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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25 13:13:09
  • 수정 2025-03-25 17: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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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소·연료전지 선진화, 소재·부품 기술도 고도화




민관 협력 적극 투자 및 정책 지원 뒷받침, 수소 산업 상용화 앞장

세기원, 반도체·연료전지 활용 첨단 세라믹 개발·인력 양성 도모





▲ (左부터)세라믹기술원 박주석 수석연구원, 필자, 홍순오 책임연구원이 ‘H2&FC EXPO 2025’를 함께 참관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필자는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연구원으로서 수소 및 연료전지 산업의 최신 기술을 조사하고 국내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및 정보를 얻기 위해 지난 2월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린‘2025 국제 수소 연료전지 박람회(H2&FC EXPO 2025)’를 방문했다.


세라믹은 광물에 열을 가해 만든 비금속의 무기재료로 흙과 같은 천연원료를 이용해 만든 전통 세라믹과 전통세라믹의 장점인 고온 저항성, 내식성, 단열성, 내마모성, 내산화성 등의 뛰어난 특성을 살리고 결점을 보완해 특수한 기능을 발현시킨 파인세라믹(첨단세라믹)으로 나뉜다.


파인세라믹인은 모든 기능 구현이 가능해 반도체, 센서, 필터, 가스터빈 등 전자·의료·우주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전기화학적으로 직접 전기로 변환하는 친환경-고효율 발전 장치로, 수소 연료전지의 경우 전력생산 시 부산물로 순수한 물만이 배출되어 미래 청정에너지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연료전지 중에서도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 대표되는 세라믹 연료전지는 수소를 원료로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전지다. 특히 세라믹 기반의 연료전지인 SOFC는 650℃ 이상의 고온에서 동작해 발전효율이 50% 이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분산발전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수 십년 간 세라믹 연료전지 원천기술 연구가 진행돼왔다.


이번 신소재경제신문 참관단과 함께한 2박3일간의 출장에서는 일본가스협회(The Japan Gas Association) 방문을 비롯해 H2&FC EXPO 및 BATTERY JAPAN 등 다양한 에너지 관련 전시회를 살필 수 있는 일정으로 꾸려져 관련 산업의 첨단 기술 동향을 직접 체감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선배님들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


출장 첫째 날에는 일본가스협회를 방문해 도시가스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과 정책을 확인했다. 일본은 기존 천연가스 기반의 에너지 시스템을 대체할 방안으로 e-메탄(e-Methane)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었다.


e-메탄은 수소와 CO₂를 합성해 천연가스를 대체하는 연료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협회에서는 e-메탄을 2030년까지 도시가스 배관에 1% 이상 주입하고, 2050년에는 90%까지 확대할 계획을 제시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명했다. 또한 로드맵을 실천하기 위해 협회와 정부는 e-메탄의 비용 절감과 글로벌 제도 정비에도 힘쓰고 있었다.


이날 협회에서의 시간은 수소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원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들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전시회 참관이 시작됐다. 올해 박람회는 △수소 및 연료전지 △태양광발전 △이차전지 △스마트그리드 △바이오매스 △화력발전 △자원순환 등 7개 분야의 전시회가 동시에 개최되며 1,6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 했다고 들었다. 이로 인해 전시회장 앞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H2&FC EXPO에서는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수소 산업의 전반적인 기술이 전시됐으며, 특히나 연료전지, 극저온 저장, 방폭 설계, 수소 스테이션 등 수소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소재, 부품의 앞선 기술력을 선보였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대규모 수소 운반선을 통해 액화수소를 국제적으로 유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도요타는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차량 모델을 공개해 참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다쓰노에서는 수소 디스펜서와 암모니아 디스펜서를 선보였으며, 그 외의 글로벌 기업들은 수소 밸브와 제어 시스템에 통신 및 전기 제어 기능을 도입해 한층 발전된 수소 인프라 기술을 선보였다. 용기는 복합소재 사용으로 경량성, 강도 등을 향상시킨 제품들이 강조되고 있으며, 밸브나 파이프 등의 경우도 부식·파열 등 안전과 경량화에 강점을 가진 제품들이 전시됐다.


▲ ‘H2&FC EXPO 2025’에 참가한 미코파워가 2008년 SOFC 기술을 확보한 이래로 발전시킨 기술 및 제품들을 소개했다.


전시회에는 반가운 우리나라 기업들도 있었다.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미코파워는 이번에 SOFC 뿐만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 전기를 이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SOEC(고체산화물 전해전지) 개발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이 회사는 세라믹 소재부품 기술을 활용해 셀과 스택(셀을 직렬로 연결한 부품)을 자체 개발했으며 시스템 제조까지의 전주기 양산체계를 갖추고 있어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SOEC는 고온의 수증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수소 생산 효율이 높고, 시스템 모듈화를 통한 규모 확장이 용이해 청정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선진국에서 미래 청정에너지 발전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SOFC 전주기 제조공정 기술을 확보한 미코파워는 2027년 SOEC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H2&FC EXPO에 중국, 캐나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참여한 기업들은 많았는데 국내 기업은 많이 볼 수 없었다. 이를 통해 필자는 일본의 수소 기술이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반면, 한국의 수소 산업은 아직 기술적·경제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일본의 수소 사회가 앞서가고 있는 것은 수소와 함께 소재 부품 생태계 조성이 뒷받침 되고 전폭적인 지원 덕분인 것 같다.


일본에서는 연료전지의 수요 확대를 위해 FC 트럭 생산과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가정용 및 산업용 연료전지 보급을 위한 효율성을 높인 연료전지 개발과 금융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또한 국가, 기업·협회 등이 대학 및 연구기관을 지원해 수소 인력 양성의 고도화와 인력 공급의 원천이 되는 선순환 구조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일본 출장을 통해 필자는 일본은 민관 협력을 통한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 지원이 수소 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수소 생산·저장 비용 부담, 경제성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산업 전반의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이에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지원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다.


또한 일본의 선진 기술과 정책을 벤치마킹해 국내 수소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으며, 기술 자립도의 근간이 되는 소재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세라믹기술원은 세라믹 소재 연구개발은 물론 기업지원과 인력양성 등을 통한 세라믹 기술 혁신으로 우리나라의 소재강국 실현과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고기능의 첨단 세라믹 소재 개발과 인력 양성을 위한 국내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적극 반영하고자 한다. 끝으로 이번 출장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한국세라믹기술원과 일정을 함께한 참관단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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