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료감응 광전기화학 전극(DSPEC)의 작동 원리국내 연구진이 식물 광합성의 전하 전달 구조를 모사한 인공광합성 전극을 개발했다. 유해물질 없이도 고효율·고내구성을 구현하며 친환경 태양광 기반 연료·화학소재 생산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UNIST는 화학과 권태혁 교수와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 교수팀이 전하 전달 손실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인 염료감응 인공광합성 전극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인공광합성 전극은 햇빛을 받아 물에서 수소, 과산화수소 등을 생산하는 인공광합성의 핵심 부품이다. 그중 염료감응 인공광합성 전극은 유기 염료가 식물 엽록소 역할을 하는 전극으로, 일부 인공광합성 전극과 달리 납과 같은 유해 물질이 없다.
이번에 개발된 전극은 식물 광합성 과정에서 엽록소가 만든 전하가 ‘전하전달계’를 따라 손실 없이 이동하는 원리를 인공 시스템에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유기 염료층과 레독스 매개체를 니켈 포일 내부에 매립하는 구조를 설계해 전하가 염료에서 촉매까지 단계적으로 이동하도록 구현했다.
기존 염료감응 광전극은 염료와 수계 전해질이 직접 접촉하는 구조로 인해 전하 손실이 크고 염료 안정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 구조에서는 전하가 염료→레독스 매개체→니켈 포일→촉매 순으로 이동하면서 에너지 차이에 따라 한 단계씩 안정적으로 전달돼 전하 재결합과 소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식물 나뭇잎에서도 엽록소에서 생긴 전하가 여러 전자전달 단백질을 거치며 낮은 에너지 단계로 순차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손실 없이 최종 반응까지 도달할 수 있다.
특히 니켈 포일이 염료와 수계 전해질 간 직접 접촉을 차단해 내구성도 크게 향상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극은 물 분해 반응에서 98%의 패러데이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염료가 만든 100개의 전하 중 약 98개가 실제 화학 반응에 잘 도달했다는 의미다.
또한 해당 전극을 과산화수소 생산 인공광합성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외부 전력 공급 없이 태양광만으로 4.15%의 태양광-연료 변환 효율(STF)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으로, 15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구동되며 성능 저하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기술은 납 기반 소재 없이 유기 염료만을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기존 일부 인공광합성 시스템에서 사용되던 유해 중금속 문제를 해소하며 친환경 고부가 화학원료 생산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제1저자인 박준혁 박사는 “식물이 전하를 거의 잃지 않고 전달하는 메커니즘을 인공 소자 설계에 적용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권태혁 교수는 “전극 계면 설계를 통해 염료감응형 시스템의 효율과 수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사례”라며 “친환경 기반의 태양광 연료·화학소재 생산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UNIST 박준혁 박사와 김경림·이진영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4월 1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