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L-PBF 적층제조, 소재·크기·속도 한계 극복 ‘飛上’
◇연재순서
1)전시회 총괄평가
2)금속 적층제조 소재 기술 및 시장 동향
3)금속 PBF 기술 동향
4)금속 DED(WAAM 포함) 기술 동향
5)폴리머 적층제조 기술 동향
6)에너지·발전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7)우주항공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8)뿌리산업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9)좌담회-적층제조의 미래, 청년이 이끈다
필자는 2004년부터 학위 과정을 포함해 국내 조선해양 분야의 용접기술연구소와 산업용 가스터빈 개발센터를 거쳐 현재 적층제조 분야의 소재 및 공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갓테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11월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프랑크푸르트 메쎄에서 열린 폼넥스트(FORMNEXT)에 3D프린팅연구조합 참관단을 통해 방문한 목적은, 현재 적층제조 시장의 기술개발 동향을 파악함으로써 다가올 미래의 적층제조 시장을 예측해 보기 위함이었다.
20년간 금속 소재 및 제작 공정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였기에 금속 분말소재 관점에서는 현재 개발되어 부품 제작에 적용되고 있는 분말의 종류 및 제작 방식을 집중적으로 봤고, 적층제조 관점에서는, Powder Bed Fusion(이하 PBF) 방식의 기술 개발 동향을 위주로 보고자 하였다.
PBF 기술은 적층제조 기술 중 하나로, 분말 소재를 얇게 깔고 이를 레이저나 전자빔 등의 에너지원을 사용하여 선택적으로 융착시켜 층층이 쌓아 최종 부품을 만드는 공정이다.
PBF 기술은 사용하는 에너지원과 재료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는데 본 고에서는 금속 소재를 기준으로 레이저를 열원으로 사용하는 L-PBF(Laser Powder Bed Fusion) 방식과 전자빔을 활용하는 EBM(Electron Beam Melting) 방식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위축된 EBM, 날아 오르는 L-PBF
금속 PBF 적층제조 분야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리던 EBM과 L-PBF 적층제조 기술에 대한 온도차는 이번 폼넥스트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였다. EBM 관련 기술을 전시한 곳은 Colibrium additive(舊 GE Additive)와 JEOL 정도로 참가 업체의 수에 있어서는 L-PBF 기술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EBM 기술은 고출력의 전자빔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금속 분말을 융착하는 방식으로, 전자빔 활용을 위해 진공 환경을 구현해야 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고출력 빔으로 인하여 PBF 방식으로는 적층하기 어려운 초내열합금, 순수 티타늄 등의 적층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빠른 빔 이동이 가능하여 적층 과정에서 예열을 통한 균열 제어를 할 수 있고 에너지원을 선(線)원이 아닌 점(點)원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어 서포터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3~4년 전만 하더라도 고융점 금속 적층제조의 유일한 대안 기술로서 인식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L-PBF의 기술의 발전으로 EBM으로만 적층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티타늄 합금이나 고온에서 사용되는 난(難)적층 소재였던 초내열 합금에 대한 적층 기술이 개발됐다. 더 나아가 구리나 알루미늄 분야에서도 다양한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L-PBF 적층 제조 부품이 제작되면서 이번 폼넥스트에서의 금속 적층제조는 L-PBF를 위한 전시회처럼 느껴졌다.
이번 폼넥스트에 금속 분말소재 회사로 참여한 Sandvik, Hoganas, BOHLER, Carpenter 등을 포함한 중국, 일본 대부분의 분말 회사들 역시 L-PBF에 특화된 스테인리스, 니켈 기반 초내열합금, 티타늄, 구리, 알루미늄 등의 적층제조용 분말 소재들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구리·알루미늄·초내열 합금 등 難적층 소재로 대형부품 제작까지 기술 진일보
적층제조 특화 다품종 소량·재활용 금속 분말 생산장비 개발, 가격경쟁력↑
■설비 확장 통해 부품의 대형화 실현하는 L-PBF
PBF 기술의 가장 큰 단점 중의 하나는 파우더 베드의 크기가 적층 조형체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이에 다른 방식의 적층제조 기술 대비 상대적으로 작고 복잡한 형상의 적층 조형체에는 강점이 있지만 대형화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폼넥스트에서는 설비의 대형화를 통해 820x820x1200mm 규모 이상의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파우더 베드와 8개의 레이저까지 장착할 수 있는 설비들이 전시되면서 조형체의 크기 한계가 극복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물론 적층 속도면에서도 와이어를 이용한 공정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엄청난 개발이 이루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재 관점에서는 낮은 레이저 흡수율로 인해 적층이 어려웠던 구리나 알루미늄의 경우, 성분 설계와 공정 제어를 통해 적층하는 방식 외에 그린레이저나 블루레이저를 활용한 L-PBF 장비들이 소개되면서 레이저 광학 계통의 적층제조 장비 기술 역시 진일보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말 합금 설계 및 재활용을 위한 기술개발 본격화
PBF용 금속 분말 분야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기존 금속 분말의 합금 조성이 단조재 혹은 주조재 기반의 성분으로 제작되고 적층되면서 발생한 단점들을 탈피하기 위해 적층제조에 적합한 합금 성분을 설계하기 위해 최적화된 장비들이 개발되었다는 것이었다.
Amazemet는 플라즈마를 이용해 다품종 소량 생산에 특화된 중간재 제작과 분말을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소개했다. 고융점의 분말 소재는 물론 구리나 알루미늄과 같은 저융점 분말의 설계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L-PBF 적층제조 과정에서 레이저에 의해 열화된 분말 혹은 제조 과정에서 구상의 형상이 도출되지 못한 분말에 대해 구상화는 물론 리사이클 할 수 있는 설비를 전시하면서 금속 분말 재활용이 가능함을 소개했다.
장비 제조사 이외에도 기존 분말 제작사들도 전시 부스에 재활용 기술을 소개했다. 기존 분말 소재 제작사였던 Sandvik과 BOHLER 등은 전시 부스 전면에 Recycle Powder라는 홍보 자료들을 소개했는데 적층제조용 분말의 높은 가격과 소재 수급 측면에서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의 소회는 적층제조 분야에서 ‘세상은 참으로 넓고 할 일 또한 고맙게도 참 많다!’라는 것이다.
차세대 기술이라고 생각되었던 적층제조 기술이 이제는 현 세대의 주력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고 첨단제조 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선진사들의 개발 트렌드에 발맞추어 국내의 소재, 장비 그리고 공정 기술에 대한 협업을 통해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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