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이 2분기에도 이어졌으나 프리미엄 판매 호조로 손실 폭이 줄어들었다. 회사는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2분기 매출 7조3,059억 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영업손실률 39%), 순손실 2조9,879억원(순손실률 41%)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4% 늘어나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과 낸드 판매량이 늘어난 가운데 특히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상승한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PC,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며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어 D램 전체 ASP가 1분기보다 높아진 것이다.
또, 회사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고평가손실이 감소하면서 영업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회사는 최근 메모리 업황에 대해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도 뚜렷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회사는 올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과 품질을 향상시켜 다가올 업턴(Upturn)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고 보고,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전사 투자를 전년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 없지만,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