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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2-24 14:18:02
  • 수정 2024-12-24 17: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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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D프린팅 전문가 단체인 3D프린팅연구조합은 국내 산학연 관계자와 함께 2024년 11월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적층제조(3D프린팅) 전문 전시회인 ‘폼넥스트(FORMNEXT) 2024’를 참관하고 하이델베르그 3D프린팅 데이터 센터와 포르쉐 적층제조센터를 방문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폼넥스트는 54.000m² 규모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적층제조 관련 864개 기업이 출품했다. 참관객은 3만4,404명에 달했는데 이중 48%가 해외 방문객이 차지하면서 글로벌 적층제조 네트워크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폼넥스트에서는 적층제조가 양산 기술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필요한 장비의 대형화와 자동화가 진일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재 분야에서는 부품의 고강도·경량화에 필요한 특수소재, 복합소재 등 소재가 확장되고 있으며 부품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폐 금속분말 재활용 등 기술도 소개됐다. 또한 설계 프로세스, 품질 및 공급망 관리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증강현실 등 디지털 기술과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글로벌 적층제조 기술이 대형화, 소재 다양화, 자동화 등을 통해 양산 공정에 필요한 기술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기존 주력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및 우주항공, 방산 등 新산업 창출을 위해 적층제조 산업에 보다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이번 참관단을 구성한 3D프린팅연구조합과 산학연 전문가들의 연재기고를 통해 폼넥스트에서 느낀 글로벌 적층제조 기술 트렌드를 짚어보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폴리머 적층제조, 필수 제조기술 위한 ‘대형화·소재 다양화·자동화’ 도전 지속


◇연재순서

1)전시회 총괄평가

2)금속 적층제조 소재 기술 및 시장 동향

3)금속 PBF 기술 동향

4)금속 DED(WAAM 포함) 기술 동향

5)폴리머 적층제조 기술 동향

6)에너지·발전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7)우주항공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8)뿌리산업 분야 적층제조 응용사례

9)좌담회-적층제조의 미래, 청년이 이끈다



▲ 김용선 3D프린팅연구조합 책임

필자가 적층제조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된 2014년, 업계 내에서 적층제조 기술은 ‘RP(Rapid Prototyping)’와 ‘3D프린팅’이라는 용어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었다. 시제품을 빠르게 제작하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제조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기술로서의 잠재력을 키워가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각 주요 기술방식의 특허 만료,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입, 다양한 기능성 소재 개발을 비롯하여 하드웨어의 제작 사이즈의 대형화와 생산성을 위한 자동화가 결합되면서, 폴리머 적층제조 기술은 그동안의 가졌던 한계를 차례차례 극복하며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제조기술로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금속 적층제조가 다양한 산업에서 수많은 완제품 어플리케이션을 쏟아내면서, 폴리머 분야는 상대적으로 그 관심과 주목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각에서는 폴리머 적층제조가 그 기술의 발전성과 혁신성 측면에서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는 회의적인 의견들도 존재한다.


지난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글로벌 적층제조 최대 전시회 ‘폼넥스트 2024’를 직접 참관하면서, 폴리머 적층제조의 현 위치와 트렌드에 중점을 두고 향후 이러한 의구심들을 어떻게 불식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새로운 발전 방향을 찾을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 ‘폼넥스트 2024’ 전시회 둘째날 아침, 입장을 위해 많은 인파가 대기 중이다.


■폴리머 적층제조, 생산성 향상 초점

폼넥스트는 글로벌 최대 적층제조 전시회답게 864개의 적층제조 관련 장비, 소재,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참가했으며, 2개의 거대한 전시관에 크고 작은 전시기업이 빼곡히 들어찼다. 전시회 오픈시간 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입장을 대기하는, 국내 전시회에서는 보기 힘든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전시회 기간 살펴본 폴리머 적층제조는 장비의 ‘대형화’와 ‘자동화’를 접목한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의 지속적인 니즈에 부합하는 고성능 폴리머와 복합재료에 대한 개발과 출시, 그리고 단순히 장비의 스펙과 기술성을 중시하는 전시품이 아닌 실제 응용 사례에 기반한 스토리가 있는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기술 활용에 대한 체감도와 볼거리를 높였다.




▲ 3D시스템즈社에서 전시한 펠렛 압출방식의 대형 Air Duct 제품. 제작은 총 8시간이 소요됐는데 생산비용이 기존 필라멘트 방식 대비 10배 이상 저렴하다고 한다.


■더 커지거나 더 작아지거나, 펠렛 압출 방식과 초정밀(PμSL) 방식 주목

전시회에서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었던 폴리머 적층제조의 변화와 발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대형화’, 또 다른 하나는 ‘초정밀화’다.


대형화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펠렛(Pellet) 압출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기존의 재료압출 방식(Material Extrusion, MEX)의 일종으로, 필라멘트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방식에 비해 원료비용이 현저히 낮고 출력 속도가 더 빠르며, 대형 구조물 제작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특히 자동차, 건축 및 가구, 조선, 철도 등 대형 부품이 필요한 산업군에서는 활용 가능성이 높다. 주요 전시 사례로 3D시스템즈社의 ‘EXT titan’ 장비로 출력된 ‘Bettery Bank Air Duct’가 있다. 크기 1.3m x 1.3m x 1.9m 에 육박하는 이 대형 전시품은 배터리 뱅크의 과열된 공기를 순환시키기 위한 설비용 제품으로 만들어졌으며, 2mm의 노즐사이즈로 단 8시간 만에 제작됐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산업용 제품뿐만 아니었다. 대형 펠렛 압출 방식의 기술방식을 취급하는 기업의 전시부스에는 자유로운 곡선의 형상을 한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인포데스크 등 가구류 등이 많이 보였으며, 부스를 방문한 참관객과 직원들이 직접 앉거나 활용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전시 부스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독특한 홍보 방법을 선택했다고 여겨졌다.


특히 이러한 대형 펠렛 압출 방식은 공정조건에 맞는 사출용 펠렛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폴리머 적층제조 분야에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적층소재적 한계’를 벗어나 기능성 소재를 포함한 복합소재와 재활용 플라스틱 등, 넓은 폭의 소재 선택지를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左)YIZUMI社의 부스 내부모습. 테이블과 의자 등 적층제조 기술로 만들어진 가구를 활용했다. (右)kraussmaffei社에서 적층제조 기술로 제작·조립한 상담부스. 실제 상담을 마친 참관객이 부스를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 이목을 끈 기술 방식은 바로 ‘초정밀화’의 대표적인 방식인 PμSL(Projection Micro Stereolithography)이다. 이 기술은 레진재료를 활용한 VPP(Vat Photopolymerization) 기술 방식 중 상용화된 방식인 DLP(Digital Light Processing)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세밀한 출력이 가능하고 생명과학, 의료기기, 전자공학 등에서 활발히 응용되고 있으며, 나노광학 및 초소형 전자부품 제작에까지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BMF(Boston Micro Fabrication)社가 2μm 해상도를 구현한 미세 유체 장치와 초소형 단자(커넥터)를 비롯하여 세라믹 소재로 제작한 소형 부품을 선보였다. 특히 초소형 단자(커넥터)의 경우 1μm 이하의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기존 CNC 가공이나 몰딩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폴리머 적층제조 시장에서 한계가 분명했던 초정밀 분야와 해당 산업 분야 및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BMF社는 초소형 마이크로 단위의 제작된 폴리머 및 세라믹 샘플을 전시하여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회사의 PμSL 기술로 제작된 커넥터(左)를 현미경으로 확대 전시했다.



대형·초정밀 기술 발전 적용 분야 확대, 복합재료로 기능성 강화

혁신 제조기술 도약 위한 제조·수요社 응용분야 발굴 협력 필요



■후가공·소재 다양화·자동화로 한계 극복

모든 하드웨어와 기술방식이 그렇듯, 폴리머 적층제조는 각 기술 방식별로 장단점을 가진다. MEX(Material Extrusion, FDM, FFF), VPP(Vat Photopolymerization, SLA, DLP), PBF(Powder Bed Fusion, SLS, MJF) 등 폴리머 적층제조의 대표적인 기술방식들 모두 재료의 선택 단위나 재료의 기계적 특성(물성), 제작 사이즈, 표면 품질 등에서 장·단점이 명확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 방식별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예를 들어 분말 형태의 재료를 사용하는 PBF 방식 특유의 거친 표면을 증기나 화학 용액으로 매끈하게 다듬을 수 있는 후가공 장비가 다양하게 선보였다.



▲ (左)복셀제트(Voxeljet)社의 PBF 방식으로 제작된 블레이드 형상은 후가공을 거쳐 특유의 거친 표면이 부드럽게 구현됐다. (右)Genera社 부스에 전시된 다양한 복합소재와 기능성 소재들


MEX 방식의 필라멘트나 VPP 방식의 레진 재료는 Carbon이나 Glass-Fiber를 첨가한 복합재료를 출시하여 기능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소재의 다양화는 기술의 응용 범위를 확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동화’ 기술의 접목도 주목받았다. Photocentric社의 ‘JENI’ 모듈형 장비는 제작-후처리(세척)-경화 작업을 자동화했으며 최종 제품의 수거도 별도의 로봇암을 통해 완료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전 데이터 작업과 원제품의 탈거 작업 등 최소한의 인력만으로도 생산이 가능해진다.


또한 전시 참가업체 중 국내 기업인 링크솔루션社는 대전시에 무인자동화 시스템 기반의 3D프린팅 스마트팩토리를 2026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며 해당 스마트팩토리를 3D프린터를 이용하여 디오라마로 제작하여 전시·홍보했다. 이러한 자동화는 제작 공간의 한계와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며, 동시에 금형 비용과 불필요한 재고를 줄일 수 있어 제조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Photocentric社의 자동화 모듈형 3D프린터 ‘JENI’




▲ 링크솔루션은 무인자동화 시스템 기반 3D프린팅 스마트팩토리의 디오라마를 전시했다.


■폴리머 적층제조 기업 활용·응용 사례 적극 발굴해야

폼넥스트는 폴리머 적층제조 기술이 결코 정체되어 있지 않았음을 보여주었고, 여전히 건재하게 진화하고 있음을 체감했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폴리머 적층제조 시장은 2024년부터 2031년까지 8.25%의 연평균 성장률(CAGR)이 예상되며, 2022년 9억6,793만달러에서 2032년까지 21억3,889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소비자의 수요 증가와 폴리머 적층제조의 기술적 발전,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응용)의 확장이 주요한 견인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글로벌 폴리머 적층제조 시장 전망<출처: www.businessresearchinsights.com/market-reports/polymer-additive-manufacturing-market-108180>


또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눈여겨 볼만한 점은, 제조사나 수요기업에서 직접적인 활용사례와 응용사례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면서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참관객들의 궁금증을 최소화 시켰다는 점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장비와 소재 등 관련 기술의 발전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응용 및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새롭고 꾸준하게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국내 폴리머 적층제조 시장도 이제 글로벌 활용사례 만을 앞세워 기술·장비의 보급에 초점을 맞추는 시기에서 벗어나 기업의 활용·응용 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기업 또한 이러한 기술 확산에 협조하고 홍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여진다.


이번 폼넥스트를 통해 폴리머 적층제조의 미래는 더 커지고, 더 세밀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욱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할 수 있는 재료와 체감 가능한 응용사례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혁신의 방향을 모색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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