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금속, 항균시장 상용화관건, 고기능 소재 인기
프랑스, 스위스, 미국 등 구리합금 감역억제 연구중
철도병원 등 공공시설 적용 기대, 국가 검증 필요제기
■국내외 선도연구기관
바이러스의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해 의학 및 약학 분야의 백신 및 치료제의 개발과 같은 직접적인 방법과 예방을 위한 간접적인 방법이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다. 주기율표상의 유색 금속은 그 특유의 전자구조로 인하여 항균, 항바이러스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여러 가지 형태로 제품화하고 효과적으로 우리 주변에 배치할 때, 그 효과는 매우 커질 수 있다.
금속, 특히 주기율표상에서 IB족(11족)의 구리, 은 그리고 금은 예로부터 병원체에 의한 감염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및 영국 대학에서 이들의 효과를 과학적인 근거 아래 명확히 증명하기 위해 각종 균과 바이러스에 금속 소재를 접촉시켜 균 및 바이러스의 생존 거동을 조사하였다.
균의 경우 그람 양성균 및 그람 음성균으로 나뉘고, 바이러스의 경우 외피 비보유 및 보유 바이러스로 구분할 수 있지만, 그 단순한 구분과 달리 백신, 치료제 등의 기전은 매우 다양한 것이 문제이다.
다행스럽게도 구리를 포함한 유색금속을 이용한 항균/항바이러스 효과는 균 및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어도 공통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합금의 조성 이외에 표면구조 역시 병원체의 감염력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음 표에 현재까지 구리 또는 기타 표면구조에 의한 항균, 항바이러스 효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거나 그에 대한 제품화 노력을 수행한 기관을 대략적으로 열거하였다.
표에 열거한 기관 이외에도 프랑스의 로레인대학교(University of Lorraine), 스위스의 베른대학교(University of Bern), 미국의 네브래스카대학교(Universify of Nebraska) 등에서도 구리 및 구리합금의 병원체 감염억제 효과에 대한 기전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구리 및 구리합금에 의한 살균 및 살바이러스 효과는 거의 완전하게 검증이 완료되었고, 이후 이를 제품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구리 및 구리합금의 항균 및 항바이러스 특성은 가공표면의 형상구조 특성이나 합금 첨가원소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형성될 수 있는 산화막구조나 표면전위 등의 차이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앞으로 진행할 단계는 구리 및 구리합금의 항균 및 항바이러스 기전연구 이외에 이들을 어떠한 형태로 제품화하고 어디에 적용할 것인지가 논의되어야 한다. 또한, 이들이 우리 주위에서 오랫동안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적절한 내구성(내산화성 또는 기계적 특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산업동향
일반적으로 항균제란 미생물을 제거하거나 미생물의 성장을 저지하는 데 사용하는 물질을 총칭한다. 현재까지는 주로 액상 상태의 항균제를 주로 사용하였으며, 우리가 방역에 사용하는 제재도 이와 유사하다. 항균제에는 일반적으로 유기물질이 포함되는데, 휘발성이 있어서 단시간 내에 살균이 필요한 용도에 적용된다.
최근 소재 산업 분야에서는 무기항균제 기술을 이용한 항균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가전 및 주방⋅생활용품 업체에서 항균 소재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항균제 시장은 세계적으로 2015년 기준 277억 달러 규모에서 2022년 356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97% 성장률을 기록하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출처: GBI 리서치)
일본과 미국을 제외하면 구리를 포함한 금속을 이용한 항균 및 항바이러스 제품은 아직까지는 산업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일본의 상황을 예를 들면, 사람 손이 닿는 모든 영역이 항균 및 항바이러스 제품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일본 항균 소재 생산기업인 신슈세라믹스(信州セラミックス)사에 의하면 항균 소재를 입히는 제품이 기존 스포츠웨어, 수건 등에서 15만 점의 제품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되었다고 한다. 휴대폰 케이스, 문고리 등 기존에는 항균 기능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던 품목에도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마스크, 침구, 실내 장식품, 유니폼 등에 활용되던 것이 주택설비기기 제조사를 비롯해 항균 도장, 수지 등으로 적용 용도가 다양해졌다. 주요 대중교통 및 공공시설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의 철도 회사들은 지하철 및 역내 시설의 대대적인 항균 처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 차량의 의자 및 손잡이 등에 항균 가공제품(은(銀) 이온계 항균 코팅제, 동(銅) 성분의 코팅제 등)을 사용 중이며, 여러 공공기관 내 승강기의 버튼에도 항균 스티커을 부착하는 등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의 일환으로 항균, 제균 소재와 이를 적용한 제품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종래에는 주목받지 않았던 항균 소재의 매출이 급격하게 신장해 고기능 소재 및 원자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리는 미국의 환경보호청(EPA)에 등록된 유일한 터치 표면 항균소재로 의료기관감염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의 99.9% 이상을 2시간 이내에 박멸할 수 있어 최고의 항균 소재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최근 동(銅)의 항균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산업화가 진행 중이며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약 10여 년 전부터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사람의 손이 많이 가고 감염 위험이 높은 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병원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일본의 항균 동(銅) 시장이 관련 업체 수 증가와 제품 다양화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지속 성장 중인데, 식품 업체와 병원 제품 관련 업체들이 항균 동(銅)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 동(銅) 센터에 따르면 병원에서 사용하는 대부분 제품의 소재를 동으로 바꿀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동 키보드는 현재 미국 병원 등지에서 사용 중이며 향후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기준 일본의 22개 업체가 ‘Cu 플러스’ 마크를 받아 항균 동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처럼 선진국은 구리 및 구리합금의 항균 및 항바이러스 특성을 인지하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협력하에 제품화에 대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엘리베이터 버튼용 항균필름, 구리 및 은 나노입자 함유 섬유 그리고 그를 이용한 마스크 등의 제조로 항균성 금속을 이용한 제품이 생산, 시판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사용 환경에서 정확한 살균 및 살바이러스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이 바로 출시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우리가 예방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정확한 균과 바이러스를 상대로 제품의 성능을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에 따른 인증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연구방향
인류가 스페인독감, SARS, MERS 등 여러 차례 겪은 생물학적 재해(Biological Hazard), 즉 팬데믹 상황은 세계 여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너무나도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현재 COVID-19에 의한 세계적 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다행히도 의학과 약학, 분자생물학 등의 발전에 힘입어 감염의 확산 및 억제, 치료제 개발 등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감염균, 예를 들어 다제내성균(multi-resistant organisms) 여러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는 병균, 돌연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한 박멸은 아직도 요원한 일이며, 그래서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금속의 경우 그 기계적, 물리적 특성의 향상에 모든 연구가 집중되었지만, 주기율표상 색깔을 띄는 IB족(11족), 구리, 은 그리고 금이 병원체의 감염을 억제하는 효과가 발견되어, 이들 금속의 균 및 바이러스에 대한 살균 및 바이러스 비활성화 원인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또한, 여러 종류의 균과 바이러스에도 그 효과가 유지되는지에 대한 연구도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구리를 포함한 금속재료의 장점은 유기 화학물질에 비해 살균 및 살바이러스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장시간 지속된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주변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편리하게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구리와 은 합금은 그 독특한 전자구조로 인해 이온의 방출이 용이하고 안정한 화합물을 생성하는 경향이 크다. 이는 오랜 시간 살균 및 살바이러스 효과를 지속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항 병원체 효과가 장시간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합금개발이 요구된다. 우리 주변에 용이하게 항균 및 항바이러스 금속제품을 거치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을 가져야 한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구리를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구리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값싼 플라스틱 재질 또는 저가의 금속재료에 코팅하거나 클래딩(cladding)하는 방법도 좋은 제언이 될 수 있다.
구리 또는 은과 같은 금속재료는 전기·전자·정보통신에 사용되는 소재에서 이제 생화학적 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의·약학 그리고 생화학분야와 금속소재분야가 융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다.
■정책제언
현재 구리 및 은 첨가 제품이 다양한 형태의 항균·항바이러스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위험군 병원체를 다루는 시설은 생물안전 3등급(Biosafety Level 3, BL3)을 획득해야 한다. 즉 위험한 균과 바이러스를 취급하여 금속을 이용한 제품의 효과를 검증하려면 해당 병원체를 다룰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므로,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항균 및 항바이러스 효과를 국가 주도적으로 검증하는 제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병원체 제거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 대상 균과 바이러스를 상대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실정이다. 금속을 이용한 항균 및 항바이러스 제품이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고 일반 국민에게 판매되어 사용될 경우 오히려 병원체의 확산이 조장될 수 있다.
또한, 과학적 근거가 없이 제품에 대한 맹신하다 보면 이는 다른 효과적인 제품의 사용을 방해할 수도 있다. 제품 사용을 두고 서로의 오해와 불신이 생겨나게 되고, 이는 국가 및 지역적 혼란도 일으킬 수 있다. 금속소재의 항균 및 항바이러스 제품은 의약품으로 분류된 치료제와 백신 등과 다름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과용·오용이 되지 않도록 홍보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기업의 제품에 대한 인증도 국가 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영국, 미국 그리고 일본은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금속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다각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항균 및 항바이러스 합금에 대한 원천적이고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여러 조성과 형태 그리고 항균 항바이러스의 지속성에 대한 연구를 국가적인 지원 아래 진행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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