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관세 면제 혜택을 받는 멕시코에 TV 생산기지를 둔 삼성과 LG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옴디아(Omdia)가 1일 발표한 ‘TV 디스플레이 및 OEM 인텔리전스 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TV 브랜드의 올해 출하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과 LG는 멕시코의 광범위한 제조 능력을 바탕으로 중국 브랜드의 기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관세 발표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베트남과 태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미국 TV 시장은 2019년부터 멕시코로 생산 기지를 이전했는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TV 제조업체들은 유리한 관세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
그 결과 동남아시아로 생산 기지 이전을 고려하던 TV 제조업체들은 멕시코에서 사업을 유지하게 돼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TV의 65%가 멕시코에서 생산 중이다.
멕시코가 면제 대상이 되면서 삼성과 LG처럼 멕시코에서 생산량이 많은 TV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를 얻게 됐다. 반면 베트남 등에 생산기지를 확장하려 했던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은 관세 변화로 인해 투자를 보류했으며, 아시아 소싱에 의존하고 미국 내 생산 능력이 제한적인 비지오(Vizio)와 온은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 대형 TV(65인치~85인치/86인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과 LG는 저가 중소형 TV 시장을 장악한 중국 브랜드를 위협할 전망이다. 높은 관세로 인해 중국 소형 TV 브랜드의 가격이 높아짐에 따라 삼성과 LG는 소형 TV 시장에서도 티젠(Tizen) 및 webOS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옴디아 데보라 양(Deborah Yang) 디스플레이 연구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멕시코의 공급망 자원은 미국 시장에서 핵심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며 “삼성과 LG는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고, 생산을 확대하며, 변동성이 큰 관세 조건에서 마진을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