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탄소섬유 및 복합재의 기술개발과 생태계 강화는 물론 소재·부품·수요산업을 연계하는 전략적이고 전주기적인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탄소산업 정책포럼’이 21일 오전 여야 국회의원들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탄소산업 정책포럼은 ‘우주·항공·방산, 모빌리티 탄소소재가 이끈다!’를 주제로 정부의 핵심 전략 산업인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서 반드시 우선돼야 할 탄소소재에 기술 고도화, 공급망 확보와 탄소산업 경쟁력 제고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국민의힘 이철규, 정운천, 구자근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안호영, 신영대 의원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상북도, 전라북도가 후원하는 이번 포럼에는 23명의 국회의원과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을 비롯해 경상북도 이달희 부지사, 전라북도 김종훈 부지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운찬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탄소산업이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우주·항공·방산 등 미래 첨단산업에까지 쓰이게 될 탄소소재·부품과 관련 기술개발과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다”며 “오늘 포럼에서 탄소산업이 나아가야할 건설적인 방안들이 모색되고 국회에서도 입법과 예산지원 등을 통해 탄소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우주항공·방산 산업은 경제발전과 국가안보의 핵심산업이자 미래먹거리 산업이다. 우주산업은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국방, 안보 등 국민의 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으로 우주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래 첨단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탄소소재는 고탄성, 고강도, 고기능성, 극한환경에 대한 형상 안전성 등 우수한 특성을 바탕으로 항공기·우주·발사체·미사일 등의 핵심소재 및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고, 우주산업용 탄소소재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선도국가들은 방산기업을 위주로 탄소소재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재 우주산업용 고성능 탄소섬유 원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우주항공·방산 산업과 성장의 궤를 같이 하고 있는 동반자적 관계에 있는 탄소산업이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고, 관련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탄소 소재·부품의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만큰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인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이날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우주항공·방산 시대에 대응하는 탄소산업 발전 방향’을 주제발표했다.
우주개발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이동 되면서 뉴스페이스(New Space)시대가 도래했다. 이로인해 우주항공산업의 성장이 본격화 되면서 기능이 우수한 탄소소재 활용 부문이 확장됐다.
우주·항공산업의 탄소소재·부품의 글로벌 시장은 2020년 91.8조원에서 2030년 228조원으로 성장이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2020년 6,780억원에서 2030년 16,56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는 탄소산업시장 주도권 강화를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수요와 연계성을 높이는 전략 등을 펼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연계, 소재의 저가화 등을 위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3번째로 탄소소재 양산에 성공했고, 탄소소재 공급역량은 세계 4위지만 수요산업 변화에 대응이 취약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 국내 우주·방산용 초고강도 섬유 복합재 및 부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은미 본부장은 “탄소소재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 먼저 탄소섬유 기술력 향상을 위한 투자 확대와 집중적이면서도 일관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저가화·고기능성확보 등 기술 및 제품 개발을 통해 우주·항공, 자동차 등 고신뢰성·고품질 소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PAV, 무인기 등 첨단 신성장 산업에서 탄소섬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며, 소재개발-부품제조-제품화-신뢰성검증 등 소재와 부품, 수요산업을 연계하는 전주기적 민관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국내 탄소소재·부품의 트랙레코드를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윤군진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송주호 산업통산자원부 섬유탄소나노과장 △이길호 대한항공 상무 △전해상 도레이첨단소재 대표 △김수환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CFO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 △김철 효성 전무가 패널로 참여해 우주·항공·방산을 위한 탄소소재의 기술개발과 정책적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
이길호 대한항공 상무는 “대한항공은 민항기 구조부품 및 국방 무인항공기 제작에 연간 300톤 가량의 탄소섬유를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중이다. 국산을 사용하기에는 비용 대비 이익이 미미한 상황이다. 또한 항공용 탄소섬유 개발에 높은 투자비 및 기술적 난이도, 물성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3년 이상 소요 등 많은 리스크가 존재해 업체 단독으로 항공기 시장 진출이 어렵다”며 “정부의 10년 이상의 지속적인 지원과 소재 품질 및 신뢰도 확보를 위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수환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CFO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소형우주발사체를 제작하고 있는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에게도 많은 시장이 열리고 있다. 소형 발사체의 경우 탄소소재의 의존도가 상당히 높고, 소규모로 주문이 많은데 소재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중소기업에게도 탄소소재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는 “탄소복합재 산업이 우주항공방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기반 마련과 확장에 기여하는 만큼 현재 스포츠, 산업 등에 집중돼 있는 국산 탄소섬유와 중간재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수입장비 국산화 대체 지원이 필요하다”며 “탄소 소재뿐만이 아니라 관련 중간재 등 모두가 성장해 항공우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전해상 도레이첨단소재 대표는 “우주항공방산분야의 고급 탄소소재는 고도의 기술과 신뢰성이 요구돼 진입 장벽이 높다. 대한민국이 우주항공방산 분야의 탄소소재 강국으로 발걸음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탄소소재 개발부터 부품, 최종제품, 신뢰성 검증까지 종합적인 관점에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물성 데이터 확보 어려움, 낮은 수요 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산업별로 융합과 협력을 이끌어내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철 효성 전무는 “효성은 2013년 탄소섬유 생산을 시작으로 현재 6천500톤, 내년 9천톤, 2028년에는 2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2025년부터는 방산 분야에 탄소소재를 적용하고자 하고 있다”며 “하지만 후발주자로서 항공분야 탄소소재의 인증·표준 절차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에 항공분야 진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러-우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해외에 의존에서 벗어나 탄소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개발뿐만이 아니라 탄소섬유를 적용할 수 있는 수요처 확보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군진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국내 우주·항공·방위 산업의 자생적 국내시장 조성이 중요하다”며 “해외의존도 탈피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며, 소재-중간재-부품-완제품 기업의 균형적인 발전과 해외 시험 평가와 국내 인증기관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주호 산업통상자원부 섬유탄소나노과장은 “탄소소재의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고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정부도 공급망 확보 차원을 넘어 탄소 소재를 새로운 먹거리 산업과 성장 동력원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송 과장은 “산업부에서는 지금 민간 투자 계획을 살펴 항공우주방산용 관련된 탄소소재 육성 전략 수립하려 한다. 또 기술개발이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K카본’ 플래그십 사업 추진을 추진하고, 독일과 일본 등 해외 교류협력을 위해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재양성, 기술개발 등 민관산학연이 힘을 합쳐 함께 노력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나온 의견들을 정책 수립에 잘 반영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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