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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1-03 09:46:05
  • 수정 2023-01-27 16: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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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전환, 폐배터리 재활용 필수 시대 온다


배터리 핵심 소재 조달, 韓 배터리 산업경쟁력 향상 가능

탄소포집활용·폐수 무방류 등 재활용과정 오염 해결 必



▲ 지질자원연구원 손정수 연구원

■ 2030년 사용후 폐배터리 발생 확대

배터리 재활용 유가금속 회수 수익 사업 각광받아


2019년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방안으로 친환경차가 관심을 받으면서 친환경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즉 이차전지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2019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한 세 명의 원로 과학자가 선정됐다.


또 세계적 과학전문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현황을 정리한 리뷰 논문이 게재됐다. 이는 전기자동차 사용량 급증과 수명을 다한 배터리의 발생 및 처리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배터리 리사이클링이 인류가 해결하고 개발해야 할 분야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언스지뿐만 아니라 환경, 자원, 소재, 재료에 관련된 여러 SCI 학술지에 배터리 재활용에 관련된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2019년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19가 발생, 전 세계를 바이러스 공포에서 떨게 한 원년이다. 우연하게도 코로나 19가 발생되기 한 달 전에 중국에서 두 번의 배터리 재활용 국제행사가 개최됐고, 그 두 번째 개최장소가 우한이었다.


코발트 광석 제련업체이자 재활용업체인 중국의 화유코발트에서 개최한 심포지엄과 공장 방문에 이어 중국의 대표적 재활용업체인 GEM에서 외국 여러 나라의 배터리 전문가, 재활용전문가를 초청, 2019년 시점에서 배터리 재활용 현황을 집중 조명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연이은 배터리 재활용 행사를 통해 배터리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현황을 정리하고 아울러 중국의 대표적 배터리 재활용 회사들인 화유코발트, GEM, BRUNP가 어떠한 장점을 가졌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 중국 정부와 재활용 회사의 긴밀한 관계 그리고 재활용 회사들 간의 협력 상태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유익한 기회였다.


이후 코로나 19로 인한 대면접촉 제한으로 2020, 2021년도에는 모든 배터리 재활용 국제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돼 비대면 행사에 비해 정보파악이 어려워졌다. 금년에는 국제행사가 가능해지며 오스트리아 찰스부르크에서 개최된 ICBR 2022(International Congress for Battery Recycling)과 인천에서 열린 중국 주최 배터리 재활용 국제심포지엄 등에 참석할 수 있었다.


발표와 토론을 진행하며 3년동안의 변화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배터리 재활용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 3사와 벨기에 유미코어, 한국의 성일하이텍이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최근 배터리 제조사, 배터리 원료 제조사들로부터 관심과 투자를 받고 있는 신생 재활용 기업들은 아직 본 궤도에 진입하기 전 상태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ICBR 2022의 경우 지금까지는 200∼300명의 전문가가 참석하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행사였는데 이번에는 그 두 배 이상의 사람들이 참석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배터리 3사 뿐 아니라 여러 소재, 제련 기업에서도 사람들이 참석하여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느끼게 하였다.


2019년은 이상의 이유들로 인해 배터리 재활용이 본격적으로 세상의 관심을 받게 된 원년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그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의 사업 발전성을 내다보고 관심과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2019년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사용의 급증이라고 하겠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약 1 억대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며 이중 전기차가 3천만대에서 많게는 6천만대 까지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를 통상 10년, 15만km 타고 폐기한다고 가정하면 2030년을 전후로 사용 후 배터리가 많이 발생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를 재활용해 배터리 내 유가금속인 코발트, 니켈, 리튬을 회수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 환경오염 및 유해물질, 화재, 폭발 등 관리 체계 있어야

핵심원료 광물 안정 확보 기여 재활용 반드시 필요


발생량이 증가하는 전기차 배터리로부터 값어치가 나가는 금속들을 회수하는 것 이외에도 배터리 재활용이 필요한 이유가 몇 가지 더 있다.


만일 폐배터리에서 유가금속 만을 회수하고 나머지를 그대로 버리거나 아예 배터리 자체를 방치하는 경우, 배터리 내에 있는 불소 성분이 100 ℃ 이상의 온도에서 수증기와 만나 불화수소산이 생성되는데 이는 인체는 물론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화재, 폭발 등으로 금속성분이 금속 증기로 변하는 경우 이 역시 암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충전된 상태에서 방치되는 경우 내부 단락, 외부의 충격,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된 열의 내부 축적 등으로 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화재의 3대 요소는 산소, 연료, 점화원(열)인데 배터리의 잘못된 관리로 온도가 올라가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온도 상승 요인들을 자극시켜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을 일으켜 화재 나아가 폭발을 일으키게 한다.


재활용을 해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배터리 핵심원료광물의 안정적 확보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2030년도에 약 6천만대의 전기차가 사용되려면 여기에 사용되는 배터리가 있어야 하고 배터리 원료도 그 만큼 필요한데 천연광물자원 만으로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재활용을 통해 배터리 핵심원료광물을 공급해야 한다. 네 번째 이유는 재사용, 재활용을 하게 되면 배터리 핵심원료를 천연광물자원으로부터 생산하는 것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70%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순환경제 사회 구조로 나아가기 위해서 배터리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분야로 그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 GEM, BRUNP, 화유코발트, 유미코어, 성일하이텍 등 선도


배터리 재활용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앞서 열거한 5개 기업들이다. 그 이유는 재활용을 통해 생산된 코발트화합물, 니켈화합물, 리튬화합물을 배터리 양극제조업체에 제 값을 받고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활용공정에서 생기는 침출용액 내 금속 이온을 용매추출 공정이라는 분리정제 방법을 이용하여 순도 높은 각각의 금속화합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출발물질로 사용하는 폐기물은 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과 휴대폰 등 가전제품에 사용한 소형 배터리들이다. 이들을 재활용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 팩의 경우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재활용공정이 확립되지 않아 지금도 좋은 공정을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재활용 공정의 하나는 벨기에의 유미코어에서 가동 중인 고온용융-습식공정이 있다. 이는 용광로에 배터리를 전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투입, 1,400℃에서 용융시켜 유가금속은 합금상으로 회수하는데 염산에 잘 용해되도록 아토마이징 공정을 적용하여 미분말의 합금상으로 만든다. 염산 용해 후 분리정제 공정을 거쳐 금속화합물로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배가스 발생이 많은 점과 리튬이 슬래그로 이동되어 회수가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나머지 4개 회사들의 방법은 배터리를 파쇄, 분쇄, 선별하여 양극활물질이 농축된 분말 즉 블랙매스(black mass)를 얻는 물리적 처리공정과 이 분말을 황산에 용해시켜 분리정제 공정을 거쳐 금속화합물로 만드는 습식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활용 공정을 그대로 전기차 배터리 팩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들이 있다. 배터리 팩은 수십 kwh의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팩 중량이 300kg에서 700kg까지 나가는 고중량 폐기물이며 전기차 제조회사마다 팩 모양, 크기, 중량이 다르며 사용하는 셀 형태도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재활용 공정을 표준화하거나 자동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팩 내부에는 배터리 성분이 약 60% 들어 있으며 나머지 40%는 케이스, 냉각장치, 배터리제어장치(BMS), 전선, 고정용 와이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배터리 외 성분을 자원화해야 전기차 배터리팩 재활용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숙제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팩 재활용 위한 연구 활발


이와 같이 소형 배터리와는 재활용 거동이 다른 전기차 배터리 팩을 재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논문들이 관련 학술지에 게재되고 있다. 먼저 관심을 끄는 공정이 환원배소-수침출 방법이다.


최근 탄산리튬 가격이 니켈 가격을 추월할 만큼 리튬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리튬을 우선적으로 회수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블랙매스나 양극 스크랩 또는 셀 단위로 열처리를 하여 리튬-전이금속 산화물로 이루어진 양극 구조를 파괴하는 환원배소 공정을 500 ℃ 내외에서 진행하여 리튬을 리튬산화물로 바꾸어주면 나머지 전이금속 산화물은 남겨두고 리튬만 물에 녹여낼 수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간단하지 않은 공정이지만 이 방법으로 리튬만을 선택적으로 먼저 회수할 수 있다면 재활용 경제성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두 번째로는 배터리 팩의 화재, 폭발 등을 제어하면서 블랙매스를 만드는 방법이다. 독일의 Duesenfeld Gmbh 재활용회사에서는 질소가스를 쉬레더 내부에 불어넣어 산소를 제거, 화재 위험성을 낮춘 상태에서 배터리 모듈을 파쇄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또 블랙 매스 내 전해액을 증발시켜 별도로 분리하는 공정도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미국의 Li-Cycle사는 팩 중량이 700kg인 폐배터리를 별도의 전처리 없이 그대로 쉬레더에 투입하여 블랙매스를 얻는 공정을 선보였다. 화재를 억제시키는 중화용액 내에서 배터리가 파쇄되도록 하는 것이므로 이것이 완전한 상용공정으로 자리매김 한다면 전기차 배터리 팩 재활용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으므로 앞으로 이 재활용업체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살펴볼 연구는 흑연 부유선별 분리공정이다. 블랙매스에는 20% 이상이 음극물질인 흑연이 차지하고 있어 침출공정의 부피가 커지는 문제, 침출공정에서 가스 발생으로 인한 침출액 넘침 현상, 침출된 금속이온이 흑연에 흡착되어 손실되는 문제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흑연은 소수성이고 양극활물질은 친수성이기 때문에 부유선별 방법을 이용하여 발생시킨 거품에 흑연이 달라붙어 떠오르게 하면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우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특허를 등록하였으며 재활용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준비 중에 있다.


네 번째로는 용매추출 공정없는 전구체 공침공정이다. 양극활물질은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황산망간을 물에 용해시킨 후 수산화나트륨과 암모니아를 투입하여 직경이 수 마이크로미터 이하인 구형의 수산화물을 만들고 리튬화합물과 섞어 소성한 후 분쇄하여 얻게 된다.


이때 각 금속화합물은 용매추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침출용액으로부터 직접 복합수산화물을 만들어 전구체로 사용한다면 양극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우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여 전구체를 만들고 양극특성을 조사한 결과 직접 공침법으로 제조된 복합 수산화물을 전구체로 사용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어 특허를 등록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연구동향으로는 직접재활용(Direct Recycling) 공정이다. 이는 지금까지 살펴본 물리적처리-습식공정과 건식처리-습식처리 공정과 달리 양극 스크랩 내 불순물을 단순히 세척방법으로 제거한 후 부족한 성분만을 외부에서 추가하고 소성하여 양극활물질을 제조하는 방법이다. 열처리, 무기산 용액 사용이 없기 때문에 재활용 공정에서 환경오염이 최소화되므로 앞으로 적극 검토해야 할 공정이다. 특히 LiFePO4와 같은 인산철배터리의 경우 리튬 이외에는 값어치 있는 성분이 없기 때문에 직접재활용 방법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면 인산철배터리 재활용도 상용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배터리 재활용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차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 수질, 토양 오염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재활용공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탄소포집활용(CCUS), 폐수 무방류시스템 등이 재활용공정에 도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배터리 제조사, 소재부품 제조회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팩 재활용 분야의 가능성을 보고 국내외 재활용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5개 재활용회사를 제외한 다른 스타트업들은 혁신적 기술을 도입하고 경제성 있는 공정을 개발하여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공정이 가동되기 전이거나 원하는 매출실적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나 협력관계 구축에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


우리나라의 산, 학, 연이 힘을 합쳐 전기차 배터리 팩 재활용에 대한 경제성 있는 공정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하여 배터리 핵심 원료소재를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다면 배터리, 전기차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K-배터리산업, 전기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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