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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9-10-10 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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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의 변동성. 국제유가의 변동성

유가 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

2008년 7월에 배럴당 147달러를 기록한 국제유가는 9월에 대형 투자 은행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계기로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되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석유 수요의 위축,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인한 미국 달러화의 강세 등이 유가 급락 원인으로 작용하며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그러나 2009년 들어 국제 금융 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세계경제의 침체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의 급락 과정에서 확대된 유가의 변동성(표준편차로 시산)도 완화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09년 2월에 배럴 당 월평균 39.2달러(WTI 기준)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6월에는 69.7달러까지 78.4%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상승했다.

다만 이와 같은 급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려 7월과 8월에는 65~70달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안정세를 나타냈다.

세계 경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급락하던 국제유가가 2009년 상반기에 상승세를 기록한 이유를 수요·공급 등 수급 측면, 시장의 기대감과 미국 달러화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국제 석유 시장, 여전히 초과 공급 상황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세계 석유 수요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초과 공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 급락의 주원인인 세계 석유 수요는 올해 2분기까지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감소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국, 인도 등 개도국 경제가 호전되고 선진국의 경기 침체가 완화되면서 석유 수요의 감소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미 2분기부터 개도국의 석유 수요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과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증가폭은 전 분기 대비 161만배럴(1일 석유 소비량)에 이른다. 그러나 세계 석유 소비의 56%를 차지하는 선진국의 수요가 여전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의 세계 석유 수요는 8,310만 배럴(1일 평균)로 지난 해 연평균 보다 2.8% 줄어들었다.

한편, 금년 상반기의 세계 석유 공급은OPEC의 감산정책 지속으로 부진했다. 원유 생산능력이 정점을 지난 북해와 멕시코에서 지속적인 생산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등 구소련 산유국의 생산이 늘어나면서 세계 원유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비OPEC의 원유 생산량이 소폭 증가하였다.

그러나 320만배럴(1일 생산량)에 달하는 큰 폭의 감산을 해 온 OPEC의 적극적인 감산정책으로 인해 세계 원유 생산은 올해 상반기에 8,361만배럴(1일 생산량)로 지난 해 연평균 공급량에 비해 2.1%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금년 상반기에 수요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51만배럴(1일 평균)의 초과 공급이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 해 9월부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원유 재고는 금년 7월 현재 27억6,200만 배럴(OECD 상업용 원유 기준)로 4.2% 증가하였다.

▲ 경기선행지수와 국제유가. 경기선행지수와 국제유가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제유가 상승세로 전환

수급 측면에서 초과 공급 상황이 지속됐지만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미국 달러화의 약세 등 유가 상승 압력 요인들이 올해 상반기에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 회복의 기대감을 발판 삼아 상승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 경제가 대공황과 같은 극단적인 사태로 치닫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기대로 반전됨에 따라 한 때 배럴당 31달러로 급락했던 유가는 반등효과로 인해 빠르게 상승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실물 경제의 침체도 완화되는 가운데 경기 지표 개선으로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회복은 석유수요의 회복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석유 수요의 증가 예상으로 이어지면서 유가를 상승시킨다.

또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등에 따른 미국 달러화의 약세도 국제유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의 약세는 미국을 제외한 원유 수입국들의 자국 통화강세를 발생시켜 달러로 표시된 원유에 대한원유 수입국들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면서 원유 수입을 늘리게 하는 효과를 유발한다.

당분간 국제유가는 완만히 상승할 듯

유가 급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세계 석유 수요는 세계 경제의 회복에 따라 개도국을 중심으로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고 각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는 선진권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더라도 내년에는 각국의 경기부양 효과가 감퇴되어 회복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진국의 석유 수요는 정체하고 개도국의 석유 수요는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세계 석유 수요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완만한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석유 수요가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세계 석유 공급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자흐스탄, 브라질 등에서 신규 유전의 생산이 개시되나 북해, 멕시코 등에서의 생산 감소세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OPEC의 공급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OPEC은 세계 석유 수요의 증가에 기반한 국제유가의 상승세를 확인한 이후에 감산정책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세계 원유 공급은 과거 아시아 외환위기사태(1998년), IT 버블 붕괴 사태(2001년) 등과같이 세계 석유 수요의 변화에 후행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유가 전망 기관들도 이러한 수급전망을 기초로 국제유가가 2009년 하반기69.9달러(WTI 기준), 2010년 상반기 73.1달러, 하반기 79.7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 투기자금과 국제유가. 투기자금과 국제유가

국제유가의 단기 급등 가능성은 낮을 전망

그러나 Goldman Sachs와 같은 일부 투자 은행들은 최근 들어 보다 가파른 유가 상승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유가 급등을 예상하는 투자 은행들은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석유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데 반해 석유 공급 능력은 유전 개발 투자 감소로 인해 비OPEC을 중심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Goldman Sachs는 내년 세계 석유 수요가 세계 경제 성장률 3.5%를 발판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는 반면 세계 석유 공급은 노후화된 대형 유전의 생산량 급감으로 비OPEC을 중심으로 공급 능력의 큰 폭 저하(1일 생산량 기준으로 1백만배럴 이상 감소를 예상)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 경제 호전에 따른 수요 증가와 공급 부진으로 국제 석유 시장의 수급 상황이 타이트하게 전개되면서 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투기 자금의 영향력은 제한적

수급 요인만으로 유가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마다 원유 선물 시장에서 투기적 거래가 현물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원유 선물 거래의 참여자는 실제 원유 거래를 목적으로 선물 거래를 하는 상업 거래자와 그렇지 않는 비상업 선물 거래자로 나뉜다. 여기에서 비상업 거래자가 원유 선물 시장에서 원유 선물을 매수할 때 가수요가 발생하면서 현물유가가 상승한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IEA는 수급 상황의 변화 없이 유가가 급변동한 사례를 들면서 투기적 거래가 현물 유가에 대해 매우 단기적으로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증 분석에 따르면 투기 거래와 유가 상승 간의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미국의 원유선물 거래를 감독하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실증분석을 통해 “비상업 거래가 원유 선물 가격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킨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이들은 시장의 정보에 따라 반응한다”는 조사결과를 지난 해 7월에 발표하였다.

투기 자금이 현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석유 수급 상황이 투기 자금 유입의 변화를유발한다는 것이다. IMF 역시 투기 자금과 유가 간에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투기 자금이 매우 단기에는 현물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유가의 방향을 좌우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국제유가의 변화와 투기 자본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두 변수 간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에 따라 국제유가도 내년까지 배럴당 75~85달러로 완만히 상승할 것”이라며 “그러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유가 급등 전망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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