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금속 적층제조 기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TCT 아시아 2026의 7.1홀 부스는 참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글로벌 적층제조(3D프린팅) 기술이 우주항공, 방산, 자동차 등을 넘어 워치, 폴더블폰 등 일반 가전 부품에 까지 적용이 확대된 가운데, 중국 적층제조(3D프린팅) 산업은 생산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완전 자동 생산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층제조 기술과 생산성이 향상됨에 따라 수요 산업이 확대되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영국의 Rapid News Publications와 중국의 VNU Exhibitions Asia의 합작사인 VNU Rapid News가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3D프린팅 전문 전시회인 ‘TCT 아시아 2026’이 지난 3월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상하이 NECC(National Exhibition and Convention Center)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등 글로벌 527개 기업 및 기관이 역대 최대인 총 5.5만㎡ 규모로 2개 홀(hall)에 전시부스를 마련했으며 4만명 이상 참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올해 TCT 아시아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적층제조 전시회인 폼넥스트(Formnext) 면적 기준으로 전시 규모가 비슷해졌고, 해외 참관객이 약 30%를 차지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전시회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참가기업 중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점은 한계다. 이는 달리 보면 자국의 기업들로 대규모 전시가 가능할 정도로 생태계가 구축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렇게 TCT 아시아의 전시 규모가 날로 커지는 것에 대해 중국 메이저 적층제조 전문기업인 파순(Farsoon Technologies) 관계자는 “전기차, 워치, 폴더블폰 등 제품의 개발주기가 날로 빨라지고 있고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첨단 부품을 제작하는데 있어 적층제조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품질과 생산성을 갖춘 중국 기업의 적층제조 솔루션이 양산 장비로 채택되면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Application Driven Change’(응용 중심 혁신)으로 과거 장비 중심 전시에서 산업 적용 중심으로 확대됐다. 이에 전시회 구성도 NECC 7.1홀에서는 우주항공, 자동차, 에너지 등 산업에 적용되는 금속 적층제조 관련 장비·소재·SW·서비스 등 기술과 제품이 전시됐고, 8.1홀에서는 의료, 소비재, 디자인, 교육 등 산업을 중심으로 폴리머 적층제조 관련 솔루션들이 전시됐다.
이밖에 △헬스케어, 우주항공, 금형, 소비재 등에 적용되는 적층제조 기술을 다루는 TCT 아시아 서밋 △산업과 트렌드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공개 포럼인 인사이트 스테이지 △적층제조 표준 인증 과정을 소개하는 ASTM 트레이닝 등 100여개의 세미나와 포럼이 함께 열려 전문성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인사이트 스테이지에서는 현대자동차 이철홍 책임이 ‘Applicatiom of AM Sealer Nozzles in Automotive Industry’를 주제로 페인트 실러 공정에 사용되는 노즐을 DfAM(적층제조특화설계)와 적층제조를 통해 제작함으로써 경량화, 비용 절감, 납기 단축 등에 성공한 사례를 공유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금속 적층제조, 크기 자랑 아닌 생산성 향상 기술에 집중
▲ BLT는 자사가 개발한 AI 모니터링 시스템 ‘BLT-PrintInsight’가 장착된 금속 적층제조 장비를 전시했다.금속 적층제조 장비 후발 주자인 중국은 과거 유럽의 선진 장비 기업들과 차별화 전략으로 우주항공, 방산 등에서 필요한 대형 부품 적층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중국 PBF 방식 금속 적층제조 장비 기업들은 미터(m)급의 장비를 개발해 상용화했고 적층한 대형 금속 부품을 전면에 전시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TCT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메이저 금속 적층제조 기업인 BLT, 파순, HBD, Eplus-3D 등 기업들이 대형 부품 적층 보다는 부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에 필요한 기술을 중점 소개함으로써 적층제조가 양산기술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존 제조기술보다 비싼 적층제조 기술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필요 인력을 줄이고 24/7 연속생산이 필수적이다.
1천대의 금속 장비를 구축하고 티타늄 소재로 애플워치 케이스, OPPO 폴더블폰 힌지 등을 적층하고 있는 BLT는 적층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AI(인공지능)로 불량을 잡고, 데이터로 품질을 보장하는 시스템인 ‘BLT-PrintInsight’를 중점 소개했다.
기존에는 적층 중에 내부 결함을 확인하기 어렵고 데이터가 분산돼 분석이 어려웠으나 ‘BLT-PrintInsight’를 통해 적층 중 분말 부족, 레이저 이상 등 문제가 발생 시 작업자에게 바로 알려주고 적층 후 AI로 결함을 효과적으로 탐지함으로써 품질 검사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 HBD는 적층 공정 자동화에 필요한 자율주행 물류로봇(AGV)을 선보였다.적층제조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자동화 적층제조 시스템도 소개됐다. 이는 다수의 장비를 연결하고 중앙 제어 시스템과 로봇 물류 시스템을 통해 출력물 및 분말 공급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이다. 출력물을 분말 제거, 세척, 품질 검사 등 일련의 후공정 장비에 자동으로 옮겨 인력의 개입을 최소화 시킨다.
BLT는 병렬식으로 장비를 배치하고 공간효율성이 우수한 레일을 통해 로봇이 움직이는 시스템을 소개했고, HBD는 소량 다품종 생산 자동화에 유리한 자율주행 물류로봇(AGV)을 선보였다.
연속생산에 필요한 폐쇄형 분말 자동 리사이클링 시스템도 보편화됐다. 적층 공정에서 필요한 분말 공급-회수-체질(시빙)-재사용 등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분말 수동 교체로 인한 시간과 비용 절감은 물론 분말 손실 최소화로 원가 절감 효과가 있다.
생산속도 향상을 위한 멀티레이저와 빔 쉐이핑(beam shaping:빔 사이즈 가변)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BLT는 26개의 500W급 레이저 장착이 가능한 우주항공, 자동차 산업용 금속 적층제조 장비 ‘S1500’을 소개했으며, 파순은 자사의 부스의 기술세션을 통해 빔 쉐이핑 기술을 중점 소개했다.
▲ HBD는 폴더블폰 힌지를 대량으로 적층할 수 있는 기술력을 선보였다.
▲ BLT는 애플워치 케이스를 적층제조해 공급하고 있다.폴리머 적층제조는 신발, 의료보조기기, 전자제품 케이스 등에 대량 맞춤 생산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맞춰 소재 낭비를 줄이고 적층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이제는 글로벌 대표 ME(재료압출) 방식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중국의 Bambu Lab은 8초 만에 220℃까지 예열이 가능하고 각 재료별 전용노즐로 동시에 7개 재료와 색상을 적층해 속도는 향상시키면서 폐기물은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차세대 데스크톱 장비 ‘H2C’를 소개했다.
Snapmaker는 4개의 독립적인 프린트 헤드를 관리하는 ‘스냅스왑’ 시스템을 통해 소재를 별도의 헤드에서 미리 적체하고 예열함으로써 교체 시간을 단 5초로 단축시키고 소재를 최대 80% 절감시킬 수 있는 ‘Snapmaker U1’을 전시했다.
한편 이번에 신소재경제신문과 3D프린팅연구조합은 ‘TCT 아시아 2026’ 참관단을 통해 적층제조 산학연 관계자들과 전시회는 물론 중국의 대표 적층제조 토털솔루션 기업인 유니온테크 본사를 방문했다. 참관단이 직접 목도한 아시아 적층제조 시장·기술 트렌드는 연재기고 형태를 통해 공유될 예정이다.
▲ TCT 아시아 2026 참관단이 전시회장 앞에서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