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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29 15:24:59
  • 수정 2022-06-29 15: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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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달성 핵심 기술 CCUS, 피할 수 없는 선택지





■ CCUS 기술개발 '걸음마'

우리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방법으로 온실가스감축에 기여하는 기술이나 산업을 탄소·포집·저장·활용, 영어로 줄여서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라고 부른다.


이산화탄소를 대규모로 배출하는 배출원(공장이나 발전소 등)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배출량을 줄이고,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소나 활용처로 운반해 땅 속 깊은 곳에 주입해 영구히 격리할 수도 있다. 또한 기존 화석연료를 원료로 해 만들던 제품을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만들어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산화탄소의 포집은 선택적으로 녹이거나(흡수법), 붙이거나(흡착법), 걸러내는(분리막법) 방법 등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기술혁신을 통해 포집하는 방법과 성능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방법은 운송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차량운반을, 규모가 커질 때에는 배관수송이나 선박수송을 사용한다.


저장 기술은 석유가스를 증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저류층에 주입하는 기술에서 출발해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기술로 발전한 것이다. 석유나 가스를 개발하고 남은 고갈 저류층을 저장소로 사용하기도 하고 땅 속 깊은 곳의 지하수층을 저장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유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활용 기술은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아직은 기술개발 단계다. 기존 화석연료 생산 제품 대비 생산비용이 높은 상태라 기술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이 시급하다. 다만,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대의에서 이산화탄소 활용제품에 대한 경제적 지원책이 준비되고 있어 활용기술의 미래는 밝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탄소중립 기여도 15% 높은 수준

CCUS 기술은 CCS(탄소·포집·저장)기술과 CCU(탄소·포집·활용)기술로 구분해왔는데, 최근에는 CCS와 CCU 기술이 통합되면서 대형화·복합화되고 있다. CCUS 기술은 온실가스감축에 실질적인 기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추진돼야 한다.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효율 향상, 수요 관리, 흡수원 강화, 건물·수송 분야에서 저탄소체계 확보 등의 방법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할 수 있다. 최근 정책 변화에 따른 원자력 발전의 지속 및 확대도 온실가스감축의 하나의 수단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온실가스감축 수단 가운데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기술이 CCUS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최근 온실가스감축에 대한 기술적 기여도 평가에 따르면 CCUS 기술의 탄소중립 기여도는 약 15%로, 개별 기술로는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평가기관과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재생에너지 기여도의 총합보다는 낮지만 풍력 발전이나 태양광 발전 개별 재생에너지 기술의 기여도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CCUS 기술의 도입은 온실가스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지다. 온실가스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은 하나의 기술로 달성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기술들을 국가의 지리적 환경과 산업 구조의 특성 등을 고려해 저탄소 사회 달성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조화롭게 실천해야 한다.


■ 자원개발·수소산업과 하이브리드화, 新산업

CCUS 기술은 포집, 압축, 액화, 배관, 선박, 저장, 활용, 모니터링 등의 다양한 기술이 결합된 융복합 기술이다. 또한 대규모 시설사업으로 산업적인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자원개발·수소·재생에너지 산업 등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주변산업으로의 확산효과 역시 높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기구에서도 CCUS 시장의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일부 산업예측기관은 2026년 CCUS 시장 규모를 약 30조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CCUS 기술은 에너지 전환시대의 성장동력으로서 新산업적 측면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최근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내 기술기업의 CCUS 진출은 매우 반가운 흐름이다. 기술시장의 선점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 도입기인 CCUS 분야에서 기술기업의 선전이 기대되며, 혁신기술력을 보유한 새로운 기업들의 태생과 육성이 시급하다.



온실가스 감축 기여 高·자원개발 등 연계 新산업 성장 동력원

글로벌 CCUS 시장 확대, 역량 강화·상용화 위한 준비 및 투자 필요



■ 포집원 다변화 등 CCUS 확대

전세계적으로 CCUS 도입과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CCUS 기술에 대한 투자와 정부의 지원은 확대될 것이다. 국내외 CCUS 관련 주요 동향을 살펴보면 △CCS 사업의 대형화 △해양 지중저장사업의 확대 △포집원의 다변화 △대염수층 저장사업의 확대 △블루수소와 연계된 CCS 사업의 확산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규모의 경제 논리를 따르는 CCS 사업의 경우 대형화는 필연적 과정이다. 수용성 환경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해양 지중저장사업의 확대도 당연하다. 블루수소와 연계된 CCS 사업의 확산은 수소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핵심적 브릿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집원의 다변화 문제는 우리에게도 당면한 과제다. 탈석탄 기조 하에서 석탄화력발전소 포집의 당위성이 퇴색해 있어 포집원의 다변화는 필요하지만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산화탄소 다배출 산업인 철강, 시멘트, 석화, 정유 부문에서의 포집기술 역량을 조속히 끌어올려야 하며, LNG 발전 포집기술 역량도 중요한 상황이다.


다만, 석탄화력발전소 포집기술이 우수한 상황에서 이를 사장시키기 보다 탈석탄의 기조는 유지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의 포집을 적절하게 온실가스감축 수단으로 사용하는 정책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 CCUS 역량 강화·상용화 제고

국내에서도 CCUS 도입과 확산에 대해 △대규모 저장소 유무 △저장 안전성 △포집기술 비용 경쟁력 △활용 기술의 감축 기여도 △수송선 기술 도입 △국경통과 CCS의 실현성 등의 논쟁이 있어 왔다. 이러한 논쟁들은 궁극적으로 CCUS 역량 강화와 상용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대규모 저장소 유무 논쟁은 체계적인 저장소 평가 방법과 기준에 따른 저장소 평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됐고, 정부와 연구계가 국내 대륙붕 저장소 유망구조와 저장용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지난해 11월에 그 평가결과를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포항 지진 이후에 제기됐던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의 안전성에 대한 논쟁은 국내 안전성 연구 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했다. 더불어 종합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최근 종합적인 안전성 관련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포집기술의 비용 경쟁력에 대한 논쟁은 전체 CCS 사업의 비용경쟁력에 대한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논쟁의 내용 및 구조도 매우 복잡하다. 다만, 논쟁의 결과 포집비용의 절감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합의점에 도달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저농도 포집기술 연구개발 착수는 포집기술의 필요성을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봤던 좁은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됐다.


활용기술의 감축 기여도에 대한 논쟁은 아직 강하게 남아있는 논쟁이다. 활용기술은 저장과 다르게 공정 과정에서 탈루 및 재배출이 발생하며, 공정에 참여하는 수율 문제와 추가 화석연료 사용이 불가피한 공정이 있어, 감축 기여도에 대한 문제 제기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 향후 활용기술의 감축기여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부가가치 창출, 대체 연료 및 원료로서의 기능 등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해, CCU 분야의 발전전략이 수립되고 상용화가 추진돼야 할 것이다.

수송선 기술 도입에 대해서는 노르웨이의 노던라이트 CCS 프로젝트가 세계 최초로 수송선 수송체계를 도입한 상황인 만큼 필요성이 아닌 효율적으로 수송선 수송체계를 발전시킬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국경통과 CCS 사업이 현실화되면 수송선 수송기술은 더욱 중시되고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국경통과 CCS 사업의 실현성에 대한 논쟁이 있다. 하지만 북해 CCS 프로젝트가 국제해사기구의 승인을 받은 이후 제도적 돌파구가 열렸으며, 우리나라와 여러 나라들이 국경통과 CCS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국경통과 CCS 사업은 저장소가 제한적인 국가들의 경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이지만, 경제성 및 기술 분야에서 해소돼야 할 난제가 남아있다. 국경통과 CCS 사업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가 대 국가로, 민간은 기업 대 기업으로 국경통과 CCS 사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 현재 실질적 활용 위한 준비·투자 必

CCUS와 관련한 논쟁들은 CCUS 역량 강화와 추진 전략의 구체화에 큰 기여를 했지만, 다소 진부하고 소모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소수는 국제 과학기술계에서 이미 해소된 논쟁을 뒤늦게 불러오기도 하고, 과학적 논쟁을 CCUS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잘못된 인식을 확산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자제되고 개선돼야 한다.


CCS 사업을 통한 온실가스감축이 시작된 지 벌써 25년이 지났고 현재 130여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운영되거나 계획중임에도 CCS 기술이 아직 실용화가 되지 못한 연구개발 단계의 기술이라는 풍문은 일일이 답변하기도 민망하다. 전세계적으로 기술개발 단계에서 실증 및 상용화단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CCU 분야의 비전에 대한 지나친 폄하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CUS 전문가들은 CCUS 도입과 확산을 위해 논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며, 스스로도 다양하고 건설적인 논쟁을 제기해야 한다. 또한 논쟁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참여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적극성이 논쟁의 진부성을 극복하고 생산적인 논쟁을 기반으로 하는 발전 토양을 조성할 것이다.


우리는 온실가스감축이라는 하나의 야구경기를 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라고 하는 선발 투수, 원자력이라는 관심을 받고 있는 투수도 있다. 그러나 야구경기에서 선발 투수만으로 경기를 이길 수 없다. 변화무쌍한 경기 상황에서 우리가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투수를 투입해야 승리하는 것이다. 아직 경제성 측면에서 CCUS 기술이 선발투수로 준비될 수는 없지만, 아주 훌륭한 계투 요원이나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는 유력한 자원이다. 동계훈련에서 선발투수만을 키워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CCUS 기술에 대한 준비와 투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다. 당면한 경기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현재의 준비와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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