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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2-04 16:50:26
  • 수정 2024-12-19 14: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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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3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극한환경 소재’다. 우주·항공, 에너지, 탄소중립 등 미래 유망분야의 극한환경(초고온, 극저온, 초고압, 고부식 등)에서 사용하는 극한소재에 대한 수요와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극한소재는 대다수 수출통제품목으로, 소수의 국가 및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이라 국가 간 경제보복, 패권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재기술백서 2021은 소재연구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극한환경 소재기술’을 주제로 초고온 환경용 소재, 극저온 환경용 소재, 특정극한 환경용 소재와 관련된 기술동향을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21’를 연재한다.


미래기술 초고자기장, 소재기술 개발 필수



구리전선 이용 한계, 고온초전도 연구 급증

2세대 고온초전도선, 기계적 변형 내력, 초전도 특성 우수




■초고자기장 소재기술


1. 기술의 개요


1.1 기술의 정의 및 분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년 8월에 과학기술의 중장기 정책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를 발표했다. 풍요로운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해 과학기술이 해결해야 할 십여 가지 과제 중 극한의 초고자기장 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술로 초고속 열차인 하이퍼루프, 궁극의 에너지원인 핵융합 장치, 하늘을 나는 자동차, 그리고 뇌질환극복을 위한 고자기장 MRI 등 다수가 포함됐다. 이러한 미래기술 개발을 위한 기반기술인 초고자기장 기술의 구현을 위해서는 초고자기장 발생을 위한 소재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자기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전선을 코일 형태로 감은 전자석을 사용하며 이때 전선에 흘릴 수 있는 전류량에 따라 발생 자기장의 세기가 비례한다. 따라서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전선이 필요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구리선을 이용하여 초고자기장 발생 전자석을 만들 때 그 크기와 무게 그리고 소비전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게 되어 활용에 한계가 있다.


초고자기장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전자석의 설계기술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전자석에 사용되는 전선의 전류용량이 극대화되어야 하며 구리선의 경우 사용온도, 재질, 통전시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10A/mm2 내외를 흘릴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고온초전도선의 경우 1,000A/mm2 내외를 흘릴 수 있어서 극한의 초고자기장에 도달할 수 있는 전자석을 만들 수 있게 됐다.



▲ <그림 1>과학기술로 실현될 2045년 미래의 모습(자료: 과기정통부, 과학기술 미래전략 2045(2020.08))


1911년, 섭씨 영하 269도의 극저온에서 수은의 전기저항이 영이 되는 초전도 현상을 발견한 이후 많은 초전도재료 개발연구가 이어져 왔으며, 초기에는 주로 금속계 초전도재료가 개발됐다. 하지만 1986년 금속계 초전도재료보다 휠씬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는 세라믹계 고온초전도 재료가 개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고온초전도 재료 개발을 위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최근에는 267GPa의 엄청나게 높은 압력하에서 생성된 황화수소 화합물이 섭씨 15도의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하지만 초전도재료가 고자기장 발생을 위한 전자석 제작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전선 형태로 가공이 쉬워야 하고, 초고자기장 하에서 우수한 통전전류 특성을 나타내야 한다.


<그림 2>에서와 같이 ReBCO로 대표되는 2세대 고온초전도선이 가장 우수한 자기장 특성을 나타내며 특히 20테슬라(자기장의 세기 단위, 자속밀도) 이상의 초고자기장 하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통전전류밀도 특성을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자료에서는 극한의 초고자기장 발생용 소재로서 2세대 고온초전도선에 대해서만 한정하여 논하기로 한다.


▲ <그림 2> 자기장에 따른 초전도선 종류별 통전전류밀도(자료: https://nationalmaglab.org/images/magnet_development/asc/plots /JevsB-0411181024x743PAL.png)


2세대 고온초전도선은 세라믹인 초전도재료의 기계적 변형에 대한 내력을 가지도록 고강도 금속 기판에 박막공정으로 코팅하여 제조되며, 우수한 초전도 특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금속기판과 세라믹 초전도층 사이에 다수의 기능성 세라믹 박막이 코팅된다. 2세대 고온초전도선의 대표적인 단면 구성을 <그림 3>에 나타내었다.

▲ <그림 3>2세대 고온초전도선의 대표적 단면구성(자료 : ㈜ 서남(홈페이지))


2세대 고온초전도선의 단면구성에 따른 역할은 다음의 <표 1>에 정리했으며, 2세대 고온초전도선의 생산공정에 따른 주요 기술은 총 3개로 정리할 수 있다.


▲ <표 1>고온초전도선의 구성 물질의 역할


1) 금속기판 형성
세라믹인 고온초전도 재료를 전선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연하고 높은 강도를 가진 금속기판(4 또는 12mm 폭)에 얇게 코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때, 금속기판은 이후 증착되는 각종 기능층 및 초전도층의 이축 배향 특성 유지를 위해 우수한 표면 거칠기(Rq 3nm 이하)를 가지도록 전해연마(electrolytic polishing)한다.

또한, 800℃ 이상의 고온 산화분위기에서 증착 공정이 이루어지므로 고온 내산화 특성이 우수하고 열팽창 계수가 낮은 니켈합금인 Hastelloy C-276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고가로 인해 최근에는 스테인리스(STS310s) 기판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 2세대 고온초전도선 단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금속기판의 두께를 줄여서(100um → 40um) 전체 무게를 줄이고, 통전전류 밀도를 높여 고성능의 초고자기장용 전자석 제작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한편 테이프 형상 금속기판의 전해연마시 모서리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식각되는 것으로 인해 폭 방향 두께 불균일이 발생하며, 결국 전자석 제작시 자석의 크기가 불균일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고온초전도선의 단면 불균일성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가 최근 준비되고 있다.

2) 이축 배향층 형성
이축 배향층 증착기술은 다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거의 단결정과 유사한 집합조직을 가지도록 증착하는 것이다. 증착층이 이루는 면내 집합도(Δφ)와 면외 집합도(Δω)가 약 7도 이하로 낮아야 하며, 이러한 이축 배향 특성을 나타내기까지 증착 두께(또는 증착 시간)가 짧을수록 유리하다.

이온빔보조 증착장치를 이용하여 다양한 이축 배향 물질을 증착하였으나, 결국 가장 짧은 시간(수십 초이내)에 목표 이축 배향도에 도달하는 마그네시아로 거의 수렴하였다. 국내 업체인 ㈜서남은 이온빔보조 증착장치 개발 및 이축 배향층 증착기술에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3) 초전도층 형성
고온 초전도박막층은 다양한 방법으로 증착(펄스레이저 증착법, 금속유기물화학기상 증착법, 금속 유기물 증착법, 동시 증발법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증착되는 물질 또한 이트륨을 비롯해 다양한 란탄계 희토류와 바륨, 구리 및 산소가 거의 1:2:3:7로 구성된 초전도층이 형성된다.

또한, 자기장 특성 향상을 위하여 초전도층 내부에 미세 2차상(Re2O3, BaZrO3, BaHfO3, BaSnO3) 또는 불순물을 주입하거나 다양한 희토류 물질을 섞어서 증착하는 방법을 개발 및 상용화해 적용 중이다. 금속 유기화합물 기상증착법으로 자속고정점(BaZrO3)이 도입된 우수한 고자기장 선재를 제조하고 있으며, 펄스레이저 증착법을 사용해서도 우수한 고자기장 선재를 제조하고 있다.

동시증발법의 경우 가장 빠른 생산속도(360m/h)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동시증발법의 장점과 펄스레이저 증착법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으로 고자기장 특성이 우수한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1.2 2세대 고온초전도선 기술의 원리

초전도 전자석 제작에 사용되는 2세대 고온초전도선은 최소 100미터 이상의 긴 길이가 요구된다. 따라서 모든 공정에는 선을 안정적으로 이송하기 위한 릴투릴(reel-to-reel, R2R) 장치가 필수적으로 적용되며, 생산속도를 높이기 위해 증착구간에서는 멀티턴(multi-turn)으로 장치가 구성된다.

이러한 장치를 이용해 먼저 평탄하게 전해연마한 금속기판을 진공증착장치 내부의 릴투릴(R2R) 장치에 장착한 후, 확산방지층·씨앗층·이축 배향층·정합층·완충층·초전도층·보호층 순서로 증착을 한다. 확산방지층(Al2O3 20nm)/씨앗층(Y2O3 7nm) 및 이축 배향층(MgO 10nm)은 상온에서 증착이 이루어지며, 특히 이축 배향층 증착시 증착 물질(GdZrO3, YSZ, MgO, TiN)에 따른 보조 이온빔의 입사각도가 달라진다.

마그네시아의 경우 암염(rock salt) 결정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이온빔의 조사각도가 기판과 45도를 이루어 목적하는 이축 배향층을 얻을 수 있다. 이후 이온빔의 조사로 인해 격자상수(MgO의 경우 4.2→4.29Å)가 커진 이축 배향층의 안정화를 위하여 정합층을 증착한다. 이후 초전도층과 화학적으로 안정하며 격자상수 차이가 적은 완충층(LaMnO3, CeO2 등)을 증착한다.

초전도층은 초전도 물질로 이루어진 금속 또는 화합물을 진공증착하여 형성하며 기존 세라믹층 증착과 달리 매우 두껍게(약 1um 이상) 증착한다. 그리고 초전도층의 기계적 화학적 안정성과 접촉저항 저감을 위해서 고가의 은을 최소한으로(1~3um) 증착한다. 최종적으로 10~20um 두께로 구리를 도금 또는 증착하여 최종 완성한다. 이후 2세대 고온초전도선의 응용 분야에 따라 다양하게 추가 가공될 수 있다.

1.3 극한환경 소재기술 관점에서 2세대 고온초전도선 기술의 중요성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극저온, 초고자기장, 초고온 등과 같은 극한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적인 이익뿐만 아니라, 파생되는 많은 부가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국가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초고자기장 발생기술은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핵융합 장치, 초고속 이동 수단인 하이퍼루프,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 초고해상도 MRI(자기공명 영상장치), 단백질 구조 분석용 초고자기장 NMR 핵자기공명분광법(Nuclear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NMR), 암치료용 가속기, 에너지 저장장치 등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응용기기들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 기반기술이다.

초고자기장 발생기술은 최근 무절연 고온초전도 전자석 기술이 개발되며 기술향상이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다. 더불어 고자기장용 고온초전도선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여기에 알맞은 고온초전도선은 아직 개발되지 못한 상태이다. 20테슬라 이상의 높은 자기장 하에서 고온초전도선이 경험하게 될 큰 응력을 견뎌야 하고, 또한 고온초전도선의 길이 방향 통전특성 및 크기(두께 및 폭)의 균일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고성능의 고온초전도선이 개발되지 않고서는 초고자기장용 전자석을 개발할 수 없다. 결국, 우수한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먼저 개발하는 국가가 자국 초고자기장 전자석 개발에 우선적으로 공급할 것이므로 타국은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초고자기장 발생 전자석 개발을 위해서는 핵심소재인 2세대 고온초전도선 기술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 <그림 4>초고자기장(900MHz) NMR 활용 분야(자료 :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생활 속 연구장비(2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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