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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8-26 17:29:26
  • 수정 2024-08-27 14: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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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3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극한환경 소재’다. 우주·항공, 에너지, 탄소중립 등 미래 유망분야의 극한환경(초고온, 극저온, 초고압, 고부식 등)에서 사용하는 극한소재에 대한 수요와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극한소재는 대다수 수출통제품목으로, 소수의 국가 및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이라 국가 간 경제보복, 패권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재기술백서 2021은 소재연구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극한환경 소재기술’을 주제로 초고온 환경용 소재, 극저온 환경용 소재, 특정극한 환경용 소재와 관련된 기술동향을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21’를 연재한다.


액체수소 저장법, 차세대 수소저장기술로 적극 고려




수소전기차 보급량 증가할수록 액체수소 저장 수요↑

극저온 및 수소 환경 적합한 신소재 개발 필요




■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극저온용 특수합금 소재기술


3. 산업 및 시장 동향


‘한국판 뉴딜’ 및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환경 문제와 관련된 정책이 최근에 발표되고 수소 경제가 화두가 되면서 국내외적으로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2019년 발표된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2040년 기준 국내 수송분야의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은 각각 620만대(내수 290만대) 및 1,200개소에 이른다.



▲ <그림 1>국내 수송분야 보급 목표



현재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에서 채택하고 있는 수소 저장 방식은 고압기체수소 저장 방법이며 이에 따라 현재는 고압기체수소 저장 방법이 수소 산업에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고압기체수소 저장 방법의 에너지 저장 밀도는 부피 및 무게 관점에서 모두 미국 에너지부(DOE)의 목표에 다소 미흡한 실정이며, 액체수소 저장 방법이 그에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 <그림 2>수소 저장 방식에 따른 에너지 밀도



실제로 액체수소저장 방법은 고압기체수소 저장 방법을 비롯한 여타 저장 방법에 비해 무게 및 부피 관점에서 저장 밀도가 가장 우수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나 고압기체수소 저장 방법은 수소 저장 밀도를 높이기 위해 수소 저장 압력을 200기압 내외에서 최근에는 700기압 내외까지 높여가는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반면에 액체수소의 경우 1~3기압 내외의 낮은 압력 조건에서도 고압기체수소에 비해 수배 높은 수소 저장밀도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산업적 효율성뿐 아니라 높은 주민수용성이 기대되어 차세대 수소저장기술로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액체수소 저장을 위해서는 극저온 조건으로 수소를 냉각시키고 충분한 단열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에너지 소비 및 비용 증가 등이 액체수소 저장 방법 상용화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미국 DOE의 수소 충전소 경제성 해석 결과에 의하면 이러한 저해 요인에도 불구하고 수소전기차가 10만대이상 보급될 경우 고압기체수소 저장 방법보다 액체수소 저장 방법의 수소 판매 단가가 더 저렴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소전기차가 보급량이 증가할수록 액체수소 저장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그림 3>수소 저장 방식에 따른 수소 저장 용량




▲ <그림 4>수소 저장 방식별 수소 충전소의 경제성 비교



액체수소 관련 산업은 미국, 러시아 등에서는 1960년대 우주기술개발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미국의 에어 프로덕츠(Air Products & Chemicals), 프렉스에어(Praxair) 현, 린데(Linde plc)등에서 풍부한 기초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산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린데에이지(Linde AG), 에어리퀴드(Air Liquide) 등에서 대용량 액체수소 저장 플랜트 기술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분야까지 확대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가와사키중공업(Kawasaki Heavy Industries) 등에서 영국의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과 제휴하여 액체수소 생산 및 운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거대 연구시설과 더불어 중국발사체기술연구원(CALT) 등이 관련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최근 효성, 두산, 대우조선해양,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액체수소 저장 플랜트 및 액체수소 활용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으며, 효성중공업에서는 2023년 액체수소 국내 공급을 목표로 독일의 Linde에서 액화수소 플랜트 기술을 도입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는 하이리움산업, 패리티, 메타비스타 현, 블루에이치투 등 액체수소를 모빌리티에 활용하기 위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태동하여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액체수소 연료탱크를 이용한 드론의 장시간 비행을 시현하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기술 개발을 달성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기업 및 스타트업 기업 모두 액체수소 관련 극저온 및 수소 취성 등에 대한 소재-부품 관련 물성의 부족으로 효율적인 시스템 설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해당 시스템 환경에 최적화된 소재 선택 및 신소재 개발에 대해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5>는 세계 및 국내의 수소 수요 및 시장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수소 산업 로드맵, 맥킨지 인코포레이티드, 2018년.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소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경에는 국내외 모두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를 수소 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내외 모두 2030년 이후 수소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는 관련 기술 발전과 고객 수요의 확보, 수소의 최종 소비 주체인 수소전기차의 누적 증가로 인해 수소 수요가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로 사회가 변화하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 <그림 5>국내외 수소 수요 및 시장 전망



특이한 점은 산업 분야별 수소 수요를 살펴보면, 2050년 기준으로 수송 분야가 국내외 모두 가장 큰 수소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특히 수송 분야가 차지하는 시장이 전체 수소 시장의 32%에 이를 정도로 큰 수소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2050년경에는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수소 시장이 국내외 모두 전체 수소경제의 최대 시장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소 저장 효율이 가장 우수한 액체수소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 미래의 연구방향 및 정책 제언


현재는 액체수소가 주로 대용량의 저장 및 이송을 위해 사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대형 트럭, 열차, 선박, 드론을 비롯한 UAM, 군사용 드론, 농업용 드론, 수소에너지저장시스템(HESS) 등 수소 경제 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이미 국내외 기업에서 액체수소 드론의 실용화를 위한 시스템 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 <그림 6>액체수소 저장용 극저온 소재의 활용 전망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극저온 및 수소 환경에 적합한 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다. 일차적으로는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레스강을 비롯한 기존 소재에 대해 극저온 및 수소 환경에서의 물성 거동을 이해하고 충분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한 물성 평가 기반 구축이 함께 선행되어야 한다. 기존 소재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금속-수소 반응에 대한 이해 수준을 향상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 환경에 최적화된 신소재들을 개발함으로써 소재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의 대중화 및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일례로 액체수소의 대용량 저장 및 이송용 탱크 소재로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레스강을 사용하고자 할 경우 주요 고려사항은 극저온 취성 및 수소 취성 정도였다면, 액체수소 모빌리티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경량화, 저비용 및 피로 등 내구물성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더 세부적으로는 액체수소 모빌리티 내에서도 선박 및 열차와 같은 대형 모빌리티와 UAM, 승용차와 같은 소형 모빌리티, 군용 드론과 같은 특수 목적용 모빌리티 등의 분야에서는 경량화, 저비용, 내구물성, 내식성, 용접성 등 고려해야 할 항목들의 중요도가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것을 모두 고려하여 소재를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신소재 개발과 표준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액체수소 수준의 극저온 및 수소 환경에서 기존 소재에 대한 물성 데이터 확보와 다양한 신소재 개발이 미래 연구방향으로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극저온 및 수소 환경에서의 재료물성 평가기술이 먼저 구축되고 표준화되어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극저온 재료물성 평가기술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극저온 재료물성 평가 시스템 구축과 이를 활용한 물성 평가 및 신합금 개발은 별개의 사안이 아니고 또한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에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수소 경제는 화석연료 시대에 석유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수소가 대체하는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즉 현대 사회의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석유를 기체, 액체 등 다양한 형태의 수소가 대신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이유로 미래 수소 사회에서는 전통산업의 부흥을 기대하기도 한다. 다만 수소가 석유를 대체할 경우 수소 환경에서 요구되는 소재부품의 물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소재부품 관련 기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이 세심하게 수립될 필요가 있다.


특히 액체수소 분야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우주기술을 바탕으로 발전되어 왔다. 우리나라는 최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를 이뤄냈지만 우주기술 관련 연구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후발주자의 상황에 있고, 우주분야 소재부품 관련 기초 기술 또한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액체수소 관련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기초 기술부터 응용-실용화 기술까지 전주기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그러나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사업이나 수소연료선박 관련 사업 등 액체수소 관련 국내 기술 개발 사업은 대부분 대용량 저장 플랜트 및 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지원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소 사회에서는 소재부품 분야에서 전혀 다른 소재 물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소재부품 관점에 기반을 둔 전주기적 지원이 절실하다.


수소 경제에 대비한 국내의 수소 관련 정책은 한국판 뉴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정책 대부분은 수소 관련 기술개발 어젠다(agenda)를 수소의 ‘생산-이송/저장-활용’ 3단계로 구분하고 있고, 액체수소의 경우 현재 수소 이송/저장 분과에서 ‘대용량 저장 플랜트 및 이송’만을 고려하여 정책을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래 수소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수소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액체수소 분야도 현재의 대용량 저장 플랜트에 국한되지 않고 수소 모빌리티에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수소 관련 기술 정책들도 미래에 예상되는 다양한 수소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여 좀 더 세부적으로 수립, 운영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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