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세계 적층제조 시장 27조, 금속 3D프린터 3800대 성장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사용량↑, BJ용 미세분말·w-DED용 와이어 수요↑ 전망
韓 기업 금속 장비 수요 증가, 우주항공·방산·뿌리 연계 및 R&D 지원 확대 必
최근 국내외 적층제조(AM) 시장은 3D프린팅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Wohlers Report 2024’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적층제조 시장 규모는 200억 달러(한화 27조4천억 원)를 기록했다.
이러한 시장 규모는 전체 제조업의 0.13% 불과하나 매년 성장속도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적층제조 시장규모는 크게 서비스(Service) 영역과 장비, 소재, S/W 등의 제품영역(Product)으로 구별되는데 전체 시장규모의 60%를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
■세계 적층제조 시장 10년 후 5배 이상 성장 예상
적층제조 시장성장률은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던 2020년 7.5%에 불과했으나 21년 19.5%, 22년 18.3%, 23년 11.1%를 성장하여 올해 팬데믹 이후 급격한 시장성장률에 둔화되었지만 관련 시장이 성장주기상 성숙 단계에 진입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시장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10년 후인 2033년에는 970억 달러로 전체 제조업의 0.58%를 차지하며 현재 시장보다 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3년 세계 적층제조 장비시장은 36억7,000만 달러(5조9천억 원)이며, 소재시장의 경우 32억6천만 달러(4조2천억 원)로 추정되고 있다. 장비시장의 경우 5,000달러 이상의 산업용 장비의 판매는 2022년 3만대에 육박했으나 2023년에는 12.9% 감소한 2만5,000여대가 판매되었으며 금속장비는 3,793대로 증가하고 폴리머 장비는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 세계 적층제조 장비 제조사는 한국이 네덜란드와 같은 17개사를 보유하여 미국 63개사, 중국 44개사, 독일 40개사의 뒤를 따르고 있다.
소재시장 중 폴리머 분말시장은 13억8,000만 달러로 전체의 38%를 차지하며 가장 큰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광경화성수지와 필라멘트가 각각 7억2,900만 달러(21%), 7억4,700만 달러, 금속이 7억2,1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소재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2020년 광경화성수지 시장이 폴리머 분말에 역전당한 이래 격차가 2배 가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는 최근 레이저를 사용하는 SLS 방식 또는 바인더를 사용하는 바인더 제팅 방식으로 폴리아라미드(PA)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강도가 약한 광경화성 수지보다는 고강도 엔지니어링 부품 양산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속의 경우 PBF 및 DED용 분말이 대부분 차지하며, 최근 바인더 제팅용 미세분말과 w(와이어)-DED용 와이어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금속소재의 경우 2015년 8,800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2023년에는 8배에 육박하는 7억2,100만 달러로 급속 성장을 하고 있다.
향후 금속소재 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21.9%, 플라스틱 소재 시장은 19.8%로 2030년 이후에는 금속소재 시장이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재시장의 전망은 금속 장비시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데, 전 세계 금속장비의 경우 2015년 1천대에 불과했던 것이 2021년 2,397대, 2022년 3,049대, 2023년 3,793대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 세계 적층제조 시장 규모의 변화(출처: Wohlers Report 2024)
▲ 세계 적층제조 소재 시장규모(출처: Wohlers Report 2024)
■韓 금속 적층제조 장비, 비영리 기관에서 기업체로 확산 중
국내에 금속부품의 제조가 가능한 장비는 총 350대 정도가 보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 금속 장비 보급이 활발히 진행된 것은 7~8년 전으로 테크노파크, 각 지자체에 지원받는 비영리 공공기관과 대학 등에 많이 공급된 바 있다. 2019년 이후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및 한국재료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대학에 보급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최근 5년간 기업체의 금속 장비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업들은 금속 적층제조를 기반으로 고부가 제품 및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가동률도 높고 관련 소재의 구입도 많아져 적층제조 시장이 선순환 발전할 수 있다.
특히 2020년 이전에는 중소 중견 기업이 적층 서비스를 위해 장비도입이 활발히 진행된바 있고 2020년 이후 금속장비에 대한 검증을 마친 수요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장비가 도입되고 있다.
국내에 두산에너빌리티가 8대, 현대자동차가 5대, 스타코와 파트너스랩이 5대씩, 선박엔진용 노즐을 제조하는 금용기계, 고주파 코일 등을 제작하는 하나 AMT, 방산부품을 제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휴니드, LIG넥스원, 원에이엠 등이 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다이나믹 디자인, 프리시전웍스 등이 타이어용 금형을 제조하고 있으며, 방산부품 개발과 수리유지보수를 위해 해군정비창과 육군정비창에서 다수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방식별로 세분하면 형상 자유도가 우수한 금속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PBF 방식 장비가 대부분이며, DED 방식도 인스텍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바인더 제팅 방식 장비를 자이브솔루션즈에서 도입하여 디바인딩 및 소결공정을 확립하여 자동차 부품에 양산 적용할 예정으로 있어 PBF 대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또한 금속와이어를 이용하여 적층속도를 빠르고 대형부품 제작이 가능한 wire-DED 장비도 적극적으로 도입이 검토되고 있으며 다수의 연구과제도 진행 중에 있다.
▲ 분말을 적층해 최대 7.5미터까지 가능한 6축을 사용하는 인스텍의 대형장비 국내 장비 제조사도 적층 사이즈를 증대하고 있는데 PBF 장비를 제조하는 대건테크의 경우 M500 모델에 이어 M800 장비제작에 성공하여 방산부품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 분말기반의 DED 장비의 선두주자인 인스텍도 6축 로봇장비를 활용하여 최대 높이 7.5미터까지 가능한 장비를 개발 완료하여 곧 공개할 예정으로 있다.
국내 유일의 와이어 DED를 장비를 제조하는 에이엠 솔루션즈는 1.5X1.5 크기에 길이 방향으로 무한하게 제작 가능한 장비를 개발하여 적층시간과 적층크기에 혁신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지역별 장비 도입 상황을 살펴보면 서울 및 경인지역이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대구 경북지역, 경남과 울산에 밀집되어 있으며 기타 제주도, 부산, 전남 등은 상대적으로 거의 불모지와 같은 상황으로 지역적 편차가 매우 크다.
▲ 대건테크는 PBF M500 모델에 이어 M800 장비를 만들어 방산부품을 개발 중이다.
■우주항공, 방산산업, 뿌리산업과 연계 발전해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은 ‘2023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 보고서’를 올해 발간한 바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8월 7일부터 6개월간 국내 대기업·공학회 등의 전문가 2천722명을 대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5개국(미국,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중국)의 기술 수준과 기술 격차 등을 설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총 25대 산업 기술분야별로 보면 한국은 미래형 디스플레이(미국의 100%)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중 최고기술국 대비 한국의 기술수준이 낮은 분야로는 맞춤형 바이오 진단 및 치료, 3D프린팅과 차세대 항공이 80%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20여년전 이차전지, 차세대 반도체, 전기수소자동차, 나노소재 등도 한국의 기술 수준이 낮은 것에 비해 괄목한 성장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현재에는 대한민국의 적층제조 장비, 소재, 설계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향후 20년 후 한국의 적층제조 기술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명제가 주어진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를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자문해 본다.
첫째, 최근 몇 년간 적층제조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반적인 연구비 삭감과 더불어 적층제조 기술이 당장 투자대비 성공사례가 없다고 의견이 지배적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금속 적층제조는 해외 선진국을 중심으로 우주항공과 방산 분야에 적용이 활발한 상황에서 남의 나라로 치부하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도 관련 분야에서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 7번째로 자체 기술로 실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바 있으며 나로호, 누리호에 금속 적층부품이 사용되었으며 향후 성공사례가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정부의 투자가 요구된다. 그 외 개발 회사가 경쟁업체에 노출되기를 꺼리고 있지만 각종 반도체 부품, 금형 등 보이는 않는 숨은 사례가 다수 있다. 적층제조에 대한 투자가 멈추면 만년 선진기술력 대비 70% 수준의 경쟁력을 계속 가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둘째, K 방산분야와 적층제조의 적극적인 융합이 요구된다. 방산무기에 독자적인 설계기술과 소량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고효율 부품을 만들어 실제 장착하는 성공사례가 늘고 있으며 관련 군에서도 적극적인 활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세웠으며 필요한 핵심 소재부품 기술개발을 위해 방사청에서는 2027년 1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층제조를 활용한 부품개발도 적극 추진되고 있으며 그간 단종 및 조달 애로 부품, 수리 유지보수 부품 등에만 국한되고 있으나 최근 전투기, 자주포, 헬기, 잠수함 등 핵심 부품 제작용으로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방산분야의 연구개발은 무기의 최대 수입국인 구매국으로부터 무기구매의 전제조건으로 기술이전, 부품 역수출을 요구하는 절충교역으로 이 분야에 국내기업이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금속 적층제조 장비의 경우 공공기관의 장비 가동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소재 사용량도 미진하다. 장비 도입에 투자비도 만만치 않지만 운영에 필요한 인력부족과 고장 시 대처 능력 부족으로 지속적인 운용이 힘들어 이들 장비의 재배치를 추진하여 관련기업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경우 장비와 소재구매에 있어 국산 장비·소재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방식과 유사하게 국산 장비·소재 구매 시 보조금 또는 장기 무이자 금융 지원도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적층제조 기술이 최고 기술국 대비 78.1%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세계 우주항공과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첨단기술 적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항공용 소재 국산화를 위해 다양한 장비, 소재 및 공정변수에 따른 구조적, 금속학적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필요하며 항공기 감항 인증의 요구조건 및 항공규격에 따라 소재 시험이 필요하며 현재 개발된 소재 적용을 위한 인증된 물성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항공용 적층제조품의 시험, 평가, 인증 기술과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
인력양성에 있어서 대학 및 지자체 중심으로 단기교육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나 실제 산업현장에서 장비 운용 및 설계, 소재 선택, 응용 분야 개발 능력을 갖춘 산업형 인재의 육성도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