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적층제조 소재, 대형화·생산성 향상 통한 기술·시장 확대
◇연재순서
1)전시회 총괄평가
2)금속 적층제조 소재 기술 및 시장 동향
3)금속 PBF 기술 동향
4)금속 DED(WAAM 포함) 기술 동향
5)폴리머 적층제조 기술 동향
6)에너지·발전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7)우주항공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8)뿌리산업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9)좌담회-적층제조의 미래, 청년이 이끈다
◆기술적 관점으로 바라본 금속 적층제조 소재(김진천 울산대 교수)
필자는 국내 최대의 약 60여개 산·학·연·관 기관들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울산 3D프린팅 클러스터 단지 내, 울산대 산학융합캠퍼스에서 3D프린팅 분야 학부 및 대학원 전문 인력양성을 하고 있다. 적층제조(3D프린팅)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폼넥스트(Formnext)에 꼭 가봤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기회가 없다가 드디어 올해 참관하게 됐다.
이번 3D프린팅연구조합 참관단으로 방문한 목적은 단순했다. 한국분말재료학회 수석부회장으로써 3D프린팅에 적용되는 새로운 최신 적층소재(특히 금속분말 중심)와 필자의 전공 분야인 텅스텐(W) 등 고온 소재에 대한 적용 현황을 중점적으로 보고자 했다.
■대형화된 구리 및 구리합금 적층, 인공지능(AI) 방열설계 주목
전체적으로 금속 적층제조 소재는 △STS 316 등 스테인리스 △Ti64를 중심으로 하는 타이타늄(Ti) 합금 △코발트 크롬(Co-Cr) △경량 AlSiMg, MgAl합금(AZ91) 등이 있었는데, 이들 소재는 현재 많은 부분에서 적용되어 특별하지는 않았었다.
다만 필자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산소 구리(Cu) 및 대형 Cu 합금소재 부품이었다. 지속적으로 폼넥스트 참관단을 이끌고 있는 3D프린팅연구조합의 강민철 박사는 약 2년전에 ‘우수 전기전도도·열전도율 구리 적층제조기술 주목’이라는 기로를 쓴 적이 있다. 당시에는 Cu 소재가 다소 작은 부품에 적용됐는데 이번에는 대형 부품에 적용된 것이 눈에 들어왔다.
3D시스템즈社의 이중구조 로켓 챔퍼 노즐 부품(격벽 두께 1mm 적용 기술), 중국 파순社의 이중구조 CuCrZr 챔버 segment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DfAM(적층제조특화설계)에 AI 기법을 적용한 액체질소 냉각 용기는 고출력 반도체의 과열을 막는 부품으로 적용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AI 설계로 극한 열전달에 의한 CPU 냉각을 위한 액체 질소(LN2) 용기는 100% 무산소동으로 390W/mK의 우수한 열전도율을 가진 최적의 기하학적 구조를 구현했다. 구리는 표면 산화에 의해 열전도율에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적층 공정에서 구리 분말의 순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특수 설계된 진공 프리사이클 챔버로 분말에서 공기와 습기(H2O)를 제거하고 고순도 아르곤 가스로 제어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한다.
멀티 레이저를 이용한 대형 구리합금 출력물도 인상적이었다. AMCM社는 CuCrZr 합금을 ‘AMCM M 8K’(8개의 레이저가 장착) 장비로 820x820x1200mm 규모 이상의 아리안그룹 로켓 엔진을 제작해 전시했다. ‘AMCM M 8K’의 빌드 볼륨은 기존 ‘AMCM M 4K’의 4배이며, 이는 z축으로 최대 5톤의 분말, 최대 1.2m 높이의 부품을 적층하는 정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한다. 감히 국내에서는 엄두를 내질 못할 것으로 판단되어 기술적 장벽을 느낄 수 있었다.
통상 분말 공정에서 5톤의 분말을 산업현장에서 적용하려면 공정 중에 상당한 분말 품질 관리를 필요로 한다. 분말의 산화, 습기에 의한 응집 제어 등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를 제어하는 공정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놀라움을 느꼈다.
적층제조로 열교환기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Conflux Technology社의 Cu 소재 기반 대형 냉각 기판은 내부에 적층 구조가 약 0.2mm로 정밀하게 제어되어 냉각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 기업은 특수 열교환기만을 특화 생산하고 있는데 적층제조의 장점인 다품종 생산이 아닌 소량의 특정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사업화하는 전략도 적층제조 사업화에 상당히 효율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고온소재에 대한 적층제조 기술은 역시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고융점 W계열의 제작 제품은 극소수였다. AMCM社의 로켓엔진 텅스텐 resonator는 1,300℃이상, 20bar이상의 조건에서 적용되는 제품이다. 융점이 3,410℃인 W 분말은 통상 원광석에서 산화물 환원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불규칙한 형상을 가지고 또한 크기도 수 um급이다.
AMCM는 3차원적인 형상을 적층 두께 20㎛으로 적층했다. 제품의 제작 방식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상당히 흥미로운 적용 소재 제품이라 생각된다. 또 다른 W 계열의 적용 제품은 3D시스템즈社의 99.9% 텅스텐 방사선 차단 제품이 있었다. W는 우수한 방사선 흡수 특성(X-선, 감마선)을 가지고 있어 고정밀 부품과 원자로 차단벽에 적용이 가능하다. 이 제품에 적용된 분말 특성과 상세한 적층공정은 공개되지 않아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고 향후 연구방향에 대한 모티브를 제공했다.
■제한적인 적용 소재 한계 극복해야
필자가 이번 전시회를 참관하고 느낀 점은 크게 2가지이다. 기술적으로는 레이저를 사용하는 금속 적층제조 공정에서 적용소재 한계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큰 숙제라는 점이다. 전통적인 분말야금공정은 거의 모든 금속분말소재가 적용되고 있는데 3D프린팅은 개발된 지 약 4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적용소재의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재료가 가지는 고유 레이저 반사율(산란) 등의 문제와 용융(melting)이라는 공정이 가지는 고융점 재료의 적용한계 등은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고 이는 우리 적층제조 종사자들의 과학적 탐구를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비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전시장의 축제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필자는 24년전 독일에 훔볼트펠로우로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은 상당히 유명했다. 특히 이번 폼넥스트는 최첨단(cutting edge) 기술들의 향연으로 엄청난 관람객을 유도하면서 매일 오픈런(Open Run)이 벌어졌다.
또한 대형 전시장은 정말 독일스럽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효율적인 동선을 가지고 있었고 부스마다 맥주와 먹을거리를 제공하면서 축제를 방불케 했다. 이는 향후 우리 국내 적층제조 관계 기관들이 어떻게 전시회를 구상해야 할 것인지 참조할 만 하다.
대형 구리부품 제작 분말·공정 관리 인상적, 고온소재 개발 본격화
상용 소재 양산성 확보 시장 성숙기 진입, 수율 향상·국제표준 필요
◆시장적 관점으로 바라본 금속 적층제조 소재(박승민 ㈜파우더팜 대표)
■소재 다양성 보다 원가절감 또는 특정목적 지향 추세
2년전 까지만 해도 각 금속 적층제조 소재 제조사들은 수요 업체 및 기관과 합작하여 금속 적층제조 신규 소재 개발에 힘썼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019년 NASA에서 개발한 고성능 Cu-Cr-Nb 구리 합금인 GRCOP-42는 작년까지만 해도 고강도·고전도성·고내열성을 앞세워 각 장비 및 분말제조 업체에서 시제품을 전시했지만 올해는 해당 소재를 찾을 수 없었다.
고온 강도와 크립 저항성이 뛰어난 Ti-6-2-4-2 합금은 유일하게 Colibrium additive(前 GE additive) 부스에 열교환기 시제품으로 전시되어 있었으나 그 외 고강도 알루미늄-구리 합금인 A20X(A205) 등 상용 소재에 고성능을 부여한 신규 소재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대신, Ti64, Al-Si-Mg, Inconel 718 등 상용 소재를 활용해 양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었다. Colibrium additive는 Ti64를 활용한 EBM(전자빔) 공정에서 point melt 용융방식을 적용하여 서포터가 없는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소재비용 절감 및 후처리 번거로움을 해소한 것이다.
분말제조 업체 TEKNA는 바인더 젯(binder jetting), EBM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WPA(Wire Plasma Atomization) 공정에서 플라즈마 아크 에너지 밀도 제어 및 노즐 시스템 재설계를 통해 25μm 미만의 미분 분말 수율을 향상시켰다. 그만큼 적층제조 소재 산업이 성장기를 지나 특정 어플리케이션 양산을 위한 성숙기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적층제조 시장 성장, 금속 소재 수율 향상 및 국제표준 구체화 필요
금속 적층제조 소재는 크게 분말과 와이어로 나뉜다. 와이어 소재 시장도 와이어아크적층제조(WAAM) 장비의 발전과 응용 확대로 인하여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아직은 국내 장비의 90%가 분말용융적층방식(PBF)을 사용하므로 분말을 기준으로 금속 소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본다.
첫째는 생산 수율의 향상이다. 진공 용해 불활성 가스 아토마이저(VIGA), 무도가니형 가스 아토마이저(EIGA)로 대표되는 가스 아토마이징 방식은 구형 분말 제조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가스 및 에너지가 생산비용의 약 40%를 차지한다.
생산된 분말중 PBF용(약 10~50μm) 분말 수율은 약 30~50%에 불과해 나머지 분말은 DED나 BJ용으로 사용되지만 수요량 보다 공급량이 많아 재용해 하거나 폐기된다. 이로 인해 PBF용 분말 가격은 높을 수 밖에 없으며 원소재 대비 분말 가격은 10~20배 비싸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말제조 업체는 최적화된 노즐 설계를 통해 유동성과 가스 유속을 제어하는 등 수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는 분말 관련 국제표준의 구체화이다. ASTM, ISO 등 대다수의 국제 표준은 적층제조용 금속분말의 유동성, 구형도, 순도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분말 제조사마다 적용되는 적층 파라미터가 상이하며 적층 후 기계적 강도에도 차이를 보인다.
때문에 국제표준을 구체화하여 분말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하여 적층제조 산업의 전반적인 기술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시장은 기술의 나침반이며, 기술은 시장의 건축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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