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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경제&3DPRO 연재기고④]테스코 김효진 이사&대건테크 강성민 부장&갓테크 박기덕 대표 - ‘TCT 아시아 2025’, 韓 적층제조 발전 ‘얼라이언스’ 지혜 모아야
  • 기사등록 2025-04-21 13:04:05
  • 수정 2025-04-21 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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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경제와 3D프린팅연구조합(3DPRO)은 국내 3D프린팅(적층제조) 산학연 관계자와 함께 참관단을 조직해 지난 3월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상하이 NECC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적층제조 전문 전시회인 ‘TCT 아시아 2025’를 참관하고, 상하이에 위치한 금속·폴리머 등 3D프린팅 토털 솔루션 기업인 유니온테크(UnionTech)를 방문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45,000㎡ 이상의 전시 공간에 450개 이상의 전시업체가 참여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적층제조 이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은 저(低)부가 전통제조업인 ‘Made in China’의 한계를 넘고자 적층제조 기술을 접목시켜 ‘Intelligently Made in China’로 변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2017년 12월 중국 공업정보화부, 발전개혁위원회 등 12개 부처가 공동으로 ‘국가 3D프린팅 산업 발전 행동 계획(2017~2020)’을 발표했다.

계획을 통해 핵심산업 응용에 필요한 100여 종의 3D프린팅 소재·부품·장비·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100개 이상의 3D프린팅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이는 자국의 항공우주, 자동차, 의료 등 제조업에서 적층제조 기술을 적극 도입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됐다.

또한 정부가 장비 도입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중점적으로 예산을 투자하면서 그 결과 중국의 적층제조 시장 규모는 2019년부터 매년 21%씩 성장해 2023년 410억위안(한화 약 8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이번 TCT 아시아 2025는 이러한 중국 적층제조 산업 발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참관단들은 후발주자로 여겨졌던 중국의 눈부신 발전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범용 장비와 소재로는 이미 중국과 경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 주력 제조업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산업 밀착형 적층제조 장비·소재·SW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적층제조 기술을 필요로 하는 앵커 대기업과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중견·중소 기업이 함께 ‘얼라이언스(Alliance)’ 활동을 펼쳐 필요 기술을 발굴·상용화를 추진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개발이나 규제완화 등을 정부에 전달하는 선순환 구조 정착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이번 참관단의 연재기고는 ‘TCT 아시아 2025’를 통해 확인된 아시아 적층제조 산업 트렌드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연재기고를 통해 대한민국의 적층제조 발전에 필요한 지혜를 모으는 ‘얼라이언스(Alliance)’ 활동이 촉발되길 기대한다.

금속 적층제조 항공부품 신뢰성 확보, 미래 항공산업 경쟁력 직결



◇연재순서

1. 대형화된 PBF 장비의 기술 이슈와 지속 성장 가능성

2. 폴리머 적층제조의 지속 성장을 위한 소재개발 방향

3. 고수율 금속분말 제조 기술의 방향

4.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항공 부품의 적층제조 응용분야의 확대

5. 대량 생산을 위한 바인더젯(BJ) 기술의 극복 방안



中, 자국 내수기반 대형장비 항공부품 신뢰성·반복 생산기술 앞서

韓, 장비·소재·인증 시스템 구축 및 실증 위한 투자 확대해야



◆적층제조 항공부품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평가(테스코 김효진 이사)


▲ 테스코 김효진 이사

적층제조 기술은 항공산업 부품 생산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복잡한 형상을 구현하고 경량화할 수 있는 이점으로 인해 시제품 제작을 넘어 실제 항공기 부품에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금속 적층제조로 제작된 엔진 연료노즐의 경우 25% 경량화와 30% 비용 절감 효과를 나타내고 대량 양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항공 분야는 안전성 요구사항이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적층제조 부품의 신뢰성이 확보하지 않으면 활용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항공산업에서 적층제조 활용을 확대해야 하는 필요성은 분명하다. 첫째, 적층제조는 설계 자유도를 크게 높여 기존 방식으로는 구현이 어려운 복잡하고 경량화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니켈 합금 등 내열 합금 소재를 적층하면 고온 내열성과 강도는 유지하면서도 형상을 최적화하여 연료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경량 복합구조 부품은 항공기 무게를 줄여 연료 소모와 배출을 감소시키고, 부품 통합을 통해 조립 공정을 단순화하며 유지 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


둘째, 공급망 관점에서도 적층제조는 중요하다. 복잡한 부품을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 생산함으로써 재고와 리드 타임을 줄이고, 해외에 의존하던 부품을 국내에서 적기에 생산함으로써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항공우주 분야의 적층제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포츈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약 33억달러 규모에서 2032년에는 145억달러 이상으로 연평균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적층제조 부품의 기술적 난제도 명확하다. 가장 큰 문제는 품질 및 성능의 일관성 확보다. 금속 적층제조 공정의 특성상 똑같은 기계와 조건으로 출력해도 미세한 공정 변동으로 인해 매번 완전히 동일한 부품을 만드는 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즉 적층제조된 부품은 미세구조와 결함 분포에서 변동성이 존재하며, 전통적 제조공정에 비해 부품 간 특성 편차가 클 수 있다. 이로 인해 한 시편에서 얻은 기계적 성능 데이터나 피로 수명 데이터를 모든 부품에 일괄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또한 항공기용 부품은 극한의 하중, 온도, 진동 환경을 견뎌야 하므로 내구 수명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적층 부품에 대한 장기 신뢰성 데이터와 이해는 아직 축적 단계에 있다. 적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 기공이나 미세 균열, 층간 불연속 등의 결함은 부품 성능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파악이 어렵다.


아울러 공정 중 남는 잔류 응력이나 적층 방향에 따른 이방성으로 인해 기존의 제조 부품과는 다른 거동을 보일 수 있으며, 이런 특성 차이를 고려한 시험평가 표준과 인증 기준도 아직 발전 단계에 있다.


요컨대, 설계 이점에도 불구하고 신뢰성 검증의 어려움이 항공부품 적층 제조 확대의 걸림돌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험평가와 품질관리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항공용 적층제조 부품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엄격한 시험평가 체계를 구축하여 품질을 검증하고 결함을 선제적으로 식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다층적인 시험평가 접근법이 활용된다.


▷비파괴 검사(NDI, Non-Destructive Inspection): 부품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 결함이나 품질을 검사하는 기법으로, X-레이 CT 스캔이나 산업용 초음파 검사 등이 사용된다. 이 검사 기법을 통해 부품 내부에 숨은 공극, 개재물 등의 결함을 식별하고 재료의 치밀도 및 내부 균질성을 평가할 수 있다.


▷정적 성능시험(Static Performance Testing): 소재와 구조의 기계적 거동을 측정하기 위한 인장시험, 압축시험, 경도 및 충격 시험 등이 실시된다. 인장 시험의 경우 적층 방향에 따라 강도와 연신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시험을 통해 이러한 이방성 거동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적층 제조는 층층이 쌓아 올리는 공정이므로, 적층 방향과 수직 방향의 기계적 성능에 차이가 발생하기 쉽다.


이 외에도 압축 시험이나 충격 시험 등을 통해 강성(modulus), 인성(toughness) 등을 평가하여, 적층재료가 항공기 운용 환경의 정적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 이러한 기계적 시험은 재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설계 허용치(Design allowable)를 얻는 데 필수적이다.


▷피로 및 내구 시험(Fatigue and Durability Testing): 항공기는 반복 하중에 장기간 노출되므로, 적층 부품의 피로 수명 평가가 특히 중요하다. 피로시험에서는 부품이나 시험편에 수만~수백만 회에 달하는 반복 하중(Cyclic load)을 가하여 균열 발생 시점과 파단 수명을 측정한다.


이를 통해 해당 부품이 실제 운용 조건에서 요구 수명 동안 안전하게 기능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크리프(creep) 시험이나 열사이클 시험 등 환경 내구성 시험을 통해 고온 엔진 부품의 장시간 거동을 검증하는 등, 운용 환경에 맞춘 내구시험도 병행한다.



▲ ‘TCT 아시아 2025’에 출품한 Wuxi Business Testing Technology 부스

항공부품 적층제조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평가 및 품질보증에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표준화된 인증 체계 구축: 적층제조 항공부품에 특화된 시험평가 표준과 인증 지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인증체계 구축을 추진해, 소재 분말의 특성부터 공정 파라미터, 시험 방법, 기준치 설정까지 전(全)주기 품질보증 가이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신뢰성 입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인증 비용과 기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평가 인프라 및 전문 인력 확충: 첨단 비파괴 검사 장비(예: 산업용 CT, 3D X-선, 고주파 초음파 등)와 대형 구조물 시험 시설, 장시간 피로 시험 장비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공동 활용 시험센터를 구축하고, 중소기업도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적층제조 공정과 재료에 정통하면서 동시에 항공품질 기준을 이해하는 융합형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 연구기관, 산업계 간 인력 교류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활성화하고, 신뢰성 공학 전문가 확보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속적인 정부 지원과 규제 개선: 적층제조 기술이 전략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일관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R&D 자금 지원뿐 아니라, 시범 적용 사업을 통해 민간 기업이 항공기용 적층제조 부품을 실제 비행시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현재 항공 부품 인증 규정 중 불필요한 장애 요인이 있다면 이를 완화하거나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 예컨대, 제한된 용도에 한해 3D 프린팅 부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시적 특별 인증 제도나, 군용 부품 우선 적용을 통한 실증 기반 확보(Track Record 구축) 등의 방안을 통해 민간 영역으로의 확산 전략을 병행할 수 있다.


나아가 국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상호인정 체계를 구축하면,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적층제조 항공부품의 신뢰성 확보는 미래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과제이다. 비록 기술적 난제가 존재하지만, 적절한 시험평가 전략과 체계적인 품질 관리 기법을 통해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그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도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표준 정립, 시험 인프라 확충, 융합형 인재 양성, 제도적 지원을 추진한다면, 첨단 적층제조 항공부품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신뢰성을 갖춘 경쟁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적층제조 기술의 활용이 본격화될 때, 우리 항공산업은 기술 자립을 넘어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부품 신뢰성 확보 위한 금속 적층제조 기술 진화(대건테크 강성민 부장)


▲ 대건테크 강성민 부장

금속 적층제조는 복잡한 형상, 경량 구조, 일체형 설계는 물론, 이제는 ‘신뢰성’과 ‘반복 생산성’이라는 고차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기술로 진화하면서 항공 산업의 핵심 제조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TCT 아시아 2025’는 금속 적층제조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특히 항공 및 우주 분야에서 실용화된 적층 제조 기술이 단순 시제품 제작을 넘어, 대형 구조물의 양산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다. 중국의 주요 기업들은 ‘양산 체제의 적층 제조’를 표방하며, 고성능 대형 금속 장비와 통합형 품질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中, 국가 전략으로 금속 적층제조 생태계 육성

항공부품은 수십 년간 극한의 운항 환경 속에서 고온, 고압, 진동, 부식, 피로 등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이에 따라 고강도 경량 금속을 활용하되, 정밀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제작 방식은 다품종 소량 생산, 정밀 주조와 가공의 반복이라는 높은 시간·비용의 장벽이 존재했다. 그러나 금속 적층제조는 이러한 제약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설계 복잡성이 증가해도 비용 상승이 거의 없으며, 단일 공정으로 복합 형상을 구현하고 기능 통합도 가능하다. 항공 부품의 설계 유연성과 품질 균일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금속 적층제조를 항공우주 산업의 미래 제조 기반으로 정의하고, 국가 전략 과제로 채택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BLT, LiM Laser, Farsoon, HBD, E-Plus-3D, HT(Haitian)등 중국 기업들이 일제히 대형 금속 적층제조 장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중국기업의 대형 장비의 출력 사이즈는 유럽 선도기업보다 앞서 있으며 △다중 레이저 동기화 △정밀 구동 기술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 △실시간 데이터 분석 기반의 품질 제어 등에서 유럽 선도기업 수준에 근접하는 기술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LiM LASER는 대형 항공기 부품 적층 사례를 공개하며, 시제품 제작을 넘어 부품별 특성 인증과 품질 보증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빠른 성장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체계적인 정책 지원, 그리고 대규모 내수 시장을 통한 실증 기회 확보가 있었다.


▲ LiM LASER가 금속 적층제조로 제작한 대형 항공 부품



■장비 대형화 넘어 신뢰성 확보로 무게 중심 이동

이번 전시회에서 주목할 점은 중국이 단순히 대형 장비 기술을 과시하는 것을 넘어, 소재-제조-검증-운용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층제조 금속분말의 국산화와 소재 품질 표준, 공정 제어 알고리즘의 고도화, 후처리 및 열처리 프로세스까지 포함된 품질 보증 체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었는데, 이는 중국의 항공인증체계 준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점은 유럽과 미국의 선진 기업들도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해 온 사항이지만, 중국은 정책, 기업,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실용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한국 역시 항공 부품 제조에서 금속 적층제조를 도입하고 있지만, 신뢰성과 반복 생산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과도기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필자가 근무 중인 금속 장비업체 대건테크는 2019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와 협력해 개발한 ‘M800’ 장비로 대형 비행체 부품의 적층 제작 및 신뢰성 검증 과제를 수행 중이다. 2022년부터는 보잉사 및 미국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와 함께 항공부품의 인증 시험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협업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장비, 소재, 인증 시스템의 통합이 부족하고, 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도 제한적이다.


■항공부품 적층제조, 신뢰성 확보 위한 인프라·인증제도 구축해야

항공산업 특성상, 적층제조 기술의 도입은 단순한 장비 확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산업 인프라 정비와 인증제도 연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정비해야할 과제로 △항공용 금속분말 품질 표준 수립 및 소재 내재화 △DfAM(적층제조특화설계) 기반 설계 최적화 및 시뮬레이션 역량 확보 △공정 중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 및 AI 기반 결함 제어 △항공 인증 대응 검사·시험 프로토콜 및 시편 관리 체계 구축 △MRO 및 맞춤형 부품 생산을 위한 적층 설계 유연성 확보 등을 꼽고 있다.


또한 국내 항공 부품 제조업계 역시 적층제조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이다.


금속 적층제조는 더 이상 신기술의 데모(평가판)가 아니다. 실제 항공부품에 사용되고, 반복 생산이 이루어지는 제조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복잡 형상 구현이나 경량화보다도, 이제는 ‘신뢰성과 반복 가능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 참관을 통해 확인된 항공부품용 금속 적층제조 기술은 더 이상 초기 개념 검증 단계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공정 안정성, 장비 신뢰성, 인증 데이터 확보 등 실제 양산을 위한 기반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으며, 적층 제조가 항공 부품 생산의 표준 공정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전문가들은 “금속 적층제조의 미래는 단지 형상을 만드는데 있지 않다.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반복 가능하며, 인증 가능한 품질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가가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층제조 기술을 단순한 신기술이 아닌 미래 제조 전략의 핵심 요소로 받아들이고,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기술 투자로 실질적인 신뢰성 확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금속 적층제조 상용화 핵심 ‘신뢰성’ 확보 방안(갓테크 박기덕 대표)


▲ 갓테크 박기덕 대표

폴리머 소재를 사용한 적층제조 부품과는 달리, 금속분말을 활용한 적층제조 부품은 초고온, 극저온, 초고압, 산화, 부식 등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물리적 특성과 내구성, 안정성, 신뢰성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TCT 아시아 2025’에서 금속 적층제조 장비 및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복잡하고 정교한 부품의 제작 기술과 대형화에 대한 기술 동향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실증 사례 또는 상용화 사례에 대한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적층제조를 활용한 대형화, 대량 생산의 밝은 면만 주로 조망되고, 그 이면에 상용화를 위해서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를 확인할 길이 없어 많이 아쉬웠다.


필자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적층제조가 목표로 하는 가장 큰 시장인 항공산업 분야보다 우주발사체, 발전 등 산업에서 복잡한 형상만 구현한 시제품 형태의 부품들이 대부분 전시됐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항공분야 부품 전시나 응용사례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항공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감항’ 인증을 통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수적인 절차이다.

그런데 해당 인증을 위한 최소 시험 수는 부품의 종류, 적용 위치, 안전성 등급(Criticality), 인증 유형(초도개발 vs 변경 인증 등)에 따라 다르다 보니 대부분의 적용·개발 사례는 상대적으로 인증이 간소한 우주 발사체 부품 혹은 발전용 부품, 주 응력이 발생하지 않는 단순 액세서리 등에 집중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미래 전략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지원과 대규모 내수 시장을 통한 실증 기회의 확보, 이를 통한 장비 경쟁력(가성비, 고속, 대형화) 확보 등이다.


장비 분야에서 선점한 기술 우위를 통해 금속분말의 수요를 촉발시키고 큰 시장을 바탕으로 금속분말 대량양산 시스템을 구축하여 ‘양이 곧 경쟁력’인 분말시장에서 한국대비 절반가격에 불과한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였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와 같은 중국의 선순환 구조이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제한적인 한국의 경우, 글로벌 적층제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뢰성 높은 소재에 대한 개발과 적극적인 인증 확보를 통해 신뢰성 및 품질을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규모의 경제에 맞대응하기 보다는 오히려 적층제조 소재 및 장비에 대한 안전성 및 신뢰성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부품이 설계 하중(Design Load) 또는 극한 하중(Ultimate Load) 조건에서도 파단되지 않음을 평가할 수 있는 정적 하중 시험(Static Load Test) △반복 하중에 대한 내구성 평가, 장기 사용 중의 균열, 피로 누적을 확인 할 수 있는 피로시험(Faitgue Test) △초기 손상 발생 후 일정 기간 안전 운항이 가능한지 검증하기 위한 손상 허용성 시험(Damage Tolerance Test) △기계적 인장, 압축, 굽힘, 전단 등에 대한 최대 강도를 확인하는 강도 시험(Strength Test) 등이 있겠다.


우리는 이러한 시험을 집중하여 평가하고, 평가된 결과를 빅데이터로 구축하여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금속 적층제조 부품의 실증 평가 및 상용화를 앞당기는 핵심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 TCT 아시아 2025에서 Farsoon 등 중국 기업들은 일제히 대형 금속 적층제조 장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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