 산업 가치사슬 전반을 장악하는 풀스택 경쟁으로 전환되면서, AI 시대의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수요 확대를 넘어 공급 기반과 산업 현장의 주도권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는 범용 AI의 상위 스택 추격보다 산업 특화형 AI와 현장 공급 역량을 육성하고 제조 현장의 운영 표준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권남훈)은 최근 ‘글로벌 AI 풀스택 경쟁과 우리나라의 대응: AX 확산을 넘어 공급 역량으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제조기업의 AX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를 구동하는 핵심 공급 기반은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AI 경쟁이 플랫폼과 생태계 전체를 선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공급부문에 대한 고려 없이 AX만 확대할 경우 해외 플랫폼 종속이 심화되고, 과거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 나타났던 공급망 위기가 AX 분야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산업의 경쟁구도는 칩과 모델 등 개별 제품의 성능 경쟁에서 스택과 생태계 전체를 장악하는 경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칩-인프라-모델-응용으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체계에서는 각 단계의 기술을 개별적으로 확보하는 것보다 이를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경쟁의 승부처 역시 ‘가장 좋은 제품’에서 ‘가장 완결적인 스택’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정 스택의 경쟁력이 높더라도 전체 생태계가 다른 주체에 의해 통합될 경우 해당 기술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부품 공급자로 위치가 낮아질 수 있다. 이는 메모리 등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우리나라의 기존 산업에도 구조적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풀스택 전략은 수직 통합의 출발점에 따라 △하드웨어 기점형 △하이퍼스케일러형 △AI 모델 기점형 △주권형 △피지컬 AI 통합형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 엔비디아의 풀-스택 수직 통합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오픈AI·앤스로픽은 AI 모델을 중심으로 풀스택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국가 차원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주권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테슬라·xAI 등은 실제 물리 세계와 AI를 결합하는 피지컬 AI 통합형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피지컬 AI 통합형 전략은 AI 경쟁에서 현장 데이터와 설비 지식(OT)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제조업 기반이 강한 우리나라와 직접 연결되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AI 풀스택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빅테크가 확보한 AI 상위 스택의 경쟁력을 수출통제 정책 등으로 뒷받침하며 글로벌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제조 기반의 해외 이전으로 인해 제조 현장에 축적되는 암묵적 제조 경험과 도메인 역량에는 공백이 존재한다.


중국은 국가 동원 체계와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미국의 수출통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성숙도와 첨단 공정 접근에는 제약이 있다. EU는 데이터 스페이스 등을 통해 산업 데이터 계층의 규칙을 선점하려 하고 있으나 AI 상위 스택의 자체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미국·중국·EU 모두 자국이 보유한 강점을 기반으로 AI 공급부문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범용 지능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AI 팩토리가 제조 현장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한계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물리 세계와의 단절 △도메인 지식의 부재 △공급 생태계의 부재 △피지컬 AI 학습 루프의 단절 등 4가지 한계가 발생한다.


범용 AI가 높은 수준의 지능을 생산하더라도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설비와 공정, 운영환경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를 연결할 수 있는 공급 생태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는 오히려 제조 현장과 산업 경험을 축적해온 우리나라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AX 정책이 수요 확대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뒤 AI를 적용해온 유럽과 달리, AI를 먼저 적용하고 공급 기반을 사후적으로 보완하는 경로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데이터 전처리에 전체 개발 시간의 70~80%가 소요되는 등 기초적인 지능화 단계에 머무르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공급부문이 정책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X 수요가 확대되더라도 국내 공급 역량이 함께 성장하지 못할 경우 늘어난 수요가 해외 솔루션으로 흡수되고, 국내 AI 산업 생태계는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현실적인 승부처를 범용 인공지능을 ‘생산’하는 상위 스택보다 이미 생산된 지능을 산업 현장에 ‘구현’하는 영역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반도체와 방위산업 등 망분리가 전제되고 실시간성과 폐쇄망 운영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국내 OT·엣지 공급 역량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제조 현장에 축적된 도메인 지식과 공급 생태계도 핵심 자산이다. 국내 제조업이 축적해온 경험에 SI·IT·OT·엔지니어링 역량을 결합해 하나의 공급 산업으로 발전시킬 경우, 빅테크가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산업 특화형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공장과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 역시 중요한 경쟁요소다. 세계적 수준의 제조 현장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가상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고, AI가 현장에서 학습하고 다시 적용되는 피지컬 AI 학습 루프를 완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가 확보해야 할 경쟁력은 범용 AI 자체의 대량 생산보다 제조 현장에 특화된 AI를 구현하고 이를 공급할 수 있는 역량에 있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산업연구원은 이에 따라 AI 도입과 확산을 위한 수요 정책과 함께 AX 공급부문을 육성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현 산업연구원 AI디지털전환연구실장은 “인공지능의 도입·확산이라는 수요 부문 정책과 AX 공급 부문의 육성 정책이 병행되어야 하며, 공급 부문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전환해야 수요의 확대가 국내 공급 역량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고서는 제조 현장의 ‘운영 표준(operational standard)’ 선점을 AI 시대의 현실적인 산업 주권 전략으로 제시했다. 현재 기술 표준은 미국과 유럽이, 데이터 표준은 유럽이 주도하고 있지만, 제조 현장의 공정과 설비를 AI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운영 표준은 아직 특정 주체가 지배적으로 선점하지 않은 영역이라는 것이다.


운영 표준은 실제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운영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만큼, 세계적 수준의 제조 역량과 산업 현장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도전할 수 있는 분야다. 이를 선점할 경우 해외 AI 스택을 도입해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기반 자율제조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방식과 규칙을 설정하는 공급자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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