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차 산업혁명, 글로벌 공급망(GVC) 재편 등 급변하고 있는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뿌리기술 대상에 세라믹, 3D프린팅 등을 포함시키고 범정부적 지원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2일 정세균 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뿌리4.0 경쟁력강화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뿌리기술은 부품·장비 제조 과정의 소재 가공기술로, 첨단화와 융복합화를 통해 국내 주력산업 제품의 가치를 제고하는 프리미엄 기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1년 뿌리산업 진흥법을 제정한 이후 금속 소재 중심의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열처리, 표면처리 등 6대 뿌리 공정기술을 중심으로 총 4,736억원을 투입해 지원했다.
그러나 뿌리산업은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다수여서 저가를 앞세운 중국업체에 밀려 해외 이전과 폐업이 늘고 있고, 신소재 등장, 경량화 추세 등 4차 산업혁명시대의 미래수요와 기술요구에 맞는 산업역량 제고 및 구조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마스터 플랜을 마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뿌리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소재, 공정기술 등 뿌리산업 다각화 △원자재 확보 및 GVC 진출 등 공급망 강화 △공정 지능화 등 고부가가치화 중점지원 △당면애로 단기 대응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안에 뿌리산업진흥법을 10년만에 전면개편해 ‘차세대 뿌리산업진흥법’으로 변경하고, 뿌리기술 범위를 기존 금속소재 중심의 6대 공정기술에서 벗어나, 소재 범위는 플라스틱, 고무, 세라믹, 탄소, 펄프 등 6개로 늘리고, 뿌리기술은 △소재 다원화(사출·프레스, 3D프린팅, 정밀가공, 엔지니어링 설계) △플랫폼형 기술(산업지능형 SW, 로봇, 센서, 산업용 필름 및 지류) 등 14개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뿌리산업 대상기업은 기존 3만개에서 9만개로 확대될 전망이다.
뿌리산업 확대에 따른 업종별 특화대책도 추진된다. 기존 6대 공정은 공급망 안정화 및 고부가가치화가 지원되는데 주조에서는 국내 인공주물사 개발(~2021년) 및 보급 확대(2022년까지 20%)가, 금형에서는 신소재 대응 첨단 금형 기술개발(2023년 12개) 등이 추진된다. 새로 포함된 3D프린팅의 경우 부품 실증 지원(~2023년, 20개 부품) 및 인력양성(2022년 180명) 등이 추진된다.
공급망 강화를 위한 지원책으로 수급안정을 위한 공동구매 및 물류시스템이 도입된다. 원자재 공동구매 대상품목 등을 사전조사하고 뿌리단체, 코트라 및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밀크런 추진 T/F‘를 구성해 우선 추진 대상 1~2개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한 뿌리산업에 주로 활용되는 산화텅스텐 등 희소금속 비축을 내년부터 검토하고 뿌리 특화단지 등에 공동물류센터, 원자재 등 공동 비축시설을 구축한다. 납품단가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불공정 행위 방지 및 우수 기업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거래관행 개선도 추진된다.
뿌리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글로벌 납품가능한 수준의 뿌리기술 확보하기 위한 R&D에 2024년까지 1,248억원이 투입되며 소부장 R&D내 뿌리분야가 신설(2021년 300억원)된다. 또한 용접로봇, 정밀가공 등 14대 뿌리산업의 핵심공정을 발굴해 지능형 설비를 개발하고, 협동형 로봇실증 보급(2020년 50억원)도 추진된다.
이밖에 제조 데이터 인프라 구축사업(2020년 67억원)과 연계해 금형, 용접 등 스마트화 비율이 높은 뿌리업종 중심으로 데이터 규격 등 표준화가 추진된다.
공정 친환경화를 통한 입지애로 해소를 위해 밀양 일자리산단의 오염배출 공동관리장비를 고도화해 ‘선도형 뿌리 특화단지’로 육성한다. 산업단지 대개조사업에 뿌리특화단지(33개)를 연계단지로 참여시켜, 산업단지 환경개선, 청정제조기반구축 등 패키지 지원이 실시된다.
핵심 노하우를 가진 인력공급 및 청년인력 유입 확대를 위해 뿌리-스마트 융합 전문대학원을 확대하고 폴리텍 뿌리전문 학위과정 및 비학위과정 등 운영(연 5천5백명)한다. 또한 뿌리기업의 ‘청년내일채움공제’가입을 우대하고 민간인프라 활용 전문인력 교육 추진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뿌리기업의 당면애로 해결을 위해 뿌리기업의 현장애로 공정기술을 인근 대학 소부장 기술지원단이 해소해주는 산학협력 R&D지원이 신설(2020년 226억원)된다. 또한 신성장기반자금 뿌리기업 대출(현 1,000억원) 규모를 확대하고, 자동차 상생특별보증 프로그램(4,200억원), 철강 상생협력펀드(1,000억원) 등 업종별 상생기금중 일부를 활용해 해당분야 뿌리기업을 지원한다.
외국인 인력의 장기체류를 지원하기 위해 비전문비자(E-9)에서 숙련기능인력 비자(E-7-4)로 전환에 필요한 고용추천서 발급요건을 완화하고, 뿌리기업 외국인 종사자를 위한 전용쿼터가 신설된다. 이밖에도 뿌리기업 대상 맞춤형 스마트공장 보급이 연 100개 이상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이번 뿌리산업 마스터 플랜 추진체계 구축을 위해 산업부, 중기중앙회 중심으로 민관 협의체를 신설하고 추진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뿌리기술의 경쟁력 강화는 결국 우리의 소재·부품·장비 대응역량 확대로 이어져 글로벌 공급망경쟁에서 우위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독일 등 선진국처럼 뿌리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군으로 만들어 지속 성장하는 산업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