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E 수소, 차세대 新 먹거리
日 극저온·방폭·통신제어 등 선진 수소 기술력 체감
새로운 시각, 대성산업 新 사업 탐색 및 방향 모색
필자는 오랜 기간 동안 공기압 및 산업 가스 밸브 관련 산업 분야에 몸을 담고 있다. 공기압, 산업가스 등의 밸브는 반도체, 자동차, 제철 등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산업 및 범용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 되고 있다.
이러한 밸브가 오랫동안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보니 시장에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 있고, 이들의 경쟁 또한 심한 상태다 보니 밸브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새로운 돌파구로 흥미를 끈 것이 바로 수소 관련 밸브다.
국내 수소 밸브 관련 기업들의 담당자와 여러 번 만남을 가졌지만 한국에서는 필자가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신소재경제신문에서 2월 27일부터~29일까지 도쿄에서 진행이 되는 ‘2024 Smart Energy EXPO’ 참관단을 모집해 해외 수소 산업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일정 첫째 날, 인천 공항에서 출발해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1시간을 달려 요코하마에 있는 일본 석유·수소 주유기 전문 기업인 다쓰노(TATSUNO) R&D 센터를 방문했다. 다쓰노는 일반 석유 주유기부터 LPG 충전기를 제작해 온지 무려 110년이 된 역사 깊은 업체로 전세계 주유기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다쓰노는 대성산업의 계열사 석유사업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더욱더 다쓰노 기업의 현재와 미래 비전에 관심을 가지고 견학을 했다. 다쓰노는 주유기의 산업을 기반으로 수소 충전기 개발과 생산에 집중 투자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나 필자의 관심을 끈 것은 수소 충전의 핵심 기술인 수소 순환 방식과 영하 40°C를 견디는 노즐, 유량계, Sealing이다.
수소충전용 호스는 충전소의 저장장치에서 디스펜서를 통해 자동차에 충전시키는 초고압 호스로 저온과 고온 구간에서 높은 사용 압력으로 상용 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이 시장은 일본, 독일 등이 선점하고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에서 첫 날이 지나고 둘째 날에는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되는 ‘2024 Smart Energy EXPO’를 관람했다. 전시회는 ‘스마트 에너지 엑스포’라는 이름에 걸 맞게 △H2&FC (수소·연료전지) △PV(태양광발전) △BATTERY(이차전지) △SMART GRID(스마트 그리드) △WIND (풍력발전) △BIOMASS(바이오) △ZERO EMISSION THERMAL POWER GENERATION EX(화력발전)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모든 분야의 전시회를 관람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주어진 시간이 있어, 효율 적인 참관을 위해 가장 관심이 큰 H2&FC(수소·연료전지) 박람회를 집중하기로 했다. 필자는 수소 수송과 저장, 압축기, 유량계 등 수소 배관 및 밸브 기업 위주로 부스를 찾았다. 첫 번째 방문 부스는 가스 및 플랜트 배관 공사 기업인 스미토모(Sumitomo heavy Industrie, Ltd.)다.
스미토모는 호주 갈탄 광산에서 수소를 제조하고 액화수소 형태로 일본으로 수송하는 실증시험도 실시했고, 오만 블루수소 생산 등 다양한 방식의 수소를 제조 및 수송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공급 사슬 전체를 포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수소 연료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져 일본 내 수소 연료 플랜트 공사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어 스미토모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수소 연료 플랜트 과정을 살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수소 연료 플랜트의 핵심이 되는 밸브, 탱크 등의 업체를 관람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기업이 수소 저장 탱크를 제작하는 히사카(HISAKA)였다.
일본에서는 수소 이동 시 액화 수소를 기체로 바꿔 이송을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일본과 동일한 방식으로 수소를 이송한다. 이에 담당자에게 기체로 바꿔 이송을 하면 상대적으로 기체의 안전성이 액체보다 떨어질 것 같은데 기체로 이송하는 이유를 물었다.
담당자는 현재로서는 수소의 액체, 기체 어떠한 방식이 나은 지 확인된 바가 없으나, 수소를 액화 상태로 만들기 위한 온도가 -253°C인데, 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현재는 없기 때문에 액화 상태의 수소를 이송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 답변을 들은 후 일본에 오기 전에 만났던 담당자가 이야기했던 수소 이송이 액체를 기체로 바꾸는 방식이든 기체를 액체로 변화시키는 방법이든 어느 방식이 이점이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대답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필자는 머릿속에 -253°C 유지 기술이 뇌리에 남은 상태로 다른 부스로 이동했다. 수소용 프로세스 밸브(Ball V/V, Angle Sheet V/V, Pipe On/Off)를 제작하는 △요시타카(YOSHITAK) △JFE △STOHR △ 후지킨(FUJIKIN) △키츠(KITZ)와 수소용 노즐 및 펌프를 생산하는 니토코키(NITTO KOHKI) 등 대부분 수소 관련 부품 기업들의 제품은 -253°C까지 사용 가능하다는 내용을 매우 강조 하고 있었다.
일본 수소 부품 기업들은 액화 수소의 온도인 영하 253°C에 견딜 수 있는 스틸 소재와 극저온 기술을 부각하는 동시에 가볍고 폭발성이 큰 수소의 특징을 보완하는 방폭 관련 인증과 누수(Leak) 기술에 대해 적극 소개했다. 수소 부품 업체 중에 필자가 제일 관심이 갔던 곳은 바로 글로벌 기업 ‘EMERSON(에머슨)’이다.
에머슨은 수소 밸브의 극저온 및 방폭, 누수 등의 기술을 넘어 각 밸브를 통신 및 전기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전자에 말했듯이 수소는 매우 폭발성이 크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데, 수소밸브 시장에 고도의 기술력이 더해진 전기·통신 제어 도입은 필자에게 상당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번 ‘2024 Smart Energy EXPO'를 관람하면서 일본의 수소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수소 박람회에서 방문한 기업들 일부는 한국에도 지사가 있는 업체로 박람회 오기 전에 담당자와 미팅을 했었는데, 수소관련 산업을 이제 시작한 한국과 수소 사회에 빠르게 진입한 일본이 내놓은 기술의 깊이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일찍부터 수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의 기술력을 직접 보니 수소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박람회 방문 전 막연하게 수소가 미래의 먹거리라는 청사진만 그려왔던 필자에게 이번 ‘2024 Smart Energy EXPO’는 수소에 대한 확신이 들었을 뿐 아니라,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서도 어떻게, 어떠한 방향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전시회를 참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대성산업 김영대 회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일정을 함께해준 참관단 여러분들과 신소재경제신문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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