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영월에서 열린 국제 광물자원 심포지엄이 지역 광물의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산업과 경제로 연결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상동광산의 텅스텐 등을 중심으로 가공·후방 산업까지 연계하면 연간 최대 1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심포지엄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국제 협력 강화와 산업 밸류체인 확대의 실질적 논의가 이뤄진 장으로 평가받았다.
영월군과 영월산업진흥원 주관·주최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영월읍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국제 광물자원 심포지엄(IMRS 2025)’에는 많은 국내외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글로벌 자원 민족주의와 공급망 위기에 대응해 핵심광물 확보와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상동 텅스텐 광산을 품은 영월은 텅스텐, 몰리브덴, 돌로마이트 등 다양한 광물자원을 바탕으로 국내 자원 안보를 강화하고,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조성과 친환경·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해 지역을 글로벌 핵심광물 거점으로 성장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영월군 최명서 군수는 “희유금속과 핵심광물이 반도체·방위산업·우주항공 등 미래 전략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국가 안보 자산으로 부상한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국제 협력이 시대적 책무”라며, “영월은 상동 텅스텐 광산의 역사적 기반 위에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를 조성해 글로벌 핵심광물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을 통해 균형 잡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엄광열 영월산업진흥원장은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자원 민족주의와 광물전쟁 속에서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와 공급망 강화가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며, “영월군의 텅스텐·몰리브덴 등 자산을 기반으로 친환경·고부가가치화, 첨단 기술 도입, 국제 협력을 통해 광물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광물자원 하나가 마중물이 되어 나비효과처럼 지역 발전과 국가 산업 생태계 혁신을 이끌고, 이를 토대로 영월군이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는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영월산업진흥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흘간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미국, 호주, 베트남, 일본, 몽골 등지의 글로벌 전문가와 각국 정부 관계자가 참석해 첫날인 22일에 실무 회의를 진행했으며, 둘째 날인 23일에는 본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자원 개발 현황과 전략을 공유하며 국제 협력 강화와 산업 밸류체인 확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호석 책임연구원은 영월 상동광산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발표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상동광산이 국내 핵심 광물 확보와 첨단 산업 육성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단하고 밀도가 높은 텅스텐이 초경합금, 반도체, LED, 2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대체 불가능한 필수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향후 5년간 글로벌 공급 부족이 예상되며, 안정적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 부족의 이유로 중국 의존도 심화, 주요 생산지의 환경 규제 강화, 생산 제한 조치, 항공우주 및 첨단 산업 수요 급증 등을 들었다.
조사에 따르면, 상동 광산은 5,800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텅스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텅스텐의 품질은 세계 텅스텐 평균품위(함유량) 0.18%의 약 2.5배(0.44%)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 연구원은 “상동광산은 중국보다 개발 가치가 높고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이미 경제성 있는 선별 기술을 개발해 상동 지역에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동광산에서 연간 수천 톤 규모의 텅스텐 정광 생산과 국내 가공 처리 및 후방 산업까지 포함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정광 생산만으로 약 3천억원, 가공처리까지 포함하면 6천억원, 후방 산업과 소재·부품 개발까지 합치면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1천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전 연구원은 텅스텐뿐 아니라 몰리브덴, 주석, 아연, 흑연 등 다양한 광물의 종합 개발과, 인근 태백·정선 지역과 연계한 산업단지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미국 알몬티 인더스트리의 베아트리츠 렌도 안달루즈 이사가 텅스텐 산업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했다. 알몬티는 지난 2020년 1억7백만달러를 투자해 자회사 알몬티 대한중석을 설립했다. 올해 텅스텐 정광을 생산하고, 내년 말에는 산화텅스텐 플랜트 건설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6월 선광공장 완공 후 연말부터 연간 64만톤을 생산하고, 2027년 제2 생산라인을 추가 가동해 연간 120만톤으로 증산할 계획이다.
베트남 호치민시립대, 일본 돗토리대, 몽골 지질정책국 등 해외 전문가들은 각국 핵심광물 현황과 기술 전략, 산업화 가능성을 공유했으며, 호주 GDTC와 BraveCo 대표는 재활용 자원화 기술과 신산업 창출 전략을 발표했다.
이어 영월산업진흥원 배병서 실장이 영월군의 국제 공급망 구축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진흥원이 핵심광물의 채굴 이후 단계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중추적 기능을 하도록 앞장 서겠다고 전했다.
특히 소재 가공·부품 개발·산업 적용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첨단소재 연구개발과 기업 지원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영월이 글로벌 핵심광물 거점으로 성장하도록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진흥원은 해외 자원국 및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주도해 국제 공급망 안정화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배 실장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텅스텐 공급 구조를 다변화하고, 영월을 중심으로 한 국산화 및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진흥원의 핵심 역할”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동시에 국가 자원 안보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의 한 참가자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자원 개발과 국제협력 및 지역 경제의 고부가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역 광물자원의 전략적 가치 조명과 국제 협력 강화, 산업 밸류체인 확대를 위한 실질적 논의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영월산업진흥원과 한국나노기술원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제고와 광물자원 산업화를 위한 MOU 체결식도 열렸으며, 심포지엄의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알몬티대한중석 상동광산을 직접 방문해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전략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기회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