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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1-15 10:21:42
  • 수정 2020-01-15 10: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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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적층제조 부품 사용 확대, 소재 연구개발이 핵심



3D프린팅, 일명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은 3차원 형상 데이터(CAD)를 기반으로 초기 분말(또는 선재)을 층층이 쌓아 적층하여 3차원의 부품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폴리머, 금속, 세라믹 등 거의 모든 소재에 대한 3D프린팅 공정 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어 왔다. 참고로 폴리머, 금속, 세라믹 등 각 소재군에 대한 3D프린팅 공정 기술들은 모두 현저히 다른 종류의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면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할 경우 기존 소재부품 제조 방식에 비하여 어떠한 장점을 가질 수 있을까? 먼저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부품 형상 디자인에 거의 제한 없는 자유도를 부여할 수 있다.<그림 1> 이에 반해 기존 방식의 경우 최적 성능 구현이 가능한 부품 형상을 실제로 구현하기 매우 어렵거나 또는 가능하더라도 아주 높은 비용을 요구한다. 3D프린팅은 기존 공정으로 제조하기 어려운 이상적인 형상의 부품과 점차 다양해지는 고기능화, 경량화, 소형화 되는 제품, 다품종 소량 생산에 특화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 <그림1> 3D프린팅은 이상적인 제품의 형상을 구현할 수 있다.

금속 소재의 경우 폴리머나 세라믹 소재군들에 비하여 본질적으로 높은 강성(강도)과 파괴 저항성(인성)을 가지고 있어 자동차, 항공, 선박, 발전, 가공 기계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군에 해당된다. 이에 금속 3D프린팅은 3D프린팅 분야 중에서도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또한 혁신적이라고 할 만큼 빠른 연구개발 및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불과 5~6년 전만 하더라도 필자가 금속 3D프린팅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정말 금속 3D프린팅이 가능합니까?’였다. 답은 ‘물론 가능하다’이며, 현재까지 거의 모든 금속 합금들(철강, 알루미늄, 타이타늄, 니켈, 코발트, 마그네슘 계 등)에 걸쳐 3D프린팅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모든 금속 합금들이 다 그냥 쉽게 3D프린팅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각 금속 합금별로 금속 3D프린팅에 적합성 여부에 차이가 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그 한계를 검토 중에 있다.

최근 들어서 금속 3D 프린팅과 관련하여 필자가 받은 중요 질문들이 아래와 같이 바뀌고 있다. 먼저 ‘금속 3D프린팅으로 만든 소재부품을 실제로 사용 가능한가요?’ 그리고 ‘그 비용은 기존 공정에 비하여 얼마나 드나요?’이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금속 3D프린팅으로 만든 소재부품의 물성(성능)이 어느 수준인지에 대한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금속을 만드는 기존 공정들은 크게 주조(금속을 녹여서 고체로 만드는), 소성 가공(고체 상태에서 모양을 변화시키는), 절삭 가공(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까지 제시된 연구결과, 금속 3D프린팅으로 소재가 제대로 적층되었을 경우에는 기존 공정으로 만든 소재보다 더 강하지만(높은 강도) 파괴에 대한 저항성(인성, 연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금속 3D프린팅으로 만든 부품을 실제 사용하는데 기술적인 문제는 거의 없으며, 혹 부족한 성능이 있더라도 후처리 등을 통하여 제어 가능하다. 그러나 금속 3D프린팅을 소재부품 제조 기술로 확대시키는 데 가장 큰 제약 중 하나는 두 번째 질문과 관련된 비용 문제이며, 현재까지는 금속 3D프린팅이 기존 금속 공정에 비하여 더 높은 공정비용이 요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최근 세계적으로 금속 3D프린팅의 개발 방향은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정교하게로 맞추어 추진되고 있다.

▲ <그림2>금속 3D프린팅에 사용되는 초기 분말


금속 3D프린팅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분말<그림 2> 또는 선재 등의 초기 소재 △3D 프린팅 장비 △출력 소프트웨어(software) 및 DfAM (Design for additive manufacturing) △후처리 기술 등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적 제조 기업인 미국 GE사가 금속 3D프린팅 장비 제조사인 스웨덴의 Arcam 사와 독일의 ConceptLaser 사를 인수하고 분말 제조사인 캐나다의 AP&C 사와 소프트업체인 GeonX 사를 합병하여 이를 기반으로 GE Additive를 설립하였다. GE Additive는 그 동안 GE 그룹 내 항공기 부품 제작 시 기존 850개이던 부품을 금속 3D프린팅을 이용하여 12개로 줄이고, 신제품 개발 기간을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등 내부적으로 큰 원가 절감 효과를 일으켰다. 이는 금속 3D 프린팅이 가지는 높은 공정비용의 단점을 부품의 최적 형상 설계, 연관 공정의 일체화, 투입되는 금속양의 저감, 고기능화를 통한 장점으로 극복한, 향후 금속 3D프린팅 개발 시 따라야 할 좋은 예<그림 3>라 할 수 있다.

▲ <그림3> GE Additive 사에서 제조한 금속 3D프린팅 부품 예


국내에서도 금속 3D프린팅과 관련하여 창성, 고려특수선재(KOSWIRE), 풍산홀딩스, 하나 AMT 등의 여러 회사들이 분말 제조 및 공급하고 있으며, 윈포시스, 인스텍, 대건테크 등의 회사들이 금속 3D프린팅 장비를 보급하고 있다. 2019년까지 국내에는 총 138대의 금속 3D프린팅 장비가 보급되었고 이 중 약 60%가 외국 선진사의 장비를 구매한 것으로 추산되었다.

그런데 최근 수요 조사에서 3D프린팅을 위탁하는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의 45%가 낮은 출력물 품질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많은 업체들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아직 기술적 한계가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국내 기존 소재부품 회사들이 신기술로서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키려 시도했으나 제조된 부품의 성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또 제조 단가도 높게 나타나 장점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몇 가지 원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중 소재에 대한 이해 부족이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 금속 3D 프린팅으로 부품을 제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기 분말(또는 선재)만 있으면 쉽게 소재부품이 만들어질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형상으로 원하던 부품 형상이 아름답게 구현이 되었고 이에 부품의 고성능화를 기대하였지만 만약 내부에 결함(기공 등)이 많이 존재한다면?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똑같은 초기 분말을 사용하고 겉으로는 비슷하게 보이는 금속 3D프린팅 소재부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결함 유무에 따라 적절히 만들어진 것 대비 1/7 수준의 강도를 나타낼 수도 있었다. 금속 3D프린팅을 위탁 수행하는 기관의 경우 단지 형상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의 물성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국내 현실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비용·속도 한계 극복 위한 공정-미세조직-물성 기반 소재 기술 필수
제조 패러다임 변화 대응 정부투자 확대 및 산학연 컨트롤 타워 구축해야


이와 관련하여 3D프린팅의 공정 조건에 따라 그리고 제조 부품의 부위별 두께에 따라 결함뿐 아니라 내부 미세조직도 달라지며<그림 4>, 그 결과로 물성도 크게 변화할 수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은 금속 3D프린팅 소재부품이 실제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용 환경에 따라 강도, 연성(늘어나는 정도), 고온 강도(높은 온도에서 강한 정도), 피로(반복 하중 하에서의 내구성), 크리크(고온 환경에서의 내구성), 마모성(접촉에 의해 표면이 탈락되는 정도) 등의 물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물성들은 상기 결함 및 미세조직에 따라 각기 다르게 영향을 받는다.

▲ <그림4> 미세 주조 조직을 나타내는 금속 3D 프린팅(PBF) 소재


즉 금속 3D프린팅을 소재부품 제조 기술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공정-미세조직-물성에 기반한 소재 관련 기술이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며, 이미 독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활발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최근까지 금속 3D 프린팅 공정과 관련해서 PBF(Powder bed fusion), DED(Direct energy deposition), BJ(Binder jetting), WAAM(Wire arc additive manufacturing)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상기 방법들 중에서 PBF 방식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주요 공정으로서 복잡하고 정교한 부품의 형상을 잘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PBF 공정에는 초기 투입되는 분말이 다량으로 필요하며 상대적으로 제조 속도가 늦고 대형 부품 제조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들 또한 존재한다. DED 방식과 WAAM 방식의 경우 PBF 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으나 거친 표면 조도로 인하여 CNC 밀링/선반을 이용한 후 표면 가공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특히 WAAM 방식의 경우 초기 선재를 아크 용접의 방법으로 적층하는 것으로 적층되는 층과 층 사이의 미세조직이 불균일할 수 있으며 불순물이 부위별로 다르게 존재할 수 있다. 이에 WAAM 의 경우 고온 물성 등의 저하가 좀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한편 PBF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형 부품 및 대량 생산을 위하여 최근 BJ(Binder jetting) 방식에 대한 집중적인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BJ 방법의 경우 초기 분말에 바인더를 섞어 사용하며 형상을 만든 후 바인더를 제거하고(디 바인딩) 고온에서 결함을 감소시키는 소결(Sintering) 등의 후공정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BJ 방법에서 후공정 후에도 바인더 및 결함의 완전한 제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그 결과 피로 등 일부 물성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상기 Binder jetting 과 WAAM(저가 금속 3D 프린팅 공정들)에 대한 소재 관련 연구 결과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즉 현재 전 세계적으로 더 싸고, 더 빠른 금속 3D프린팅 공정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활발한 소재 분야(공정-미세조직-물성 기반)의 연구개발 결과가 얻어져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속 합금별, 요구되는 공정 가격대별, 부품 성능 요구 수준 등에 따라 적절한 금속 3D프린팅 공정이 각자의 위치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지난 27년 동안 금속 소재의 다양한 제조 공정 개발, 부품 제조 및 물성 향상 등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수행해왔다. 그 동안 주조, 소성 가공, 분말 야금, Thermal spraying, 금속 3D프린팅 등의 공정 및 소재 개발 과정에서, 시장을 점유하는 소재부품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물성을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뼈저리게 체험해왔다.

이런 관점에서 금속 3D프린팅은 향후 선택이 아닌 제한적이지만 필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주의할 것은 금속 제조 공정의 모든 분야를 금속 3D프린팅이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금속 3D프린팅은 기존 공정과의 기술 융합과 부분 대체를 통하여 금속 소재부품 제조 산업을 고효율화시킬 것이며 벌써 그 시작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대한민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제 그 한계점이 보이고 있으며,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후발 국가들의 성장에 의해 따라잡힐 수 있다. 이미 이를 감지한 독일, 미국 등 선진국들은 빠른 속도로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려하고 있다. 자칫 지금 국내 소재부품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기술의 이점과 방식을 고집할 경우, 느끼지 못하는 사이 서서히 가라앉는 초라한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한편 지난 수년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3D프린팅 분야의 연구 개발에 대한 많은 정부지원이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금속 3D프린팅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 투자에 대한 성과가 미진하고 국내 3D프린팅 산업이 정체되었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국내 금속 3D프린팅의 경우 초기 혼란기를 지나 점차 거품들이 걷히고 있으며, 지금은 정부 투자를 줄여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시켜야 할 시점으로 생각한다. 또한 각 공공 기관이나 산업체 별로 각자의 이익이나 입지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분말업체, 장비업체, 소프트웨어 및 DfAM 업체, 소재부품 업체가 잘 조화된 생태계를 구축하고, 경험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산-학-연 국내 금속 3D프린팅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선진국들의 기술 선점을 막고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추어 긴 미래를 위한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선진국들은 지금 뛰고 있다가 곧 날아가려 한다. 우리는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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