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이유로 고환율을 반기는 국면이었는데, 최근 고환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수출 중소기업이 절반이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수출 중소기업이 희망하는 적정 환율은 원달러 기준 현재보다 약 60원 낮은 1,262원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지난 8월 24~29일 수출 중소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중소기업 영향 조사’ 결과를 5일(화) 발표했다.
조사 결과 수출 중소기업의 48.7%는 조사 시점환율(8월24일) 1,325원이 기업의 채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는 기업은 2.6%였고, 나머지는 다소 긍정적이라고 했다. 반대로 26.3%의 중소기업은 고환율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긍정적 영향은 영업이익 증가가 89.2%로 가장 컸으며, 다음으로 수출 가격경쟁력 강화(12.8%)를 꼽았다. 영업이익 증가폭은 △0~5%미만(60.1%) △5~10%미만(33.8%) △10~15%미만(4.1%), 20%이상(2.0%)으로 조사됐다.
수출액이 100억원 이상인 경우 긍정적 영향이 60.9%, 부정적 영향은 17.4%로 조사됐으나, 수출액이 10억원 미만인 경우 34.9%만이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36.5%가 부정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수출 기업들에게 고환율은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원자재를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고환율을 반기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환율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기업들에 그 이유를 물으니 73.8%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를 꼽았다. 이어 △영업이익 감소(35%) △거래처의 단가 인하 요구(26.3%) △물류비 부담 증가(20%) 순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0~5%미만(56.3%)이 가장 많았다.
수출 중소기업이 영업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적정 환율은 미국달러 기준 1,262원으로 나타났고, 손익분기점 환율은 1,195원, 하반기 예상 환율은 1,329원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관리 방법으로는 △수출단가 조정(23.7%) △원가 절감(16.4%) △대금결제일 조정(6,9%) △원자재 수입처 다변화(3.6%) △선물 환거래 상품 가입(3.6%) △환변동보험 가입(3.3%) △결제통화 다변화(1.6%) 순으로 나타났다. 환리스크를 관리하지 않는 기업(49.3%)도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대해 정부에 바라는 대응책으로 △안정적 환율 운용(61.5%) △수출 관련 금융·보증 지원(22.4%) △환변동보험 지원 확대(12.2%) △수출 다변화 지원 확대(11.8%) 순으로 응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과거 고환율은 수출 중소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으나, 최근에는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이유로 부정적 영향도 늘어났다”며, “정부의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환율 운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수출 관련 금융·보증, 환변동 보험 등 지원을 확대해 수출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