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CPSP 평가기준과 경쟁력 비교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이 단순 무기 도입을 넘어 산업협력과 공급망 경쟁을 좌우하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수주 여부가 방산 경쟁력을 넘어 한–캐나다 간 에너지·북극개발·AI 등 전방위 산업협력 확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권남훈)이 30일 발표한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함의와 한-캐나다 산업협력 확대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은 산업협력과 공급망 재편을 포괄하는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한국의 기술력과 협력 역량을 동시에 시험하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한국과 캐나다가 에너지, 북극 개발,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협력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민관 ‘원팀 전략’을 바탕으로 중장기 산업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북대서양 및 북극 지역 작전 역량 강화를 위해 약 3,000톤급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 전력 운용 체계 개편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으며, 특히 방산 조달 과정에서 산업협력과 경제적 기여를 핵심 평가 요소로 반영하고 있어 사업의 성격이 단순 ‘무기 도입’을 넘어 ‘산업 파트너 선정’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현재 사업에는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참여해 경쟁 중이며, 2026년 상반기 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예상된다. 한국의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은 리튬이온배터리를 적용해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빠른 납기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영국 밥콕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지 유지보수(MRO) 역량을 확보하며 성능과 운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완했다.
다만 CPSP는 성능(20%)보다 유지보수·군수지원(50%)과 경제적·전략적 협력(15%) 비중이 더 크게 반영되는 구조로, 산업협력 역량이 수주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제안 단계에서 계약 금액의 약 40%에 해당하는 산업협력 계획 제출이 요구되는 등 공급망 기여도가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국산 잠수함의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협력 파트너로서의 위상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이는 단순 방산 수출을 넘어 한–캐나다 간 장기적 안보·경제 협력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CPSP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은 에너지, 북극 개발, 인공지능(AI) 등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캐나다는 에너지·핵심광물·AI 기술을 보유하고, 한국은 제조·상용화 역량을 갖춘 만큼 상호보완적 협력 구조 구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가스공사의 LNG 프로젝트 참여 사례와 같이 장기 공급 계약과 인프라 투자 협력이 유효한 모델로 제시됐으며, 수소 분야에서는 캐나다의 생산 역량과 한국의 활용 기술을 결합한 산업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채굴–정제–제조로 이어지는 전주기 공급망 협력을 통해 배터리·전기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의 캐나다 투자 사례가 대표적 협력 모델로 언급됐다.
북극 개발 역시 주요 협력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가 약 35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북극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은 조선·해양기술과 에너지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AI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캐나다의 연구 역량과 한국의 산업화 능력을 결합한 협력 모델이 유효할 것으로 평가된다. 캐나다의 AI 기술을 한국 제조업에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등 실질적인 산업 연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협력을 실현하기 위해 캐나다를 단순한 북미 시장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전략 파트너’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CPSP 대응 과정에서 구축된 범정부 ‘원팀 전략’을 기반으로 경제·외교·안보·산업을 연계한 중장기 협력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미정 바위산업연구TF 부연구위원은 “이번 사업은 단순 수주를 넘어 산업 생태계 협력으로 확장되는 전환점”이라며 “방산을 출발점으로 에너지, 조선, 북극 개발, 첨단기술까지 연계된 포괄적 산업 파트너십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