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유 가격 추이

4월 셋째 주 국제 유가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도 이스라엘측 피해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지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및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 등으로 인해 전 유종이 하락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4월 3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1.46달러 하락한 88.63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대비 1.66달러 떨어진 84.05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1.21달러 하락한 89.32달러를, 오만(Oman)유는 1.2달러 떨어진 89.33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4월12일 기준 미국의 상업 원유재고는 4억 5,999.3만 배럴로 전주대비 273.5만 배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40만 배럴 증가를 상회하는 증가폭이다. 이번 원유 재고 감소는 정제가동률 하락(88.1%, 0.2%p↓)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EIA는 미국의 5월 주요 7대 셰일분지 생산량을 986.3만b/d로, 전월대비 1.6만b/d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 백악관 고위 보좌관은 4월16일 전략비축유(SPR) 방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발언, 전락비축유가 방출될 수 있어 유가 상승이 억제됐다.

더불어 일본도 비축유 활용을 언급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일본 석유협회(PAJ) 회장은 4월17일, 일본 정유사들은 중동 긴장 고조가 원유 조달에 즉각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비축유를 활용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일본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95%에 달하는 가운데, 일본의 정유사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사는 일부 물량을 중동산에서 서아프리카·북미 등 타 원유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금융부문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과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등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등 경제지표가 연준의 물가 목표치 2% 달성에 대한 확신을 갖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발언했다. 또 뉴욕 연은 총재 등 연은 관계자도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 3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7% 증가하며 예상치 0.3%를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둔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탄탄한 소비가 지속되면 미 연준은 연내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 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율을 3배 이상 인상할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세계 경제성장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으면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4월16일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현재 7.5%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으나 이스라엘측 피해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 지며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 13일 이란은 이스라엘에 미사일·드론 등을 동원한 보복 시도했으나, 이스라엘군은 해당 공격의 99%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란의 공습에 대한 자국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나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