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이클 시스템 구축 필요성
금속 자원은 석유 등의 에너지 자원과 달리 사용하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리사이클이 가능한 자원이다.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나 해저까지 자원개발의 현장이 확장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자기기, 자동차 등으로부터 각종 베이스 메탈이나 희유금속을 수집하여 재활용하는 것이 코스트 경쟁력 측면에서 합리성을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리사이클을 저코스트로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의 안정적인 수집체제와 함께 관련 플랜트가 높은 기술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내수 규모도 크기 때문에 폐기물 자원인 도시광산의 매장량이 금 6,800톤(세계 연간 소비량의 2.7배), 은 6만톤(동 3.1배), 동 3,800만톤(동 2.5배)등에 달하는 등 방대하다.
또한 리사이클 전문 기업인 일본의 DOWA사는 각종 폐기물을 용해하여 다양한 금속을 분리, 차례대로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면서 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희토류에 관해서도 신에츠화학이 에어컨 등의 폐기가전에서 네오듐이나 디스프로슘을 회수하고 동사가 생산하는 자석의 재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할 방침으로 있다. 또한 도요타는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자사의 하이브리드자동차에 탑재된 니켈수소전지를 완전 리사이클 하는 체제를 갖췄다.
프리우스 등의 폐차에서 전지를 분리하고 가열에 의한 환원, 제련 등의 과정을 거친 후 순도가 높은 니켈을 저코스트로 회수하고 새로운 니켈수소전지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낫코금속은 제련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리튬이온전지 양극재를 녹이는 수용액의 종류와 수소이온농도를 선택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망간, 코발트, 니켈, 리튬을 순서대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리사이클 공장을 건설했다.
또한 동경대학 생산기술연구소의 오카베 교수는 현재 초점이 되고 있는 희토류인 네오듐과 디스프로슘을 전기자동차 모터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등에 사용되는 네오듐 자석에서 효율적으로 리사이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네오듐 자석을 염화 마그네슘에 넣고 철 등의 물질을 분리하고 진공상태로 증류함으로써 80% 이상의 네오듐과 디스프로슘을 회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타 미생물을 활용하여 복잡한 공정을 생략하면서 효과적으로 희유금속을 회수하는 바이오 공법 등도 일본에서 개발되고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의 초중질유의 경우 발전소에서 연료로 활용한 다음 바나듐,니켈 등의 희유금속을 회수하는 리사이클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의 수출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국 내에 폐기물 자원이 많은 일본과 달리 리사이클 플랜트를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는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가정에 방치된 중고 휴대폰, 폐 PC 등 각종 전자기기의 자발적 회수를 촉진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효율적인 리사이클 체제 및 관련 기술의 개발을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국의 경우도 최근 대규모 리사이클 체제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동아시아 및 아시아 역내 차원에서의 효과적이고 경제성이 높은 리사이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희유금속 대체 기술에 적극 나서는 日
희소한 금속 자원을 대체하는 기술의 개발로 자원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위해 선진국 기업을 중심으로 희소금속 대체 공법의 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례로 미국 IBM의 경우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CZTS라는 태양전지를 일본의 쇼와셀사와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CZTS는 구리, 아연, 주석, 유황 등을 사용하는 금속화합물 태양전지이며, 일반적인 화합물 태양전지와 달리 갈륨이나 인듐 등의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히타치제작소의 경우 고출력의 네오듐 자석을 대체하기 위해 산화철로 만든 영구자석인 페라이트 자석을 활용해도 모터 등의 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모터의 회전 부분에 효율적으로 자력이 작용하도록 한 것이며, 보다 적은 전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히타치제작소는 2년 이내에 에어컨, 냉장고, 전기자동차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테이진과 도호크대학교는 철과 질소로 구성된 나노(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미세 입자재료로 강력한 자석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같이 희토류를 포함한 희소한 금속을 가공하면서 부품 및 소재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해 왔던 일본기업은 희유금속 대체를 지상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본정부나 공공연구기관, 대학 등에서도 일중 희토류 파동을 계기로 원소 차원에서 대체 기술을 모색하는 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문부과학성이나 경제산업성 등에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본 내에서도 확보 가능한 흔한 원소를 가지고 각종 첨단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 연구를 강화해 왔다.
모래에서 확보할 수 있는 실리콘, 제오라이트, 나무에서 추출할 수 있는 그라펜, 카본나노튜브, 플라렌 외에 시멘트, 산화철 등을 전자부품 재료, 태양전지 재료, 전선, 구조물재료 강화 첨가제 등에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동경공업대학교의 호소노 교수는 일본에서도 흔한 시멘트를 이용해서 투명한 금속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 LCD에 사용되는 희소금속인 인듐의 대체에 주력하고 있다. 시멘트는 통상적으로 전기를 차단하는 재료이지만 시멘트를 구성하는 칼슘, 알루미늄, 산소 원자의 결합구조 사이에 있는 산소이온을 전자로 대체하는 가공을 통해 전도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와 같이 흔한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간의 배열을 바꾸거나 원자 사이의 전자의 궤도를 왜곡하는 등의 원자 가공 기술을 통해 희유 금속에 의존했던 강한 내구성, 高자성(磁性), 열 팽창성, Photonics, 발광성, 전도성, 형광성, 유전·압전·초전(焦電) 기능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희유금속과 달리 구리 등의 베이스 메탈을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흔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첨단재료인 카본나노튜브 등의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전선 등으로 응용하는 노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원자 레벨의 가공을 통해 신물질 후보를 찾아내고 재료구조를 설계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일본기업의 경우 연구 및 개발 현장 등에서 각종 재료 및 원소를 다각도로 실험하면서 희토류 등의 활용방법을 발견하고 고도의 소재 생산 기술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실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보강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을 통해 각종 희소금속이나 베이스 메탈의 가치나 희소성이 하루아침에 급락할 정도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제조업의 형태가 혁신되면서 금속자원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희유금속 확보가 제조업 경쟁력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일본 등의 제조강국은 해양자원개발, 리사이클, 대체기술의 개발을 중심으로 금속 자원부족을 극복하려고 하고 있고 관련 기술도 앞으로 상당히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측면에서 자원 개발과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금속자원의 해양자원개발은 아직 초보단계이고 금속의 리사이클과 대체기술 개발은 아직 태동단계라고 할 수 있다.
금속자원의 부족은 신흥국의 성장과 그린산업의 성장에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금속자원의 공급난이 확산될 경우에는 제조업의 경쟁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대체자원이나 대체소재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속 자원의 공급애로가 확산될 경우 주요 경쟁 부품 혹은 제품간, 경쟁국가간 경쟁우위가 뒤바뀌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최종재와 일부 중간재 부품산업에서는 경쟁력이 높지만 소재 기술의 경쟁력이 약하고 자원 보유가 빈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희토류를 포함한 희유금속의 공급차질이 단기적으로 발생할 우려도 있고 이에 따라 일본의 첨단 소재기업이 중국으로 거점을 이전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첨단제조업이 중국의 희유금속을 활용하는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에 의존해 왔으나 앞으로는 자원과 함께 첨단 소재 및 부품에 대한 대중의존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제까지 에너지 이외의 자원에 대한 공급 불안이 주목을 받은 적이 별로 없었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희토류 생산 집중문제, 볼리비아의 리튬광산을 둘러싼 각국의 각축 등이 뉴스를 장식하기 시작하고 있다.
금속 자원 경쟁의 서막에 불과할지 모른다. 거대한 인구를 가진 신흥국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그린 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금속자원의 수요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희유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자원확보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 들이 갑자기 올 지도 모르기 때문에 금속 자원 리스크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完>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amenews.kr/news/view.php?idx=6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