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유 가격 추이

8월 첫째 주 국제 유가가 미국의 실업률 상승 및 중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 등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위축으로 인해 전 유종이 하락했다. 반면,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지속과 미 원유재고 감소는 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8월 1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1.52달러 하락한 77.57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대비 1.27달러 떨어진 74.39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4.07달러 하락한 75.54달러를, 오만(Oman)유도 4.07달러 떨어진 75.54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경기침체 우려, 위험자산 투자심리 약화 등이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실업률은 4.3%로 4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또한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1.4만 건으로 시장 예상치(17.5만 건)를 하회 했다.

미국 노동지표 발표 이후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됐다. 미국 경기가 침체되면 국제 원유 수요는 줄 수밖에 없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앞서 7월31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주요국 증시가 급락했다.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소비가 둔화되고, 통상 소비 둔화는 원유 수요를 축소하는 요인이 된다.

중국의 7월 수출액은 전년대비 7% 증가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증가율이 둔화됐다. 수입액은 전년대비 7.2% 증가로 급증(6월 –2.3%)했으며, 시장에서는 서방 제재에 대비해 선수입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0.5%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며 시장 예상치(0.3%)를 상회했으나, 생산자물가는 전년대비 0.8% 하락세를 유지했다.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중국의 원유수입 감소 등이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른 7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4,234만 톤으로 전월대비 8.9%, 전년동월대비 3.1% 감소했다. 1~7월 누적 수입량은 3억 1,781만 톤으로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Brent 유가 전망($84.44/B)을 1.93달러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하락에도 OPEC+의 감산 등에 따른 재고 감소로 올해 잔여기간 유가 상승을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석유 재고 감소는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8월2일 미국 원유 재고는 4억 2,932.1만 배럴로 전주대비 372.8만 배럴 감소해 감소 규모가 시장 예상(70만 배럴↓)을 상회했다.

사우디 아람코 CEO는 석유수요('24년 증분 160~200만b/d)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최근 유가 급락은 과도하다고 발언했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 등이 유가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8월5일 이라크 주재 미군 공군 기지 피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충돌도 이어졌다.

예멘 후티 반군은 7월20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지 보름만인 8월4일 홍해 내에서 라이베리아 선적 컨테이너선 그로톤(Groton)호를 공격했으며, 8월7일에는 홍해와 아덴만에서 상선 1척(라이베리아 선적)과 미국 구축함 2척을 대상으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동부 군벌의 지시로 사라라(Sharara)유전 폐쇄되며 생산이 중단됐고 리비아 국영 석유회사는 동 유전에 대해 8월7일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이러한 지정학 위기 고조는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