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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1-02 14: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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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업의 중심 주조, 자부심·긍지로 미래 열자


▶ 국내 뿌리산업의 현주소는

뿌리산업은 신기술·신산업 창출을 위한 기간산업으로 제조업 전반에 걸쳐 연계성이 높고 최종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결정하는 전방 수요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다. 대체적으로 뿌리산업이라고 하면 주조, 금형, 소성가공, 표면처리, 열처리, 용접 등 6개 분야를 말하는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초 공정 산업을 말한다. 이러한 뿌리산업은 생산기반의 핵심으로 기계, 에너지, 전자, 바이오등 전방산업을 견인한다.

이렇게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핵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체 산업 경제인들은 뿌리 산업에 대해 모르고 무관심하다. 또한 뿌리산업에 대한 인식이 3D산업이라는 인식으로 고착화돼 있다.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직업이 뿌리산업이라는 인식에 대학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한 학생들조차 졸업 후 다른 분야로 취업하고 있어 인식개선이 가장 큰 문제로 들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힘들고, 사람들이 기피한다고 뿌리산업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 산업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 국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요인임에도 저평가돼 있는 뿌리산업은 신성장동력 산업을 견인하는 기반으로써, 친환경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며, 선진·후발국간 기술격차 완화·유지전략으로 그 중요성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도 지난 2011년 7월 25일에 뿌리산업진흥과첨단화에관한법률을 제정해 뿌리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기능인이 우대받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또한 학회도 뿌리산업의 미래 트렌드 전망 및 미래 기술을 발굴할 수 있도록 뿌리기술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산업시찰을 시행하고, 기능경진대회를 통한 해외연수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뿌리산업촉진법 정책 연구 개발 주관기관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정책형성과정에도 참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주조산업 현황은

우선 주소에 대해 말하면 주조란 금속재료에 열을 가해 용융상태로 만든 후 주형 속에 주입·응고 시킴으로써 소정의 형태로 만드는 기술로 이와 같은 일련의 공정으로 얻어진 제품을 주물 또는 주조품이라고 한다.

금속재료는 고체상태에 비해 용융상태에서 변형저항이 현저히 작으므로 복잡한 형상의 부품을 가장 경제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이 주조다. 또한 제조할 수 있는 제품의 크기나 수량에 거의 제한이 없고 비교적 재료 선택의 폭이 넓다.

국내 주조산업은 2009년을 기준으로 생산 6조1,000억원, 수출 1조5,000억달러, 생산량 200만톤으로 세계 10위 규모를 가지고 있다. 국내 주물 생산량 중 자동차 60%, 산업기계 12%, 선박 4.1%로 비율이 높으며, 자동차 부품 중 주조제품의 중량 점유율이 22%에 달하고 있다. 반면에 주물 생산성은 일본의 1/2수준이며 고부가가치 생산기술은 기술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취약한 수준이다.

국내 주조 시장은 IMF이후 주물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2002년 이후 비철계 주물의 생산량 증가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세계주조시장은 과거에 비해 상승 폭은 하락했으나 매년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2013년에는 329억달러의 규모로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과거 철계 위주의 주조품 비율이 점차 비철계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03년에는 철계 주조 산업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비철 주조품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13년에는 비철계가 철계의 시장 규모를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최근 주조산업의 이슈는

앞서 뿌리산업의 전반적인 내용을 통해 언급했지만 주조산업을 기피하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주조산업인력의 대부분이 노령화되고 인재유치가 어렵다. 내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나의 제자들이 다 주조산업에 종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다른 산업에 진출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 기업의 미래이며 기술혁신의 주체인 젊은 인재들이 주조산업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주조산업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뿌리산업에 대한 기피현상은 국내 제조업 기반의 약화로 이어지고 더 나가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을 잃는 심각한 결과로 귀결될 것이다.

또한 주조산업이 환경오염, 에너지 과소비 산업인 점도 큰 문제다. 주조산업은 다른 뿌리산업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3D산업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특히 주변 주민들은 먼지, 악취, 소음 등을 발생시키는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여겨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최근 들어 공급전력량의 한계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많은 주소산업에 대해 점점 많은 불이익과 에너지 절감요구 압력이 증가하는 추세다.

마지막으로 주조산업의 질적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선진국에서는 제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조업 부흥에 나서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오히려 활력을 잃으며 중국, 일본 등 주변 경쟁국에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중국주조학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전세계는 1년에 1억1,000만톤의 주물을 생산하는데 이중 중국이 생산하는 비율이 50%이상이다. 내가 직접 본 중국은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고, 품질향상과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 특히 주조경진대회를 통한 인력양성과 원로인들을 우대하고 있었다. 주조산업에 대한 우리나라의 인식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을 느꼈다.

주조산업 고급인재유치 위한 인식전환 필요

기술혁신 통한 친환경·고효율화 이끌어내야



▶ 주조공학회의 2012년 성과는

지난 2012년 우리학회는 주조경진대회를 활성화 시켰다고 생각한다. 경진대회에 참여한 기능인도 전년에 비해 10%나 상승하는 등 점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교육책자 발간을 통해 인력양성과 주조산업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노력했다.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이에 환경연구회·주조교육연구회를 발족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주조학회·주물조합·정부가 합심해 작업환경의 집진제거 작업에 나섰으며, 하계 전력집중 기간에도 시간조절로 에너지를 절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제관계도 개선했다. 각국 주조학회도 참가했으며 특히 한·중·일이 긴밀한 협동을 갖게하는 가교역활을 했다고 자평한다.

▲ 지난 1968년 주조공법으로 제작된 이순신 장군 동상.

▶ 주조산업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듣고 싶다

기술혁신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고효율화·고부가가치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부품소재 및 관련 생산공정의 녹색화는 필수적이며, 따라서 부품소재산업의 근간인 주조산업의 친환경 고효율화가 시급하다. 또한 원료 및 원소재부터 생산, 사용, 재활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부하를 최소화하고 에너지효율을 향상하는 기술의 개발 및 적용을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각 기업별로 특성화된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후발국의 추격을 막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지향해야 한다. 난이도가 높으나 부가가치도 높은 제품의 개발에 노력하며, 범용화된 분야일지라도 자동화, 불량률 제로화 기술로 품질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특히 고급인력 유치를 위한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기업의 효율적인 인사 및 보상제도의 개선과 정부주도의 지원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각 기업별로 최소한의 고급인력을 유치,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주조산업에서 인재가 없으면 기술혁신도, 미래도 없다는 생각으로 획기적인 지원을 통해 인재들을 유치해야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합의 및 다양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핵심인력에 대해 차별화된 우대제도를 마련해야한다.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도 필수적이다. 우선적으로 기술혁신을 통해 주조산업을 3D산업에서 프렌들리(friendly)산업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각 주조업체별 핵심특화기술을 발전시켜 고부가가치화해야 한다. 동시에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젊은 인재들이 구직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하고, 뿌리산업 종사자로서의 자긍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 2013년 뿌리산업 발전을 위한 덕담을 부탁한다

나의 인생은 주물 때문에 즐거웠다. 나에게는 주물이란 힘들고 더러운 일이 아닌 붉게 타오르는 정열이 녹아있는 강인한 쇳물의 힘이었다.

주물인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뿌리는 힘차고 영원하다”, “뿌리는 영원하고 주물은 영원하다”, “쇳물만큼 순수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은 없다”, “주물은 美친 사람만 하는 것이다”

주물인들에게 너무 자기비하 하지 말고 한국 산업의 뿌리를 지탱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살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한국 사람은 타고난 재질이 있다. 지난 반세기 한국의 발전상을 돌아보면 기술의 습득 속도는 한국 사람이 최고가 아닌가. 주물은 똑같이 베끼더라도 똑같지 않다. 우리나라의 주물 수준을 보라. 우리나라 사람만이 갖고 있는 감성과 정신이 주물에 담겨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2013년에는 우리 주조인들이 활짝 웃는 새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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