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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1-02 13: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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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처리산업 인식 전환 최선 다할 터”


▶ 한국열처리공학회의 활동을 돌아본다면

열처리는 최근 뿌리산업으로 지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뿌리산업이란 자체가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없으면 다른 산업이 성장할 수 없는, 즉 산업을 지탱하는 산업이다. 뿌리처럼 밑에 숨겨져 있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고 주목도 받지 못한다. 말로는 서로 굉장히 중요한 기술이므로 발전시켜야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눈에 보이는’ 큰 산업에 가려 중요성이 무시돼 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열처리 관련 관계자들이 열처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열처리공학회를 설립해 활동해 왔다.

지금까지 열처리 관련해 학회에서 할 일은 많지만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종사 기업들이 너무 열약해서 학회 활동에 있어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다 보니 학회에서 기업들을 도와야 하고 기업들도 학회에 참가해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특히 종사 기업들이 너무 영세해 학회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 기관에 이쪽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 시키고 정부로부터 기술개발이나 설비 개선 등의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열처리 기술의 선진화를 위해 국제 열처리학회라든가 아시아열처리학회를 국내에서 개최해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국내 열처리공학의 현주소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 열처리가 필수고 국내 최대의 열처리 공장은 바로 현대자동차 공장 안에 있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학회에 회원가입도 하지 않은 상태다.

사실 자동차 공장에서 열처리를 통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생산기술적인 면에서 열처리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연구소 차원에서의 기술 개발은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생산현장 차원에서의 기술 개발은 관심이 부족하고 등한시 하고 있다.

본인은 현대자동차와 관련해 13년간 열처리를 했었는데 25년 전 생산규모가 30~40만대일 때 열처리 엔지니어가 다섯명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연간 100만대 정도 생산하지만 현장의 열처리 엔지니어는 한 사람도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연구소는 강화시키지만 생산기술 면에서 무관심하다 보니 오히려 중소기업 쪽에서 기술을 개발해 대기업에 제공하는 형태가 됐다.

▶ 지난 한해 한국열처리공학회의 성과는

몇 년 전부터 이어오고 있는데 전임 회장님들이나 임원 분들이 학회에 애착을 갖고 많은 기부금을 내주셔서 학회 차원에서 우수 논문 포상 등 연구자들이 의욕을 갖고 기술 개발에 매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커져서 학회에서 연간 가장 우수한 논문을 선정 100만원의 연구비를 상금으로 지원 하게 됐다.

기존에는 20~30만원 주던 것을 이제는 100만원가량 주게 돼 학자들의 경쟁의식도 많이 상승했다.

정부에서는 연구 실적 기준을 CSI 지수로 평가하도 보니 우리 같은 군소 학회에는 논문을 제출하는 학자들이 별로 없고 금속학회지나 외국의 유명한 학회지 및 협회에만 논문을 제출하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겉으로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원래 정해진 틀에서만 지원을 하다 보니 군소 학회지를 향한 정부의 지원은 많이 부족하고 일부 군소 학회지에게는 실적이 미흡에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정부도 학회지에서 실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통해 정부 기준을 충족시키면 된다고 권고하지만 현실적으로 군소학회지에 낸 연구논문은 연구 실적에도 포함되지 않기에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국내의 경우 ‘금속재료학회지’에만 제출하고 아니면 외국의 CSI 지수에 포함되는 큰 규모의 학회에만 실적 발표를 하고 있다.

때문에 학회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지난해에는 효과가 기대한 것보다 크지 않았지만 처음 시작한 이러한 시상을 통해 국내 학회지를 활성화 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수논문으로 선정되면 학회 웹사이트에 개재하고 또 학술대회에서 시상도 한다.

대기업·정부관심 소홀, 기술자 우대 시급

大·中·小 한마당 뿌리기술경기대회



▶ 열처리학회 및 국내 열처리 산업이 나아갈 방향은

뿌리산업 중에서도 열처리 학회가 제일 열약한 것으로 보이며 규모도 제일 작다.

실제 열처리를 제대로 하려면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데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기업은 부실한 장비로 시작하다 보니 경쟁력이 많이 부족하고 가격 경쟁을 하다보면 덤핑 수주 등으로 또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업체들 사이에 완력도 존재한다.

연구소나 대학에서는 열처리를 전공한 사람들이 대접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이유는 열처리 업체들이 열약하기 때문에 석·박사 출신의 인력을 고용할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니 학교나 연구소에서도 열처리 전공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열처리 전공자들이 푸대접 받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기술의 가치를 인정해주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즉 기술개발 시 이에 대한 대가가 있어야 전공자들이 다른 길로 가지 않고 열처리 기술 개발에 매진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기술을 배우려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 조성을 통해 똑똑한 사람들은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게 하고 실력 없는 사람들은 비용을 지불하게 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부에서 공짜로 교육 시켜주는데 왜 돈을 내고 교육을 받아야 하냐”며 비용 지불에 인색하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열처리 관련 교육기관이 10여곳 이상 있었고 나도 그런 곳을 통해 강의를 나가면 중소기업 연수원이나 이런 곳보다 강사료도 많이 주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강의팀의 집중 교육에 많은 참가자들이 대가를 지불하며 참석해 열심히 기술을 배웠다.

이에 학회에서는 기술 교육에 대한 대가 지불이 필요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무상 교육이 아닌 기술 교육비 지원을 통하는 방식 전환으로 기술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열처리 분야 전문가들이 지속적인 참여 및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 정부를 비롯한 산업계의 관심은 IT, BT, 나노,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분야에만 쏠리고 있다. 때문에 뿌리산업에 대한 관심을 소홀하며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를 금속소재로 제작하는 한, 또 많은 산업 분야에서 금속을 사용하는 한 이를 가공하는 뿌리산업은 결코 소홀이 할 수 없다.

물론 지금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산업들이 국가에 상당한 부를 제공하지만 뿌리산업과의 협력 없이는 지속 성장이 불가능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균형발전이란 맥락에서 연구소나 파일롯 플랜트를 건설하고 기업들로부터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경쟁력 저하를 부추기는 꼴이다.

대부분의 금속 제품들은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거워 이동시 많은 비용이 지불되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때문에 울산 등 영남지방에 있는 기업들에게 충청이나 호남지역에 있는 시설들을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가격 경쟁력을 스스로 잃어버리라는 예기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 추진을 수정해야 한다. 물론 정부에선 전문가들을 불러 간담회를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정책에 부딪힐 뿐이다.

지역별 특징을 살려 산업을 특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광산업은 광주에 집중시키고 중화학 산업은 울산을 비롯한 영남 지역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 새해 학회 계획은

올해에는 공주대의 지원을 통해 국제금형기술세미나를 오는 4월 중 개최할 예정이며 학술 대회와 함께 중요하게 여겨지는 행사인 뿌리기술경기대회를 보다 심도 있게 개최할 예정이다.

뿌리기술경기대회는 지난해까지 몇 차례 개최해 왔는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그중 대표적이 것이 어느 정도의 중대규모의 회사와 소규모 회사가 같이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제로 소규모 기업만 참여하거나 중대규모 기업들은 별 해택을 받지 못해 참여를 꺼리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뿌리기술경기대회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예전에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세계 기능경기 대회에 나가 많은 금메달을 따왔지만 점점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기능대회에서 경쟁하는 종목이 대부분 사람 손으로 하는 것인데 반해 요즘 대량생산하는 제품은 대부분 사람 손이 아닌 자동화 기계로 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 현재 대기업들은 기술자를 요구하기보다 열처리의 기본을 알고 기계를 관리할 수 있는 관리기술자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얼마나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냐만 관심을 갖는다.

반면 소기업들은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기술 분야에 집중해 특화된 기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중대기업과 소기업 간의 동시 경쟁은 불가능했고 뿌리기술경기대회는 반쪽짜리 대회로 치러져 왔다.

따라서 학회는 한쪽만이 참여해온 뿌리기술경기대회를 양쪽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개인 부문과 기업 부문으로 나누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인부문은 소규모 기업들을 위한 고유기술 평가 대회로, 업체 부문은 대규모 업체에서 얼마만큼 열처리 기술이 좋으며, 관리를 잘하는지를 겨뤄 수상 기업에게는 자동차 회사 등의 수요 기업에서 기술 및 능력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자격의 형태로 진행시킬 방침이다.

▶계사년을 맞이했는데 열처리 학·연·산 관계자들에게 덕담을 부탁한다

불과 40~5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산업이 이렇게 성장할 줄은 전 세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본인도 열처리 업계에서 35년간 종사해 왔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을 이기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지금처럼 큰 소리를 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됐다. 이는 정치나 대기업이 이룬 성과라기보다 잡음이 많고 시끄럽지만 밑에서 묵묵히, 꿋꿋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자기 기술을 닦아온 뿌리기술 종사자들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에게 쏟아지는 전 세계의 찬사와 부러워하는 시선은 자신의 명예 등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분들의 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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