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연구진이 전기화학적 공융용매(특수용매) 기반의 폐배터리 금속 순차 회수 기술을 개발했다.국내 연구진이 폐배터리에서 니켈과 코발트를 초고순도로 회수하는 친환경·고효율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배터리 재활용 산업 판도를 바꾸고 자원 순환과 환경 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김귀용 교수팀은 다기능성 특수 용매를 이용한 전기화학 공정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니켈과 코발트를 선택적으로 분리·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폐배터리는 ‘도시 광산’이라 불릴 만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전략 금속을 다량 포함하지만, 여러 금속이 한데 섞여 있어 분리 과정이 어렵다. 기존 방식은 황산 등 강산과 화학 추출제를 사용해야 해 유해 폐수를 발생시키고, 다단계 공정으로 에너지 효율도 낮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기화학 공정은 약품 사용과 폐수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단일 공정으로 순도와 회수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폐배터리 가루를 녹인 용액에 전압을 바꿔 전기를 흘려 금속 이온을 고체 형태로 석출시키는 방식으로, 금속마다 고체로 석출되는 전압 차이를 이용한다.
특히, 배터리 제조 비용의 약 50%를 차지하는 니켈과 코발트는 비슷한 전압에서 함께 석출되는 문제가 있는데, 연구팀은 특수 용매(공융용매)를 사용해 이를 해결했다. 용매 내 에틸렌글라이콜 성분은 니켈 이온과, 염화물 성분은 코발트 이온과 결합해 각각 석출 전압을 다르게 만든다. 이 덕분에 니켈은 0.45V, 코발트는 0.9V에서 분리 추출된다.
또한 공정 중 자연 발생하는 염소 성분은 코발트만 선택적으로 다시 녹이는 역할을 해, 별도의 정제 공정 없이도 니켈의 순도를 높일 수 있다. 녹여낸 염소는 염산 이온으로 이온화되어 대기 배출 우려가 없으며, 용매 내 염산 성분을 재생해 재사용할 수 있다.
실제 상용 NCM(니켈·코발트·망간) 폐배터리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니켈과 코발트 모두 최대 99.9% 이상의 순도로 분리되었고, 회수율은 95% 이상을 기록했다. 사용된 특수 용매는 4회 이상 재사용해도 성능이 유지되어 폐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귀용 교수는 “전기화학 분리 방식의 한계였던 순도와 회수율 상충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며, “화학물질 사용과 폐수 발생을 줄이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배터리 순환 경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 10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