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너지 및 각종 원부자재, 공공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가격인상 압력이 산업가스 시장으로 번지면서 ‘가격인상 도미노 현상’이 산업 전반에 나타날 전망이다.
국내 제조업 경기의 바로미터이자 경공업에서 첨단산업까지 아우르는 산업경제의 필수 소재 산업가스 가격이 이달부터 평균 15%가량 인상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된다.
품목과 거래조건, 공급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산업가스 시장에서 가격변동의 키가 되는 요소로는 제조단계에서 전력요금의 비중이 가장 크다.
유통단계에서는 여기에 운송비용 즉, 유류가격이 또다른 변수로 작용한다.
국내 산업용 전력요금의 경우 지난해 연간 두차례 인상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한해 동안 무려 13%나 상승했다.
공기분리장치(ASU)를 통해 제조되는 산소(O₂)·질소(N₂)·알곤(Ar) 등 산업가스 가격이, 원료단계라고 할 수 있는 액화가스 제조단계에서부터 강력한 상승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국내 수송용 유류, 즉 경유 가격 역시 무섭게 올랐다.
지난 3일 한국석유공사가 밝힌 정유사의 경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ℓ당 23원 오른 1060.4원으로 역대 최고가격인 지난 2008년 7월의 1181.2원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경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가격은 ℓ당 1,847원.76원으로 지난해 평균가격 1,745.71원 대비 5.8%나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상황이 이같은 가격인상 요인을 가스제품에 쉽게 반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일단 공급 쪽만 봐도 수년째 지속돼 온 공급과잉과 그에 따른 과당경쟁 때문에 원가상승을 이유로 공급가격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
신규업체 진입과 경쟁적인 생산능력 확대로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른지 이미 오래지만 기대했던 수요확대가 늦어지면서 메이커마다 물량처리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고질병 수준에 이른 산업가스 업계의 어려움은 해마다 10% 내외의 가격인상으로 조금씩 해소돼 왔지만 그때마다 누적된, 이른바 ‘자체흡수’하는 가격상승 압력이 이미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인상은)기록적인 전기료 인상 등 원가상승요인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며 “인상 때마다 공급 측에서 떠안은 (가격인상압력) 부분이 수년간 누적돼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 대거 포진한 충전 및 판매업계의 하부시장이다.
유통시장의 경우 원가면에서 액화가스 가격상승에 전력요금과 운송비 부담 등이 다시 더해지는 데다 시장에서도 공급과잉이라는 베이스 위에 신규 충전사 등의 등장으로 인한 가격경쟁 과열이라는 요소가 또 더해진다.
사업규모가 작은 만큼 충격을 감내할 여력이 적고, 대규모 거래처 등에 휘둘리기 쉽다는 부분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모 회사 관계자는 “액메이커의 가격인상이 시작된 이상 폭탄은 이미 유통시장으로 넘어왔다”며 “여기(유통시장)서 제대로 가격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소재경제
김성준 기자 sj@am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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