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판매 성장률 개선과 중국·인도 등 국가의 자동차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시장성장률 회복이 기대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최근 자동차 시장 현황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과거와 같은 성장 경로로의 복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는 세계 1·2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미국에서 기인한 것으로, 특히 최근 성장에 대한 중국의 기여는 전 세계 판매량 증가분 중 ’24년 49%, ’25년 1Q 75%를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인도는 ’22년 일본의 판매량을 추월하며 국가 단위로 세계 3위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자동차 판매량도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신흥시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ASEAN 국가들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답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인도가 중국 의존도 완화의 수혜국으로 주목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년 부진했던 일본 시장은 ’25년 1Q 경제성장률 저조에도 판매량이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 특징으로, 품질인증 부정 및 공급망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 해소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시장은 ’24년에는 일본과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에는 월간 판매량을 기준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주요 기관들은 내수 경기 침체로 이연된 소비가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연장, 노후자동차 교체 지원 등의 정책 지원으로 자극된 결과로 해석했다.
다만, 자동차연구원이 ’24년 자체 수행한 정량 모델 기반 전망에서 ’25년 1~4월 판매량은 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하나 이후 부진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러한 전망이 실현된다면 ’25년 남은 기간에는 판매량 성장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국내 수출, 생산은 월별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전년도의 높은 수출 실적의 영향으로 증감률은 하락했다.
업체별 판매량에서는 3개 업체의 입지가 견고한 가운데 중국 업체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수년 전부터 각각 1, 2, 3위를 자리를 유지 중인 Toyota, Volkswagen, 현대자동차그룹의 입지는 탄탄하나 중위권에서는 업체 간 명암이 갈리고 있다. △Renault △Nissan △Mitsubishi(RNM) △GM △Stellantis(FCA·PSA) △Ford 등은 일정 범위에서 순위가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Honda의 판매량 순위는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국 업계는 COVID-19 이후 괄목할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과거 중국 자동차 산업을 주도한 국유 기업보다 민간 기업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견고하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25년 1분기 주요국 견제 등으로 인해 해외 판매량 성장이 전반적으로 저조했음에도 中 1위 업체인 BYD는 매우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다.
친환경차 시장은 일부 차종에서 성장이 다소 둔화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성장 경로에 있으며, 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BEV·PHEV 시장은 중국이 과반을 차지하고 성장도 중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차(HEV) 시장은 日·美·中이 판매량 상위국이나 시장이 여러 나라에 분산돼 집중도는 낮은 구조다.
수년 전부터 ’24년까지는 BEV 판매량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PHEV 판매량 성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했으나, ’25년 1Q에는 BEV 성장률이 회복되고 PHEV 성장이 둔화되면서 반전됐다. BEV 시장의 성장 회복은 중국 및 주요국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되나, PHEV 시장의 성장 둔화는 일부 국가에서만 관찰되고 국가별 상황은 상이하다.
업체별로는 중국이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BEV·PHEV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가 상위권을 차지하나, HEV 시장에서는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상위권을 선점했다. BEV 판매량 상위 모델은 Tesla Model Y·3이며 중국 내외 시장 모두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나, Tesla를 제외하면 중국 시장과 그 외 시장에서의 인기 제조사·모델이 상이하다.
보고서는 시장 관점에서 최근 자동차 산업의 주요 이슈로 △美 관세 부과 등에 따른 하방 리스크 △전기차(BEV) 성장률 회복 △반 트럼프·머스커(反 Trump·Musk) 운동의 테슬라(Tesla) 영향 등을 꼽았다.
먼저 ’25년 1Q까지 글로벌 및 주요국 시장은 모두 높은 성장을 보였으나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 및 이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남은 기간에는 하방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GlobalData는 미국의 관세 부과를 고려하지 않은 추정에서도 Light Vehicle(LV) 기준으로 ’25년 성장률을 3%로 ’25년 1Q 성장률 5.8%에 비해 완만하게 전망하고 있는데,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보호주의 정책 기조가 변화되지 않는 경우 연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수년간 전기차(BEV) 판매량 성장이 둔화되면서 전기차 캐즘(chasm)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25년 1Q에 성장률이 크게 개선되면서 성장률 회복 기대감이 고조됐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5년 1Q BEV, PHEV 판매량이 각각 38.5%, 27.3%로 모두 크게 증가했음에도 ’25년 BEV·PHEV 판매량(승용)을 약 14% 성장한 2,000만대로 보며 남은 기간 완만한 성장을 예상했다.
이는 中 내수 부양, EU의 환경 규제, 신흥국 시장 성장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있음에도 무역·산업 정책의 불확실성 증대, 경제의 하방 리스크, 낮은 유가 등의 제약요인의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테슬라의 ’24년 판매량이 전년比 1% 감소한 데 이어 ’25년 1Q 판매량도 전년동기比 12.9% 감소하면서, 美 보호주의 등에 따른 反 Trump·Musk의 운동의 영향 가능성이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25년 1Q 판매량 위축의 원인으로 Model Y 신형 출시에 따른 구형 모델 생산이 중단된 것을 지적하며 Tesla가 의도한 결과로 해석했으나, Model Y 신형의 인도가 시작된 이후인 4월에 유럽 주요국 판매량이 전년동기比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反 Trump·Musk의 영향 가능성이 재부각됐다.
주요국에서 Model Y 신형을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 6~7월 이후 인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요는 견조하나 기타 요인으로 인한 생산 지연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낮은 가동률 자체를 약한 수요를 고려한 의도적 선택으로 볼 수도 있어 최소 수개월 이후에나 확실한 영향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