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10대 필수전략기술과 연계해 개발한 참단나노 소재부품 플랫폼 기술첨단 제조경쟁력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산업으로 전환하는 연결 구조에 있다. 연구·장비·공정·평가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시장에서 힘을 갖는다. 이 흐름을 끊김 없이 이어가기 위해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회장 박흥수)는 반도체·이차전지·수소 등 16대 전략기술을 아우르는 나노 공정 플랫폼기술을 구축했다.
이는 복잡한 공정 변수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기업이 개발부터 상용화까지의 공정을 안정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오랫동안 문제로 남아 온 나노기업의 상용화 과정의 병목을 해소할 단초를 마련해 관련 기업의 제조혁신 속도를 본격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가 첨단기술 공급망 확보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나노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국가필수전략기술의 뿌리가 되는 기반기술로 자리 잡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5G·6G 통신, 이차전지, 수소, 첨단바이오 등 핵심 산업군 모두가 나노공정·나노소재를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선진국은 이미 나노기술의 파급력을 인정하고 기초·원·상용화를 아우르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나노인프라(테스트베드)의 역량은 곧 국가 산업경쟁력의 기초체력으로 직결된다.
나노인프라는 이러한 전략기술의 상용화를 현실로 만드는 국가 테스트베드다. 포항·전북·광주·대구·밀양·철원·대전·수원 등 전국의 인프라 거점은 연구장비와 공정기술, 분석역량을 기반으로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뒷받침해왔다. 나노융합산업이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나노인프라의 서비스 역량 고도화가 필수적이었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를 중심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5G·6G · 패키징 △이차전지 △수소 △첨단바이오 등 국가필수전략기술 수요와 시장성과 연계된 ‘첨단나노 소재·부품 플랫폼 기술’ 16개를 선정하고 2023년부터 올해까지 1단계 사업으로, 첨단소재부품 제작지원을 위한 공정플랫폼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첨단나노 소재부품 플랫폼 기술 고도화’사업의 1단계로서 협의체는 16개 기술의 공정 플랫폼 표준공정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단순 공정 매뉴얼을 넘어, 기업이 R&D·시제품·양산 준비까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국가 단위 공정지도다.
공정 조건뿐 아니라 전·후처리, 장비별 최적 운영조건, 주의 요인, 결과물의 물성·신뢰성 기준까지 포괄해 고난도 공정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 특히 중소·스타트업도 첨단공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번 플랫폼에는 △E-Mobility용 SiC 전력반도체 △XR·마이크로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투명전극 필름 △고주파 적층세라믹 패키지 △전고체전지 고체전해질 △그래핀·나노탄소 기반 촉매 △유연·신축 바이오센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수소·바이오 10대 국가 전략산업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소자가 포함됐다. 이번에 구축된 16종 라이브러리는 개발 기업이 즉시 실험과 제작에 적용할 수 있으며, 기술 검증 속도와 개발 효율을 크게 높인다.
이어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추진되는 2단계 ‘소재부품 성능개선을 위한 품질평가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에서는 동일 플랫폼 기반의 품질평가 라이브러리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제작·성능평가·신뢰성 검증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일관적으로 지원하는 나노인프라 표준지원 체계가 완성되는 셈이다.
나노인프라의 공정·평가의 표준화는 기업의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고 양산 검증 부담을 줄인다. 나노인프라가 제공하는 객관적 성능 데이터는 수요기업과의 기술 협의에서도 경쟁력을 뒷받침해 기술 도입·투자 결정 속도 역시 높인다. 결국 이번 플랫폼 고도화는 산업 전반의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구조적 가속기다.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는 1단계 성과를 기반으로 기업 실증 지원을 확대하고, 플랫폼의 현장 적용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2단계 사업을 통해 국가 나노공정계의 공정·평가 전 주기 표준체계를 완성함으로써 첨단산업의 기술 실행력을 책임지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한편,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는 △나노융합기술원(포항) △전북나노기술집적센터 △광주나노기술집적센터 △나노공정기술센터(대구) △밀양나노융합센터 △철원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대전) △한국나노기술원(수원) 등 전국에 위치해 있는 총 14개 기관의 나노인프라 역량을 결집시켜 나노기술 초격차 실현에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