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내마찰·내마모 연구, 복합소재 코팅 연구 수행
中·日 극한환경 트라이볼로지 연구 수행, 저마찰 특성 보고
탄소계 다차원 소재, DLC코팅 등 극한환경용 소재개발
■내마찰·내마모 소재기술
2. 연구개발 동향
2.2 고분자 및 비금속계 복합재
1) 국내 동향
고분자 및 비금속계 복합재를 활용한 내마찰·내마모 코팅기술은 금속소재에 비해 월등히 낮은 수준의 마찰력을 얻을 수 있어 널리 활용되던 기술이다.
특히 polytetrafluoroethylene(PTFE)와 같은 불소수지계 코팅은 윤활이 불가능한 극한환경에서 고체윤활제로서의 활용가치가 매우 높고 극저온(사용온도-270℃)에서도 물성을 유지할 수 있어 극한환경용 내마찰 코팅에 매우 적합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에 연구되던 일반적인 고분자의 경우 금속에 비해 낮은 경도, 파괴인성 등으로 인해 상대재의 종류에 따라 내마모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핵심 뿌리기술 중 하나로 세라믹-금속 복합형 코팅기술과 무기계 친·소수성 표면코팅기술을 지정하고 윤활환경에서 초저마찰, 고체윤활을 위한 저마찰 필름을 형성할 수 있는 복합소재 코팅 등의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MoDTC(Molybdenum dialkyl dithiocarbamate), WS2, CN, Si 계열의 물질을 다량 함유한 금속, 비금속 코팅의 경우 MoS2, graphite, Si-O-H로 이루어진 초저마찰 필름을 형성해 코팅이 적용된 소재와 상대재 모두 보호할 수 있는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성능은 특히 진공 중에 나타나므로 우주환경 등과 같은 극한환경에 적용하기에 매우 적합한 소재라 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PTFE와 MoS2를 함께 활용한 경우, 볼 베어링의 극저온 회전에서 우수한 내마찰 성능을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금속인산염계 세라믹 코팅을 활용한 고온, 고속회전용 내마찰·내마모 코팅기술을 개발했다.
cBN(Cubic Boron Nitride, 입방정계 질화 붕소) 역시 오랜 기간 고온에서의 산화저항성을 지닌 고체 윤활제로 연구됐으며, 절삭공구 등 극한환경용 내마찰·내마모 코팅 기술로 활용됐다. 국내에서도 cBN 단일 코팅층에 관한 연구를 넘어 3원복합, 다층복합 세라믹 코팅이 극한환경 내마찰·내마모 코팅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화이트 그래핀이라고 불리는 hBN(Hexagonal Boron Nitride, 육각 질화 붕소)는 2차원 소재의 특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재로 연구됐으나, 나노시트(nanosheet) 형태로의 코팅을 통한 저마찰, 내마모 특성의 발현과 높은 열적 안정성으로 인해 극한환경에서의 내마찰·내마모 코팅을 위한 활용 가능성을 발견해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울산대학교 정구현 교수 연구팀에서 hBN 단일층 코팅을 통한 고온 저마찰 특성에 관한 실험으로 장시간 반복 마찰에도 저마찰 특성을 유지하며 기존에 활용되던 고체 윤활제인 SiO2와 비교해서도 월등히 낮은 마모량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2) 해외 동향
가. 중국
중국에서도 SKTL을 중심으로 고분자, 세라믹, hBN 등을 활용한 극한환경 트라이볼로지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SKTL의 첨단세라믹(Advanced Ceramics) 연구팀에서는 최근 실리카(silica; Si3N4)의 표면 작용기 변화를 통해 고압, 고속 회전에서 내마찰·내마모 특성을 나타내는 윤활 첨가제를 선보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윤활 첨가제인 Si3N4의 표면에 octyl-, carboxyl-, amino- 등 다양한 terminal을 적용했으며 특히 amino-group functionalized Si3N4가 분산된 윤활 환경에서 안정적인 저마찰 필름의 형성을 통해 고속, 고압 등 극한환경에서 내마찰·내마모 특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SKTL의 고체윤활(Solid Lubrication) 연구팀에서는 ZrO2/hBN/SiC의 복합재를 활용한 극한환경용 저마찰, 내마모 소재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에서 상기 복합재는 일반적인 환경에서의 트라이볼로지 특성보다 진공, 고온에서 저마찰 특성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에서 복합재 내부에 ZrO2는 효과적으로 hBN의 산화를 방지할 수 있었으며, 진공 환경에서 마모가 발생한 부분에 저마찰 판상구조를 가지는 hBN 중심의 마찰 필름이 형성돼 극한환경 저마찰 특성이 발현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시과학기술대학교(Shaanxi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의 연구팀에서는 유사한 복합재인 Si3N4·hBN 복합재의 해수환경 트라이볼로지 특성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PEEK 상대재와의 상대적인 마찰 환경에서 발생하는 마찰 필름의 저마찰 특성으로 인해 해수 환경에서 내마찰·내마모 특성을 가질 수 있으며 압력이 증가할수록 저마찰 특성이 향상되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또한, 해수에 포함된 다양한 이온과의 마찰화학적 반응을 통해 저마찰 특성이 달성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상기 연구들에서 소개됐듯이 극한환경에서의 내마찰·내마모 특성은 소재 자체에서 가지는 물질적 특성보다 마찰화학적 반응을 통해 형성되는 마찰 필름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마모를 통해 형성되는 잔해(debris)와 주변 환경에 의한 반응을 통해 진공, 고온, 고압 등의 극한환경에서 마찰 필름을 빠르게 형성할 수 있는 소재의 활용이 극한환경 트라이볼로지의 핵심기술이 되리라 판단된다.
나. 일본
극한환경 트라이볼로지를 위한 복합소재 연구는 중국에서 압도적인 양의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나, 일본은 트라이볼로지의 전통적인 강국으로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꾸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8년 도호쿠대학교(Tohoku University)의 연구팀은 많은 기공을 가진 RB(Rice Bran) 세라믹의 고압, 고속, 진공환경 트라이볼로지 연구를 통해 극한환경에서 0.1 이하의 초저마찰 특성을 보고했다.
또한, 2021년 일본의 AIST(National Institute of Advanced Industrial Science and Technology) 연구팀은 ReB2 기반의 세라믹과 실리카의 고온 상대마찰에서 hBN을 포함하는 저마찰 필름을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해 해당 소재의 극한환경 트라이볼로지 적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2.3 탄소계 다차원 소재
탄소로 구성된 나노 구조체는 나노튜브(nanotube)와 같은 1차원 구조와 그래핀(graphene)과 같은 2차원 구조, 그라파이트(graphite)와 같은 결정성 3차원 구조 및 DLC와 같은 비정질 3차원 구조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됐다.
특히 2차원 구조가 가지는 저마찰 특성과 탄소의 낮은 표면에너지로 인해 내마찰·내마모 성능이 우수한 마찰 필름을 형성할 수 있고 MMC, 금속 코팅 등과 혼합해 코팅으로 활용하거나 탄소계 단독 코팅막을 형성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활용방법이 있어 탄소계 다차원 소재의 활용은 트라이볼로지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CNT(carbon nanotube)와 그래핀의 경우 타 물질과 혼합해 활용하는 방안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CNT-reinforced MMC의 경우 CNT 및 탄소 기반의 마찰 필름 생성의 영향으로 0.1 이하의 초저마찰 특성을 나타내고 있고 그라파이트를 활용한 MMC의 경우에도 matrix material의 종류와 관계없이 0.2 이하의 저마찰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3차원 탄소 구조 중에서 트라이볼로지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은 DLC 코팅이다. DLC는 sp2, sp3구조를 가지는 탄소가 비정질 형태로 혼재된 상태를 의미하며, 다이아몬드와 비슷한 수준의 경도 및 그라파이트와 비슷한 저마찰 특성을 부여할 수 있어 내마찰·내마모 코팅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코팅 중 하나이다.
특히 sp2, sp3, 그리고 수소의 함량 비율을 조절해 다양한 물성을 가지는 코팅의 설계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DLC는 구성하는 원소의 종류에 따라 hydrogenated amorphous carbon(a-C:H), tetrahedral hydrogenated amorphous carbon(ta-C:H)과 같이 수소를 포함하는 형태나 a-C, ta-C 등과 같이 수소를 포함하지 않는 형태로 구분할 수 있으며, a-C:X, ta-C:X(X: 도핑 원소)와 같이 수소가 아닌 다른 원소들이 도핑된 형태도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수소가 없는 HF-DLC(hydrogen-free DLC)의 경우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경도, 우수한 내열성, 탄소 구조의 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극한환경 트라이볼로지에 적용 가능성이 매우 커서 최근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DLC 코팅은 기존의 초고경도 나노물질 코팅들에 비해 낮은 마찰계수를 보이면서도 유사하거나 더 높은 경도를 가질 수 있어 내마찰·내마모 코팅으로써의 활용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DLC 코팅에 관한 연구논문과 특허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극한환경용 소재개발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소재라고 판단된다.