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의 탑재량 증가에 따라 분리막 시장도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술력·공급망 안정성·지속가능성을 복합적으로 요구하는 고도화된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SNE리서치가 13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5년 1~6월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분리막 총 적재량은 약 76억 9,000만 ㎡으로, 전년대비 48.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22억 7,200만 ㎡를 기록하며 27.1% 성장해 비교적 안정적인 확장 흐름을 유지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면서도 리튬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분리막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5년 1~6월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는 주요 공급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그 중 SEMCORP가 전년대비 22.7% 증가한 19억 9,300만 ㎡를 기록하며 시장 내 우위를 이어갔으며, Senior(+65.3%), Sinoma(+39.4%), Gellec(+59.9%) 등 중국계 주요 업체들의 강세가 지속되었다. 이외에 ZIMT, CMZF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한국의 SK IE Technology는 전년대비 51.1% 증가한 2억 1,000만 ㎡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국적별 점유율 측면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약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23년 3분기 이후 일본과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25년 2분기에는 일본 7.3%, 한국 4.4%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분리막 시장 내 비(非)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구도는 더욱 뚜렷하게 양극화되고 있다.
최근 분리막 시장은 기술 고도화, 공급망 강화, 지속가능성 대응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조적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먼저 글로벌 배터리 수요 확대에 따라 분리막 코팅 시장의 성장세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세라믹, 알루미나 등 고기능성 코팅 소재를 적용한 고내열성 분리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분리막 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코팅 제품군을 강화하며 제품 차별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분리막 원재료인 PE·PP 수지의 생산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불균형 우려가 점차 부각되고 있다. 특히 중국 산둥성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공급 구조는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들이 조달처 다변화와 현지화된 소재 확보 전략을 강화하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아울러 유럽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의 재활용 비율 의무화가 본격 도입됨에 따라, 분리막 산업 전반에도 순환 경제 대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분리막 제품의 구조 개선, 소재 회수 체계 구축 등 환경 규제에 부합하는 제품 전략이 시장 내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분리막 시장은 기술력, 공급망 안정성, 지속가능성을 복합적으로 요구하는 고도화된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중장기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