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셋째 주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심화 등으로 인해 상승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완화 속도 조절 신호와 중국의 경제 부진은 유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12월 3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0.19달러 상승한 73.91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61달러 오른 70.71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0.97달러 상승한 74.147달러를, 오만(Oman)유는 0.96달러 오른 74.14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지정학 부문에서 서방의 對러 제재 강화 등이 국제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12월 16일 미국은 러시아 석유 등을 북한에 수송한 러시아 기업 3곳과 북한 기업 1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으며, 유럽연합도 16일 장관급 회의를 통해 대러 제재 패키지를 최종 채택하여 유조선 52척과 개인 54명, 기업 30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영국,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북유럽 5개국, 발트 3개국 등 12개 서방 국가는 러시아 그림자 선박 활동 억제에 합의했으며 영국, 덴마크, 스웨덴,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6개국은 영국해협, 덴마크해협, 핀란드만, 스웨덴-덴마크 해협에서 선박에 대한 보험 서류 검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14일에는 무인기 공격으로 러시아 Oryol 구역에 위치한 석유 저장 시설에 화재가 발생했고, 19일에도 Rostov 지역에 위치한 정제설비에 화재가 나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또한 16일 미 중부사령부는 예멘 내 후티 반군의 지휘 통제 시설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은 19일 후티 반군 거점 지역 내 항만과 석유 저장시설을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습을 가하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 되면서 유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등이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2월 13일 기준 미국 상업 원유 재고는 전주대비 93.4만 배럴 감소한 4억 2,101.6만 배럴로 5년 동기 평균대비 5% 이상 낮았다.
더불어 15일, 러시아 유조선 Volgoneft 212, Volgoneft 239호가 Kerch해협에서 폭풍우로 인한 피해를 입어 일부 누유가 발생해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러시아 언론은 유출량을 최소 3,000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중국 국영석유회사 Sinopec 산하 연구소 분석가는 중국의 석유 소비가 2027년 8억 톤으로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젤 수요는 2025년 1.74억 톤으로 5.5% 감소하고, 휘발유 수요도 전기차 보급이 휘발유 소비 2,600만 톤을 대체해 2.4% 감소한 1.73억 톤을 기록할 것이며, 등유만이 4,550만 톤으로 7%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시사와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이 국제 유가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2월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전년대비)이 3%로 10월 증가율(4.8%) 대비 둔화했으며 시장 예상치(4.6%)도 밑돌아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원유 수요 둔화가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또한 12월 17~18일 미 연준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25bp 인하를 결정해 9월부터 세 차례 연속 인하했지만 연준 성명서와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함을 지적했으며 향후 금리 조정에 신중을 기할 것임을 표명했다.
영란은행도 인플레이션 목표치(2%) 달성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준금리를 4.75%로 동결했으며, 향후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약속할 수 없다고 19일 밝혀 금리인하 속도가 둔화 될 것이라고 시사한 여파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