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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9-27 18: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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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절단산업 올림픽, 獨 에센 용접 박람회를 가다



▲ 전시회 배경사진.

4년마다 개최되면서 ‘용접 및 절단 업계의 올림픽’으로 불리우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에센 국제 용접 박람회(SCHWEISSEN & SCHNEIDEN)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에센 전시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독일용접학회(DVS)와 메세 에센(Messe Essen)의 공동 개최로 18회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전세계 40여개국에서 온 1,017개 기업·기관들이 출품해 자사의 제품과 기술력을 뽐냈다.
전시품목은 △전용용접설비 △고압용접기 △아르곤·CO₂저항용접기 △용접로봇 △용접핸들부품 △절단기설비 △야외시공용접기 △용접공간검사설비 △용접후처리설비 △플라즈마절단기 △가공설비 △레이져 절단기 △용접봉 재료 등으로 그야말로 용접과 절단에 관한 모든 것이 총망라됐다.

이 중 25%가 아시아 및 기타 국가였는데 중국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며 용접산업 신흥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인 전시회답게 첫날부터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최측 추산으로 전시회 기간동안 130개국 5만5,000명이 참관했고 이중 절반이 독일 이외 국가에서 온 것으로 집계됐다. 에센 용접 박람회에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참가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동과 동아시아에서 잠재적인 고객을 확보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도 활발히 진행됐다. 전시회 기간동안 20억달러 이상의 비즈니스 상담이 이뤄졌으며 참가업체들은 실질적으로 구매의사를 가진 바이어들이 이전에 비해 많아진데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주최측 추산으로 바이어 중 30퍼센트 이상이 전시회에서 기계, 소재·소모품을 주문했고 성사된 최고 거래액은 거의 100만유로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신소재경제 참관단들이 전시장 앞에서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밖에 많은 부대행사를 통해 선진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국제용접학회(IIW)가 ‘용접의 자동화’를 주제로 개최한 컨퍼런스에는 54개국에서 온 800여명의 기술 전문가들이 몰렸다. 주최측은 90% 이상의 참관객들이 교육과 노하우를 얻는 기회가 됐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젊은 인재 육성을 위한 용접 경진대회와 채용 박람회도 함께 진행됐다. 전시관 한쪽에 마련된 곳에서는 앳된 학생들이 참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용접기술을 뽐냈으며 참관객들도 직접 체험해보는 자리도 마련됐다.

다음 19번째 전시회는 2017년 9월18일부터 23일까지 에센 전시장에서 열린다.

▲ 자동차 산업에 있어 용접은 다양하게 적용된다..

■ 자동화·고능률·고품질·안전성, 트렌드

이번 전시회에서는 용접 및 절단 산업의 자동화·능률성·품질·안전성 향상에 기여하는 기술과 제품들이 주목 받았다. ABB, YASKAWA 등 선진 로봇기업들이 내놓은 용접 로봇들은 다양하고 일관된 동작을 보이며 오차가 거의 없는 용접 솜씨를 뽐냈다. 용접 기술자들이 가진 정밀도에 보다 근접하면서 이젠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된 용접이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느 부스에서는 로봇 혼자 MAG용접, TIG용접 등 장비를 바꿔가며 용접하는 장면을 통해 용접 간 경계도 허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YASKAWA 로봇은 다양한 용접을 혼자 해낸다. .

자동차, 항공, 조선 등 분야에서 정밀한 용접이 요구되면서 작업 능률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장비 및 재료들도 관심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용접 솔루션 업체인 링컨과 에삽은 가볍고 이동이 쉬운 용접기부터 특수 용접기까지 작업능률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모든 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대다수 제품은 작업자가 사용하기 쉽도록 디지털화됐으며 한번 설정한 값으로 지속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용접 및 절단산업이 위험한 작업이니만큼 작업자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제품들도 출품됐다. 산업의 기초소재인 가스를 공급하는 린데, 프렉스에어 등은 안전한 캡이 장착된 고압 실린더 소개에 중점을 뒀다. 용접 악세서리 기업들은 보다 안전성을 강화한 헬멧, 장갑, 의복을 전시했다.

▲ 프렉스에어는 혼합가스 실린더를 전시했다..

▲ 린데가 출품한 다양한 용접재료와 장비들.

■ 4대 산업가스·엔지니어링社 출품 ‘눈길’

린데, 프렉스에어, 에어프로덕츠, 에어리퀴드 등 세계적인 산업가스·엔지니어링 기업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의 용접 솔루션을 선보였다. 용접 및 절단산업의 기초 소재인 산업가스를 공급하는 이들 기업들은 자사가 개발한 혼합가스와 안전시스템을 홍보했다.

린데는 다양한 용접 관련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답게 혼합가스는 물론 TIG용접봉, 연마장치, 용접케이블, 메탈 히팅 솔루션 등을 전시했다.

▲ 에어프로덕츠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용접가스 컨트롤을 선보였다..

에어프로덕츠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용접가스 컨트롤을 선보였다. ‘Integra’로 명명된 이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작업 현황과 실린더 교체시기를 알 수 있어 작업의 능률과 안전성을 향상시킨다.

프렉스에어와 에어리퀴드는 특수한 캡이 설치된 혼합가스 실린더와 안전 공급 시스템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 한국관 구성

이번 독일 에센 전시회에는 현대종합금속과 고려용접봉과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용접재료전문 메이커가 출품했다. 이들 기업은 피복아크용접재료, 플럭스코드 아크용접재료, 티그, 미그용접재료, 비철금속용접재료 등 각종 용접에 쓰이는 용접재료를 전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기존에 주력으로 다루지 않던 특수합금, 듀얼스플렉스, 알루미늄 등 용접재료들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웰드텍, 코아전기, 모니텍, 서경브레이징 등 용접 및 절단 관련 강소기업들은 한국관을 꾸려 자사의 제품을 홍보했다.

특수용접재료 전문기업 한국웰드텍(대표 박기현)은 스테인레스 및 비철 플럭스 코어드 와이어 등을 선보였다. 회사는 연강 및 고장력강, 내후성강, 저온강, 저합금 내열강, 표면경화육성용 등에 적용되는 용접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 전시장에 마련된 한국관.


자동화·고능률·고품질·안전성, 산업 트렌드 자리매김

韓 용접재료 및 장비출품…용접기 분야 후퇴 아쉬움



코아전기(대표 이철원)는 리엑터, 트랜스포머, EMI 필터, 페라이트 코어 등을 출품했다. 용접 모니터링 전문기업 모니텍(대표 황동수)은 WPS/PQR 전용 자동 작성장비인 ‘Welding Expert:WPS’를 선보였다. 이 장비는 어디든지 들고 다닐 수 있게 콤팩트한 외형을 갖췄으며 용접시 사용자가 모니터를 통해 간단하게 전류전압, 가스사용량, 온도를 설정하고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산중공업의 지원으로 개발됐으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연구소 등 원자력, 중공업, 조선, 화학 플랜트 회사에 공급된 바 있다.

▲ 박기현 한국웰드텍 대표(右)가 자사의 용접재료를 소개하고 있다..

■ 용접기술은 세계 최곤데 국산 용접기는 실종

이처럼 우리나라 용접 및 절단 업계의 기술과 제품도 세계에 내놓을 정도의 수준에 올랐으나 아직 부족한 면이 남았다는 평가다.
용접 및 절단산업은 자동차, 건설, 조선, 기계, 파이프 제작, 파이프라인, 광산, 화학 공업 및 금속제품의 제조 등과 관련이 깊다.

이에 조선, 철강, 중공업, 자동차 등을 주력 수출산업으로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뛰어난 용접 및 절단 기술이 꾸준히 뒷받침돼야 한다. 조선산업의 경우 해양플랜트, LNG선 등 고부가선박 수주가 늘어나며 혹독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특수용접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용접사들의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장비나 의식은 그만큼 뒤따르지 못하는 형국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세계적인 용접 전시회에 국산 용접기를 볼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일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만들고 있는 용접기는 성능은 선진국 보다 떨어지고 가격은 중국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조선, 자동차산업 강국으로서 세계 최고의 용접량과 기술을 자랑하고 있지만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용접기 하나 못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보듯 용접산업 트렌드가 자동화와 고품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용접 전문가들의 기량을 높이기 위해선 우수한 장비의 개발이 뒤따라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 용접분야는 3D업종으로 젊은 사람들의 기피산업이 돼 젊은 피 수혈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대학에 용접전문과는 전무한데다 교육기관은 투자 부족으로 오래된 용접기로 교육하고 있다.

▲ 세계적인 용접장비기업 링컨은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다양한 용접기를 출품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용접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재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 용접 장비, 설계, 재료, 역학 등 세부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세계 최고 용접기업인 링컨은 구성원들에게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용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용접 기술자들의 도전정신도 요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용접사들의 경우 예전에 배운 기술에 갇혀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기피하고 있다”며 “용접이 전기전자·기계·재료·금속·화학 등과 관련된 종합적인 산업임을 인지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연구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 전시장 곳곳에서 용접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에센 용접전시회는 용접산업 트렌드와 우리 용접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정부가 용접산업을 뿌리산업으로 선정하고 육성하고 있는 것과 발맞춰 용접 수요기업도 함께 투자를 진행해, 4년후엔 보다 다양한 국산 장비들이 전시장을 채우기를 기대해본다.

▲ 맥주의 나라답게 일부 출품 기업들은 생맥주를 무료로 제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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