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기계공학부 안성훈 교수와 최준영 박사가 합계 약 150 kg의 하중을 지지하는 본 연구의 300g 복합재 빔 위에 서 있는 모습(左)과 연구팀이 개발한 복합재 구조체 시제품(드론, 로봇팔)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3차원 구조물을 하나의 탄소섬유로 구현하는 초경량 탄소복합재를 개발하며 미래 모빌리티용 경량 소재 기술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안성훈 교수 연구팀이 드론, 로봇 팔과 같은 복잡한 3차원 구조물을 연속된 하나의 탄소섬유로 구현할 수 있는 ‘메조스케일 탄소섬유 격자구조(Mesoscale Carbon Fiber Lattices)’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탄소섬유/에폭시 복합재는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아 항공우주, 모빌리티, 스포츠, 의료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다만 기존 복합재는 주로 판재나 파이프 형태로 제작돼 드론이나 로봇 팔과 같은 복잡한 3차원 구조물 구현에는 한계가 있었고, 개별 부품 제작 후 조립해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구조물 전체를 하나의 연속된 탄소섬유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기존 복합재가 판재나 파이프 형태의 부품을 개별 제작한 뒤 접착·조립하는 방식이었다면, 연구팀은 접합부 없는 연속 구조를 구현해 기존 제작 방식의 구조적 약점을 극복했다.
이를 통해 강도와 경량성의 한계를 동시에 돌파했다. 개발된 복합재는 건축용 콘크리트와 유사한 10~30MPa 수준의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동일 강도의 순수 알루미늄 대비 무게를 40분의 1에서 최대 100분의 1 수준까지 줄였다. 같은 무게 기준 기존 격자구조 대비 최대 10배 높은 강도를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한 셈이다.
제조 방식도 차별화됐다. 연구팀은 3차원 공간에 섬유 지지 구조를 형성한 뒤 하나의 긴 탄소섬유를 감아 격자를 만들고, 이후 에폭시 수지를 침투시키는 함침 공정을 통해 복합재 구조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층간 접합부 취약성이 존재했던 기존 3D 프린팅 기반 복합재의 한계를 보완했다.
기술 실효성도 입증됐다. 연구팀이 해당 구조를 실제 드론 프레임에 적용한 결과, 기존 대비 무게를 약 79% 줄였고 비행 시간은 약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량화가 직접적인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드론과 로봇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우주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부품 수를 줄이고 조립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어 생산 효율 향상은 물론, 에너지 절감과 운용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초경량 건축 소재, 맞춤형 의료 임플란트, 고성능 스포츠 장비 등으로의 확장성도 주목된다.
안성훈 교수는 “기존처럼 여러 부재를 연결·접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조와 재료를 통합한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을 제시한 연구”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 설계 분야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 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학교에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2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