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올해 1~2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7.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6.2%포인트 하락했다.

10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58.3GWh로 전년동기대비 27.3% 늘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전년동기대비 6.2%p 하락한 38.6%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2GWh(점유율 20.9%)로 전년동기대비 14% 늘어나 2위를 유지했다. SK온은 6.1GWh(점유율 10.5%)로 38.6% 증가해 5위에서 3위로 올랐다.

반면, 삼성SDI는 4.2GWh(점유율 7.2%)로 22.2%가 줄어 3위에서 5위로 내려왔다. 삼성SDI의 하락세는 유럽 및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의 배터리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BMW의 경우 i4, i5, i7, iX에 탑재됐고 2023년 말에 출시된 i5의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 리비안은 R1S, R1T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타사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출시되면서 삼성SDI 배터리 사용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 온의 배터리는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Mercedes-Benz,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등의 순으로 탑재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전기 승용차인 아이오닉5와 EV6 페이스리프트 이후 회복세를 보였고, Mercedes-Benz,는 SK 온 배터리를 탑재한 컴팩트 SUV EQA와 EQB가 전년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쉐보레, 기아 등에 사용됐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량 부진으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이 32.7% 감소했다. 폭스바겐의 ID시리즈, 기아의 EV3 판매 호조와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총 사용량은 14% 성장했다.

중국의 CATL은 16.8GWh로 전년동기대비 36.6% 성장률을 나타내며 점유율 28.8%를 기록, 1위를 유지했다. CATL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또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 현대자동차 등 다수의 전세계 주요 OEM들이 CATL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이슈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해외 수출로 해소하며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위는 일본 파나소닉, 6위는 중국 BYD(비야디), 7위는 테슬라가 이름을 올렸다.

한편, 현대자동차가 동남아시아 현지 전략형 모델을 출시하고 인도에서 타타자동차가 신규 전기 SUV를 공개하는 등 아시아 신흥 시장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로인해 LFP(리튬인산철)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현지화 전략을 수립한 CATL,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역별 정책 변화와 신규 모델 출시라는 변곡점을 맞이하며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안정화와 맞춤형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